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신속하고 안전한 진압… 재난대응능력 키웠다

안승회

입력 2020. 02. 13   17:07
업데이트 2020. 02. 13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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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2함대 동계 화재진압훈련 현장을 가다


함 내 화재 발생 가상 상황 부여
신속대응반·소화반 5분 내 출동
전원 차단·진입로 확보 등 ‘척척’
잔불 확인·함정 냉각으로 마무리
사후강평 통해 성과 분석 체크도 


13일 평택 군항에 정박한 해군2함대 서후원함에서 동계 화재진압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함대 화생방지원대 대원들이 서후원함 현 측 외부에 물을 뿌리며 함정을 냉각시키고 있다.
13일 평택 군항에 정박한 해군2함대 서후원함에서 동계 화재진압훈련이 진행된 가운데 함대 화생방지원대 대원들이 서후원함 현 측 외부에 물을 뿌리며 함정을 냉각시키고 있다.


비상 상황 알리고 신속대응반 출동

“훈련! 좌현 격실 A급 화재 발생! 신속대응반 즉시 출동하라!”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평택 군항에 정박한 서후원함(PKG·400톤급)에서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동계 화재진압훈련이 펼쳐졌다. 훈련은 승조원 침실에 화재가 발생한 가상의 상황이 부여되면서 시작됐다. 함정 안에는 유류고와 탄약고 등이 있어 자칫 불길이 다른 격실로 번진다면 큰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긴박한 상황. 최초 화재를 발견한 승조원이 소화기로 화재 진압을 시도했으나, 거센 불길을 잡지 못하자 서후원함 당직사관은 즉시 방송을 통해 전 승조원에게 비상 상황을 알리고 신속대응반 출동을 지시했다.

휴식을 취하던 승조원들은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움직였다. 화재대응 시나리오를 완벽히 숙지한 듯한 모습이었다. 신속대응반 대원들은 소방헬멧, 장갑, 공기호흡기 등 최소한의 보호장구만 착용한 채 비좁은 통로를 달려 현장에 도착했다. 연기로 자욱한 침실 문 앞에서 열 탐지카메라를 통해 부상자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대원들은 각종 케이블 합선을 막기 위해 주전원을 차단했다. 칠흑같이 어두운 실내에 연기까지 더해져 눈앞의 물체도 분간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대원들은 소방헬멧에 달린 랜턴의 작은 불빛에 의지해 어디선가 커지는 불길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출동까지 5분… 열 탐지카메라로 원점 포착

신속대응반 대원들이 화마와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는 사이 소화 장비를 제대로 갖춘 소화반 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가 발생한 뒤 소화반 대원들이 출동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5분 남짓. 먼저 신형섭(중사) 소화반장이 열 탐지카메라로 화재 원점을 포착했다. 이상엽(하사) 노즐요원은 신 중사 지시에 따라 화재원점 방향으로 집중적으로 물을 뿌렸다. 호스요원은 호스가 비틀리거나 꺾이지 않도록 관리했고, 진입로확보요원은 좁은 함 안에서 소화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진입로를 확보했다. 김균형 대위는 손상통제본부를 지휘하며 화재대응작전 전반을 감독했다. 대원들은 마치 정밀한 톱니바퀴가 맞물려 움직이듯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화재 신속 진압… 남은 불씨 꼼꼼히 확인

가까스로 화재를 진압한 대원들은 이동통풍기를 연결해 현장에 남아 있는 연기를 함정 외부로 배출했고, 침구류 안을 꼼꼼히 살피며 남아 있는 불씨 여부를 확인했다. 훈련을 마치고 두꺼운 소화복을 벗은 대원들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신 중사는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재를 신속하게 진압하기 위해 평소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화재사고를 대비하고 있다”며 “화재가 발생한다면 위험한 곳에 내가 먼저 뛰어들어 동료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서후원함을 지원하기 위해 출동한 2함대 화생방지원대와 근처에 있던 고령함(MHC) 소화반 대원들이 화재가 발생한 현 측 외부에 물을 뿌리며 함정을 냉각하는 것으로 이날 훈련은 마무리됐다.

해군2함대는 건조한 날씨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큰 겨울철을 맞아 전 함정을 대상으로 동계 화재진압훈련을 하고 있다. 2훈련전대 주관으로 진행되는 이 훈련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1단계 화재예방 교육 및 안전점검은 완료됐으며, 2단계 화재진압훈련은 오는 3월까지 계속되고 있다. 2훈련전대는 훈련 성과를 높이기 위해 관찰관 제도를 도입했다.

보수·전기 분야에 정통한 간부를 관찰관으로 지정, 이들이 매 훈련을 관찰하고 평가하는 제도다. 보수관찰관은 화재장소에서 대원들의 대처능력을 평가한다.

전기관찰관은 화재 확산 예방을 위해 케이블 노후 여부와 비인가 전열기 사용 여부를 사전 점검한다. 훈련 후에는 강평을 통해 훈련 성과를 분석하고 보완점 위주로 교육훈련을 집행한다.


훈련 성과 높이기 위해 관찰관 제도 도입

이날 서후원함 화재진압훈련 관찰관 임무를 수행한 임덕영 상사는 “화재 발생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이 급속도로 확산하기 때문에 승조원들의 신속한 대응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면서도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장구를 제대로 착용하는지, 위험 격실을 피해서 안전하게 화재를 진압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동계 화재진압훈련을 주관하는 한영희(대령) 2훈련전대장은 “우리 함대 군함이 실전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 상황을 가정한 훈련을 통해 승조원들의 재난대응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는 승조원들이 서해수호 임무를 수행하는 데 밑바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첫째 주 금요일 ‘안전 및 재난대비 점검의 날’

2함대는 화재뿐 아니라 각종 안전사고를 예방하며 비전투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완벽한 서해수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사고 발생 시 단편적인 사고 처리에 치중하는 조치가 아닌 전반적인 안전관리시스템을 강화해 부대 안전과 전투력 유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2함대는 안전관리시스템을 안전사고 예방활동, 안전관계관 전문성 강화, 부대원 안전의식 고취 등 세 분야로 구체화했다.

먼저 2함대는 매월 첫째 주 금요일을 ‘안전 및 재난대비 점검의 날’로 지정했다. 2함대 예하 각 부대(서)는 이론 교육과 더불어 자위소방대를 편성해 초동조치하는 행동화 교육을 병행하며 내실 있는 점검 활동을 하고 있다. 각 함정에서는 선체 위험요소를 점검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있다.

또한 2함대는 각 부대마다 안전관계관을 선정, 이들의 직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함대는 올해 공공기관 소방안전관리자 과정, 위험물안전관리자 과정, 전기안전관리기술교육 등 10개 과정을 개설해 안전관계관들에게 교육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분기별 안전전문가 초빙교육과 안전활동 우수사례 공모전을 개최해 장병들이 안전활동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글=안승회/사진=조용학 기자


안승회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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