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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취사·지게차운전·특급전사 자격까지 다재다능한 '전투 베테랑' 보유

김민정

입력 2020. 02. 13   17:41
업데이트 2020. 02.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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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75사단


93% 예비역들 역량 발휘 위해
7% 현역, 더 완벽한 전투태세 

 
어디서든 800인분 식사 조리 가능한
야전취사 전문 자격증 전원 취득
55% 이상 간부들, 특급전사 획득
인권교관경연대회 등
각종 대회서 수상
연간 300㎞ 행군 달성도 

 
간부 정예화 꾸준한 노력…
3년 연속 ‘국방부 최우수 동원사단’
지난해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 표창 

  

육군75사단 장병들이 부대 내 치장물자 창고에서 개인별 세트(SET)화한 물자를 지게차를 이용해 옮기고 있다.
육군75사단 장병들이 부대 내 치장물자 창고에서 개인별 세트(SET)화한 물자를 지게차를 이용해 옮기고 있다.

우리 군을 지탱하는 두 가지 큰 축은 상비전력과 예비전력이다. 현역의 복무 기간 단축과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상비병력 감축은 예비전력의 관리와 활용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에 전군에 있는 동원사단의 역할이 막중해졌다. 2018년 동원전력사령부가 새롭게 창설됐고, 동원과 증편의 역할을 넘어 예비사단으로서 실질적인 전투 수행 능력을 가진 부대로 거듭나고 있다. 현역 감축에 따른 전력을 보완하고 개전 초기 안정적인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태세를 완벽히 갖춰야 하기 때문. 그래서 이달에는 완벽한 임무 수행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국방부 최우수 동원사단’으로 선정된 데 이어 지난해 합참으로부터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 표창’의 영예까지 거머쥔 육군75사단을 찾았다. 글=김민정/사진=이경원 기자



부대증편 계획 보강·지휘통제 통신체계 확립


동원사단이라 현행작전을 소홀히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다. 75사단은 지금 당장 싸울 수 있는 태세와 능력을 구비하기 위해 전투편성의 최신화로 전투일일결산과 일치된 출동준비태세를 항시 유지하고 있다. 또 민·관·군의 통합방위작전을 위한 통합관제센터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예비군의 전·평시 임무를 구체화해 작전 효율성을 높이는가 하면 사단 전 부대 지휘통신훈련을 연간 4회 실시하며 지휘통제 통신체계를 확립했다.

전투준비 실효성 보장을 위한 검증 작업에도 공을 들였다. 부대증편에 소요되는 시간을 다방면으로 분석해 전투실험을 진행하고, 작전계획 수립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사단이 제시한 부대증편 계획(타임 테이블)은 동원사령부 예하 전 부대에 적용됐다. 당시 부대는 증·창설 소요시간 산출, 전방 전개 시간 조정 등 작전 반응 시간을 새롭게 제시했고, 전술토의 결과도 공유했다. 이 밖에도 부대개편을 고려한 증·창설지, 대구경 탄약 적재 FTX를 통한 계획 검증 내용 등을 제시했다.

치장장비와 물자관리 방식도 새롭게 바꿨다. 동원부대의 실전적인 전투력은 치장장비와 각종 물자의 신속한 동원 능력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부대는 치장물자를 개인별 세트(SET)화해 관리하는 전투실험을 시행, 기존 ‘품목별’ 관리 방식 대신 소형 PP박스에 세트화해 보관하면서 증편지 치장물자 배치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이외에도 부대는 전시 증·창설부대의 원활한 임무 수행을 위해 ‘예비역 간부 비상근 복무 제도’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 사단은 대대급 운용에 필수적인 직위를 판단해 올해 300여 명을 선발했다. 이는 지난해 선발 인원 대비 140%가량 늘어난 수치다. 예비역 간부 비상근 복무자는 작전계획 확인과 동원물자 관리, 훈련 준비 및 통제 등을 할 수 있도록 평시부터 훈련과 부대관리를 하고 있으며 부대원과의 유대관계를 통해 동원예비군과 현역 부대원의 가교 구실을 해내고 있다.

육군75사단 간부가 동계훈련 중 주둔지에서 야전취사를 하고 있다. 부대 부사관들은 병과와 직책을 넘어 모두 야전취사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육군75사단 간부가 동계훈련 중 주둔지에서 야전취사를 하고 있다. 부대 부사관들은 병과와 직책을 넘어 모두 야전취사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전 부대 100㎞ 행군·야전취사 능력 구비

부대는 예비전력 정예화는 실전적인 훈련에서 시작된다는 판단 아래 세밀한 자원분석을 통해 맞춤식 훈련을 진행, 야외숙영과 행군, 전차포·포탄 실사격 훈련 등 실전적이고 강한 훈련으로 단련했다. 특히 쌍용훈련 시 동원사단 표준모델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전시 임무필수과업목록(METL)에 기초한 임무와 역할을 정립했으며, 동원훈련장과 사격장의 편의시설 및 안전시설을 보강해 훈련 여건을 개선했다. 이에 1만여 명의 동원예비군과 현역이 하나 돼 소속감과 전우애를 느끼며 강한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동원사단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75사단 부사관은 병과와 직책을 넘어 모두 야전취사 전문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야전취사 전문 자격증은 사단에서 자체적으로 평가기준체계를 만들어 운용 중인 자격증이다. 평시 연·대대급에 취사병과 취사시설이 구비돼 있지 않고 주둔지가 아닌 증편지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부대 특성상 야전 어디서든 800인분의 식사를 즉시 조리해 지원할 수 있는 야전취사 능력을 구비하기 위해서다. 이에 75사단은 상시 야전 취사장을 운용 중이며 지난해 143명의 부사관이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이외에도 전 부대 100㎞ 지속행군을 포함해 연간 300㎞ 행군을 달성하며 창끝 전투력 창출을 위한 체력과 정신력을 강화했다.


끊임없는 자기개발

7%의 현역으로 93%의 예비역을 증원해 100%의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동원사단 장병들의 숙명적 과업이다. 생업을 하다 유사시 증원되는 예비역이 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7%의 현역은 1인 다역의 ‘전투 베테랑’으로 거듭나야 한다. 이에 부대는 소수정예의 현역장병 육성을 위해 생산적인 군 복무가 될 수 있도록 ‘자기개발’ 여건을 보장,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350여 명이 국가기술검정시험을 치렀다. 이는 사단 총 병력의 3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세트화돼 있는 치장물자를 차량으로 신속히 적재하기 위해 지게차 운용이 필수인 만큼 지게차운전기능사, 굴삭기 운전기능사 등이 주를 이뤘다. 더불어 간부 정예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해 55.7%의 간부가 특급전사를 획득했다. 각종 경연대회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인권교관경연대회 육군 최우수(김신훈 상사), 국동체 경연대회 육군 우수(강종현 중사), 국방홍보원 독후감 공모전 최우수(장진은 중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상생 실천·친선활동 활발


장병들의 문화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지자체 및 자매결연 학교와의 친선활동도 활발하다. 부대는 광릉 국립공원 답사, 남양주시 음악협회 공연과 홀트학교 국악공연, 경복대 문화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북카페를 운용해 독서를 장려하며 전입병 비전설계교육, 전역병 미래설계교육, 경제교육 등 다채로운 교육에 힘쓰고 있다.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노력도 이어가고 있다. 태풍 피해 복구 지원, ASF 방역초소 지원, 왕숙천 환경정화 활동, 김장 담그기 나눔 행사 동참 등이 대표적이다. 부대 관계자는 “부대와의 끈끈한 우정을 자랑하는 지역방위협의회의 경우 매년 혹한기 훈련을 마친 장병들을 위해 20년간 떡국 봉사를 해오고 있다”며 “지역과 상생하는 군을 구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람이 경쟁력이란 믿음… 개개인 가진 역량 최대로 끌어내 


부대 전 장병
‘동원분야 전문가’
자부심 높고 뛰어나
병력 감축 상황서
실제 전투력도 키워



“우리 사단의 전투력은 사람과 시스템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동원사단의 특성상 1인 다역화로 1인의 역량이 몇 배로 커져 있는 것이 우리 사단의 특징입니다. 사단 전 장병은 동원 분야 전문가이자 전투 베테랑이라고 자부합니다. 부대의 명성과 명예에 걸맞게 철마인 모두 긍지와 자부심이 높고 뛰어납니다.”

김섭(준장) 75사단장의 목소리는 자신감이 넘쳤다. 부대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과 장병들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사람이 경쟁력’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지휘철학으로 장병들에게 각종 경연대회 참가와 자기계발을 독려하고 정신력과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실전적 교육훈련을 끊임없이 주문했다. 지난해 ‘국방부 최우수 동원사단’ 선정에 이어 합참으로부터 ‘전투준비태세 우수부대’까지 수상해 2관왕을 차지한 비결이 여기에 있다.

“2017~2018년 2년 연속 최우수 동원사단으로 선정돼 최고의 사단으로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한 해 동안 자만하거나 안도하지 않고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조금 더 세밀하고 치밀하게 업무를 해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긍정적인 시너지가 발휘된 것 같습니다. 동원 업무는 법령이 많고 복잡해 실제로 해보지 않으면 잘 알기 어렵습니다. 현장 중심에서 행동화 위주의 훈련을 통해 실전적 전투감각을 체득하며 임무 수행 능력을 배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이에 사단은 특히 부사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철마부사관학교’를 운영해 임무 수행 능력을 향상하고 있다. 더불어 효율적인 물자관리와 훈련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며 전투실험으로 검증·개선해 나가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야 유사시 즉응전투 대비태세가 가능하기 때문. 현재 사단 예하 4개 연대는 모두 이러한 인력·물자관리에서부터 전투준비태세에 이르기까지 자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김 사단장은 장병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판단 아래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애로 사항을 빠르게 해결해주며 간부들의 지휘 여건 보장에 힘을 쏟는다. 또, 군 장병들이 생산적인 복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자기개발의 기회를 열어주고, 개개인이 지닌 역량과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끄집어내는 것. 이것이 바로 김 사단장이 생각하는 건강한 부대를 만드는 리더십이다.

“동원사단이니 동원과 증편만 하리라는 편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동원사단도 궁극적으로 증편 후에는 전투부대로서의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병력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군의 전투력을 유지·강화하기 위해서는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안정적인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동원 분야의 전문가이자, 실제 전투력 발휘가 가능한 부대로 거듭나겠습니다.”

김민정 기자 < mjnews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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