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6.25 70주년, 긴장과 평화의 경계를 걷다

순백의 그 길 따라 긴장감마저 눈부시다

조용학

입력 2020. 02. 26   17:13
업데이트 2020. 02. 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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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과 평화의 경계를 걷다 - 육군25사단


전날부터 새벽까지 내린 함박눈으로 DMZ 일대가 하얗게 덮인 지난 17일 경기도 서부전선에서 육군25사단 예하 해룡연대 상승대대 GOP 장병들이 초소 경계근무 교대를 위해 남방한계선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과학화경계시스템 도입으로 철책을 따라 걸으며 눈으로 감시하는 육안 철책점검은 최소화됐지만 주요 거점 고가초소에는 병력이 상시 배치돼 GOP 완전작전을 완수하고 있다.
전날부터 새벽까지 내린 함박눈으로 DMZ 일대가 하얗게 덮인 지난 17일 경기도 서부전선에서 육군25사단 예하 해룡연대 상승대대 GOP 장병들이 초소 경계근무 교대를 위해 남방한계선 철책을 따라 이동하고 있다. 과학화경계시스템 도입으로 철책을 따라 걸으며 눈으로 감시하는 육안 철책점검은 최소화됐지만 주요 거점 고가초소에는 병력이 상시 배치돼 GOP 완전작전을 완수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의 겨울은 고요하고 쓸쓸하다. 앙상하게 마른 겨울나무들이 차가운 칼바람 소리에 맞춰 춰대는 흐트러진 군무만이 시간이 아직 멈추지 않았음을 알려준다. 온갖 생명이 생기 있게 살아 움직이는 여름의 초록빛 DMZ는 긴장감이 공존하는 분단의 현실을 잠시 망각하게 해주지만 겨울에는 그 진실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난다. 참혹했던 6·25전쟁의 현재진행형 생채기인 가시철책이 날것 그대로 펼쳐진 겨울의 DMZ. 텅 빈 하늘을 나는 독수리 한 마리도, 막혀 버린 철책을 따라 먹이를 찾는 고라니 한 마리도 반가운 시기다.

6·25전쟁 70주년 특별기획 ‘긴장과 평화의 경계를 걷다’ 취재를 위해 두 번째로 찾은 곳은 서부전선 최전방의 육군25사단이다. 25사단은 1974년 전군 최초로 북한의 남침용 땅굴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DMZ 수색 작전을 하던 수색중대 장병들이 발견한 ‘제1땅굴’은 남북 대화 분위기 속에 숨겨진 북한의 이중성을 만천하에 알린 계기가 됐다. 25사단의 책임 경계구역은 수도 서울의 정북 방향에 위치한 군사적 요충지다. 1968년 ‘1·21사태’ 때는 청와대 습격을 위해 서울까지 잠입했던 김신조 등 북한 무장공비들이 당시 미2사단이 지키던 이 지역을 통해 침투하기도 했다. 이곳을 지키는 25사단 일반전초(GOP) 장병들의 마음가짐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난히 눈이 귀했던 이번 겨울, 때늦은 2월의 기습 폭설이 국방일보 기자들이 현장을 찾기 전날 내리기 시작해 당일 새벽까지 몰아쳤다. 온 세상이 순백의 도화지로 변했지만 철책 순찰로와 보급로는 언제 눈이 내렸느냐는 듯 깨끗하게 정리돼 있었다. 혹한 속에서도 만반의 경계태세를 유지하며 GOP 완전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이른 새벽부터 GOP 장병들이 펼친 제설작전의 결과물이다.

경기도 연천에서 글·사진=조용학 기자


조용학 기자 < catcho@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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