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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영 독자마당] 밀레니얼 세대 장병에 적합한 리더십은?

입력 2020. 03. 03   16:34
업데이트 2020. 03. 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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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재 영 
해군리더십센터·전문군무경력관 나군
양 재 영 해군리더십센터·전문군무경력관 나군
현재 우리 군에서 밀레니얼 세대(1985~2000년 출생자)는 전체 인원의 75.1%를 차지한다. 이들은 부대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은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특성을 보여 이들이 군에 적응하고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려면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유형의 군 리더십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해군리더십센터는 지난해 말부터 ‘밀레니얼 세대 장병에 적합한 리더십 및 실천방안’이란 주제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연구가 완료된 이후 해군 전단급 이상 전 부대 간부를 대상으로 2개월에 걸친 순회교육을 했다. 감사하게도 나는 이 순회교육을 전담하는 교관이 되어 전국 각지의 해군 간부들을 만나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순회교육 반응은 뜨거웠고, 몰입도도 높았다. 교육이 끝나면 여러 사람이 찾아와서 피드백을 주었다. 청중의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성공적인 순회교육이었다. 그런데 내 마음은 편치 않았다. 보통의 경우 청중의 반응이 좋으면 교관으로서 긍지와 보람을 느끼지만, 이번 교육은 느낌이 달랐다. 청중의 열화와 같은 반응은 교관의 교수법이나 강의안이 탁월해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그간 수면 아래 있었던 우리 군내 세대 간 갈등 문제의 해결에 대한 갈증의 표현이었다. 나는 교육을 거듭할수록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절감할 수 있었다.

청중 가운데 특히 지휘관과 주임 원·상사들은 어김없이 나를 찾아와 말을 건넸다. 몇몇은 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감사함을 표했지만, 다른 몇몇은 부대 관리의 어려움과 답답함을 격정적으로 쏟아냈다. 단지 “옛날 같지 않아 힘들다”는 투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밀레니얼 세대가 강하게 추구하는 ‘개인’이란 가치를 어떻게 군대라는 ‘공동체’ 가치와 양립시킬 것인가에 관한 근본적인 질문이었다.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해 발생하는 불신도 심각했다. ‘요즘 세대는 원칙에 입각한 지휘 활동인데도 자기 마음에 안 들면 앙심을 품는다’ ‘사고가 안 나려면 인기영합주의로 가는 수밖에 없다’라는 씁쓸한 의견도 제시됐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불만과 우려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다. 나에게 던져진 이들의 하소연은 밀레니얼 세대 장병에 대한 맹목적인 불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들과 함께하고자 하는 몸부림임이 분명했다. 그들은 진정 궁금해했고, 배우려 했고, 잘하고 싶어 했다. 세대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도 돼 있었다. 다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모를 뿐이었다.

이런 면에서 이번 밀레니얼 리더십 순회교육은 참으로 시의적절했으며, 해군 간부들의 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해주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한다. 주로 기성세대 간부들을 중심으로 교육했지만, 우리 밀레니얼 세대 장병들도 이들을 이해하고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세대 간의 이해와 조화는 우리 군의 미래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앞으로 군은 이 문제에 주목하고 최적의 해결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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