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엄격·혹독함 견뎌내고 멋진 비상을 꿈꾼다

서현우

입력 2020. 02. 13   17:29
업데이트 2020. 02. 13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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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3훈비 기본과정 조종사 교육 현장 르포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오는 4월까지 8월간 담금질
국산 KT-1 이용 66회 비행교육
VR·AR 등 신기술로 기량 높여
오늘도 최정예 조종산 위한 구슬땀  

기본과정 조종사 교육에서는 총 66회에 걸쳐 비행교육이 펼쳐진다. 기본과정 조종사가 비행교육에 앞서 KT-1 항공기 조종석에 앉아 교관으로부터 교육받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기본과정 조종사 교육에서는 총 66회에 걸쳐 비행교육이 펼쳐진다. 기본과정 조종사가 비행교육에 앞서 KT-1 항공기 조종석에 앉아 교관으로부터 교육받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오늘날 전장의 승패는 강력한 공중전력을 바탕으로 한 제공권 확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국이 공군력 증강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공군은 차세대 전투기와 중·장거리 무기체계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등 미래 전장에 적합한 전력 개발·유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강도 높은 조종사 교육훈련 과정을 운영하며 최정예 조종사를 양성하고 있다. 조종사의 역량은 곧 강한 전투력의 근간이 되기 때문이다. 공군 조종사 양성 교육이 중요한 이유다. 엄격하고 혹독한 조종 교육이 펼쳐지고 있는 공군3훈련비행단(3훈비) 기본과정 조종사 교육 현장을 찾았다.  



12일 오전 3훈비 215비행교육대대 강의실에서는 기본과정 조종사들의 학술 교육이 한창이었다. 창밖으로 제법 요란하게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조종사들은 교관의 손짓 하나 말 한마디에 집중할 뿐이었다. 첨단 기술이 집약된 항공기를 다뤄야 하는 조종사에게 이론의 이해와 숙지는 능숙한 비행을 위해 필수적이다. 또 완벽한 조종 임무 수행을 위한 밑거름이기도 하다. 다른 무엇에 신경 쓸 겨를은 이들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공군 조종사가 되기 위해서는 입문-기본-고등과정의 3단계 교육을 거쳐야 한다. 이 중 기본과정에서는 비행적성훈련 등 입문과정을 마친 조종사를 대상으로 기본 비행훈련을 실시한다. 첫 주·야간 단독비행도 이 과정에서 시작된다. 실제 비행교육이 펼쳐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육은 매우 엄격하고 혹독하다. 기본과정을 탄탄히 다져야 고등과정 교육은 물론 이후 조종사의 역할도 완벽히 수행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입과한 이들 기본과정 조종사들은 오는 4월까지 교육을 계속 받는다. 약 8개월간의 교육과정이다. 이 기간에 조종사들은 항공기 계통, 공중조작, 국지절차 등 비행 전 교육을 비롯해 비행계획, 항공법, 항법, 비행이론, 기상 이론·실습, 통신술보안, 항공계기 등의 교육을 받는다. 학습량도 많고 그 깊이도 깊다. 또 평가의 난도 역시 높다. 조종사들 사이에서 그룹 토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자발적인 자율학습과 과제연구도 계속된다.


기본과정 조종사들의 비행교육에는 KT-1 국산 항공기가 사용된다. 주기검사 정비반 정비사들이 조종사들의 안전하고 완벽한 비행교육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기본과정 조종사들의 비행교육에는 KT-1 국산 항공기가 사용된다. 주기검사 정비반 정비사들이 조종사들의 안전하고 완벽한 비행교육을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사진=이경원 기자


이날 학술교육을 진행한 황대현 (임)소령(진)은 “기본과정은 비행 기량을 본격적으로 익히고 또 조종사 자신의 역량을 보여야 하는 시기”라며 “조종사들은 조종사이기 전에 군인으로서 가져야 할 기본자세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육 참여와 자발적인 학습을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론 교육과 함께 국산항공기 KT-1을 이용한 비행교육도 꾸준히 진행된다. 기본과정 조종사들이 이수해야 하는 비행 횟수는 총 66회. 정해진 비행을 모두 이수한 뒤 평가를 통과해야 비로소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비행교육에서는 혹독함도 더욱 커진다. 작은 실수 하나도 용납되지 않는다. 교관도 조종사도 긴장감이 극에 달한다.

비행 전 항공기 상태를 확인하는 외기 점검에서부터 이륙과 비행, 착륙의 모든 순간순간이 평가다. 비행 이후에는 교관과의 디브리핑을 통해 전체 비행 과정 중 나타난 실수를 인지하고 이를 바로잡는다. 교관의 날카로운 지적과 엄격한 지도 역시 정예 조종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차례 평가에 통과하지 못하면 조종특기 재분류가 이뤄져 더는 조종사 양성 과정을 이수할 수 없게 된다. 이 때문에 교육에 임하는 조종사들의 압박감과 부담감도 상당하다.

조종사 박기정 중위(진)는 “기본과정 교육은 엄격하고 혹독하지만, 그보다 더 강한 자세로 교육에 임하고 비행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다”며 “반드시 모든 교육과정을 완벽히 숙달해 최정예 공군 전투조종사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는 자리를 옮겨 시뮬레이터 교육실을 찾았다. 실제 지형·지물을 그대로 모사한 환경에서 조종사들은 이륙·비행·착륙을 교육받고 있었다. 같은 시뮬레이션 화면을 보며 교관과 일대일로 진행하는 교육에서 조종사들은 속도·고도·각도 등 비행에서의 세심한 부분까지 교육받는다. 교관의 엄격함에는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 약 40분간의 시뮬레이션 교육이 끝났지만, 교관과 조종사는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비행 중 잘했던 부분과 잘못했던 부분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다.

3훈비는 더욱 효과적인 기본과정 교육을 통해 조종사들의 기량과 역량을 향상시킬계획이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3D 시뮬레이션 같은 신기술을 비행교육에 도입·적용하고, 이론 교육을 더욱 세분화·체계화해 조종사들의 비행 기량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3훈비 김의학(대령) 항공작전전대장은 “기본과정 교육훈련은 정예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며 “더욱 탄탄한 교육훈련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해서 과정을 심화·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글=서현우/사진=이경원 기자

서현우 기자 < lgiant61@dema.mil.kr >
이경원 기자 < pho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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