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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석 국방광장] 군 본질 가치에 충실하자

입력 2020. 02. 11   17:00
업데이트 2020. 02. 1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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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석 
육군 전력지원체계사업단·대령
서호석 육군 전력지원체계사업단·대령

‘리모와’는 1898년 독일에서 설립돼 지금까지 121년간 여행용 가방을 제작해 온 명문 기업이다. ‘리모와’ 제품은 희소성과 함께 세계 최고의 품질을 보증한다. 그 이유는 몇 대의 경영자를 거치면서도 “가볍고 튼튼하며,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가방을 만든다”는 기업의 핵심가치를 일관되게 지켜왔기 때문이다.

‘리모와’는 4가지 목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핵심가치를 구현했다.

첫째, 가볍고 튼튼한 가방을 만들기 위한 소재 혁신 노력으로 무거운 가죽 대신 세계 최초로 항공기 동체를 만드는 가볍고 튼튼한 철재 소재를 채택했다.

둘째, 최고 성능을 발휘하는 가방을 만들기 위해 가방의 내·외부와 단순 부품까지도 세밀하게 디자인해 효율성 면에서 여행자를 만족시켰다.

셋째, 제품의 완전성을 높이기 위해 장인의 꼼꼼한 수작업과 엄격한 품질검사 원칙을 준수해 왔다. 넷째, 시대 변화에 부응하고자 기존 스타일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럭셔리한 라이프 스타일로 전환함으로써 다양한 연령대의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육군에서는 지난해 실전 경험이 없는 한국군의 전투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개발된 ‘다락대(군단급)’와 ‘백두(사단급)’ 실전적 과학화훈련장을 전력화했다. 사업 추진 간 업체가 개발한 훈련장체계의 군사요구도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운용시험평가에서 ‘중단’과 ‘보류’가 반복되자 사업을 관리해온 전력지원체계사업단은 평가와 관련해 시험평가단과 의견을 달리했다. 하지만 “육군 전투력 향상에 기여하는 ‘명품 훈련장’을 만든다”는 목표는 두 기관이 동일함을 확인했다.

원인 분석 결과 주 고객인 전차·장갑차 승무원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술이 일부 있음을 발견하고, 사업팀 전원이 장기간 현장에서 업체를 독려 및 지도하며 기술적 한계를 극복해 운용시험평가를 마칠 수 있었다. 평가 과정에서 두 기관은 ‘철저한 평가’와 ‘결함 보완’이라는 상반된 역할을 수행했지만, 같은 목표를 공유했기에 ‘명품 훈련장 구축’이라는 가치를 구현할 수 있었다. 훈련부대 지휘관으로부터 “우리나라에 이런 훈련장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말을 들었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

육군에서도 장고(長考) 끝에 “위국헌신, 책임완수, 상호존중”이라는 핵심가치를 제정했는데 이는 군인이라면 당연히 지켜야 할 덕목이며, 국민이 군에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핵심가치는 조직이 손해를 보더라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이며, 목표를 설정하는 기준이다. 세계적으로 장수해 온 명문기업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핵심가치를 지켜냈다.

앞에서 제시한 ‘리모와’와 육군의 사례처럼 우리 군도 핵심가치를 기준으로 군의 본질에 집중하며 꾸준하게 각자의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한다면, 군의 가치는 국민 모두의 의식 속에 저절로 자리 잡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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