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김찬오 기고] 관계중독으로부터의 해방, 디지털 디톡스!

입력 2020. 02. 18   15:40
업데이트 2020. 02. 1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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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찬 오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신계획담당·육군중령
김 찬 오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신계획담당·육군중령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지금은 연결에 연결이 더해진 ‘초연결 시대’다. 여기서 연결이란 사물인터넷(IoT) 등을 통한 사물과 사물, 사물과 사람 간 연결을 포함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맺어진 사람과 사람의 관계까지 포함한다.

이러한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개인들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연결과 소통 욕구를 충족할 수 있다. 하지만 관계란 보이지 않는 실로 서로 묶여 있는 것과 같고 친밀할수록 더욱 단단하게 서로 묶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관계가 증가함으로써 각자가 누릴 수 있는 자유의 영역은 점점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초연결 시대의 도래는 특히 사이버 공간을 통한 가상의 관계를 급격하게 생성했고, 관계중독(Relation Addiction) 또는 연결중독이라는 새로운 부작용을 낳았다.

통계적으로도 미국인들은 하루 4시간 이상 스마트폰 액정 화면을 들여다보고, 25% 이상이 잠자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 온라인에 접속해 있다고 한다. 나이가 어릴수록 이러한 스마트폰 의존도는 심각해 16~24세 젊은이의 70% 이상이 직접 말하는 것보다 문자를 보내는 것이 편안하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현상은 노모포비아(nomophobia)라는 심각한 질환을 양산했으며, 이로 인해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거나 초조해지고, 지나친 문자메시지 발송으로 인해 손가락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극단적인 노모포비아 증세는 담배나 술을 끊는 것만큼이나 어려우며,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면 마치 독방에 갇혀 있는 것과 같다고 호소한다.

이렇게 온라인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병영의 주축으로 등장함에 따라 노모포비아 증상 외에도 불법도박 같은 디지털 일탈 행위와 체력저하 등이 우려되고 있다. 이를 위해 등장한 대안이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 운동이다. 수많은 디지털 장비와 사이버 관계로부터 해방되어 인간 스스로 본성에 집중하자는 운동이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스마트폰을 침대로 더는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무의식적인 행위가 만성적인 수면장애를 유발하고, 업무를 수행하면서 스마트폰이 얼마나 집중을 방해하고 있는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둘째, 외출하고 돌아오면 곧바로 TV를 켜지 말아야 한다. TV는 일방적인 정보만 강요하므로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을 방해한다. 또한, 가족 간 깊이 있는 대화의 시간을 빼앗고, 사색을 방해하여 생각하는 능력을 저해한다.

셋째, 종이 위에 글씨를 직접 쓰고, 종이책을 읽어야 한다.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습관을 통해 스크린이 제공하는 제한된 상상의 세계가 아니라 자신만의 상상력을 키우고, 자신과 주변의 만남에 집중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디지털 디톡스 운동을 통해 스마트폰이나 TV 스크린에 고정된 우리의 시선을 자연과 사람으로 돌리고,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살리면서 가족·친구·동료들과의 깊은 관계에 집중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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