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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병옥 기고] 美 우주군 창설, 日 항공우주군 재편… 우리 군은?

입력 2020. 02. 05   15:39
업데이트 2020. 02. 05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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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병 옥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교수
길 병 옥 충남대 국가안보융합학부 교수

미국은 최근 ‘우주군’을 창설했다. 미국에 새로운 군대가 만들어지는 건 72년 만이다. 육해공군 및 해병대·해안경비대에 이어 6번째 군대다. 이로써 미국은 ‘6개의 군대’ 체제를 갖췄다.

2019년 미국 국방정보본부 등이 발간한 『우주위협 보고서』는 “중국·러시아 등 주변국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 원칙을 천명하면서도 우주전력 확충 등 우주 공간의 군사적 활용을 증대하고 우주조직을 창설하는 등 우주 분야 패권 경쟁을 가속하고 있어 미국의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이 심화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일본 역시 “중국이나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무기를 개발하는 등 우주 이용에 대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항공자위대를 항공우주자위대로 재편을 추진하면서 방위전략의 우주작전 능력 확대 가속화를 천명했다. 그렇다면 우리 군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지난달 말, 국내 한 콘퍼런스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공군은 올해 최초의 우주자산인 ‘전자광학위성감시체계’를 전력화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 상공을 통과하는 적성 위성의 첩보활동을 자체 감시하는 한편 위성과 우주물체의 추락 위협에 대한 예·경보가 가능해지고, 독자적인 우주 상황인식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또 중·고고도 정찰용 무인기의 작전 지원을 위한 ‘우주기상 예·경보체계’를 2020년대 중반까지 전력화할 예정이다.

지난해 하노이 북·미 협상이 ‘노딜’로 끝난 후 실질적인 대화가 중단된 가운데 다양한 양상의 군사위협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전개되고 있다. 또한, 현존하는 북 핵·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급변하고 있는 동북아 안보 환경과 주변국들의 우주력 중심의 전력증강에 따라 변화하는 전장의 미래 환경에 대비하기 위한 능력 구비가 필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공군이 그동안 항공력 위주의 전력을 구축해오던 모습에서 벗어나 우주력 기반의 역량을 갖추기 위해 ‘초소형위성체계’를 구축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공군이 구축하고자 하는 ‘초소형위성체계’는 감시와 탐지를 위한 초소형 위성군과 이들로부터 획득한 영상을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판독·식별하고 해상도를 높이는 영상분석체계, 위성을 우주로 신속하게 발사하는 공중발사체를 포함한다.

1990년대 냉전이 끝난 후 서유럽에서는 “국방비를 줄여 민생에 투입하라”는 국민의 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각국 정부는 국방비를 지속적으로 감축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발발하자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할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 서유럽 국가들은 뒤늦게 국방비를 증액했으나 이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격이었다. 따라서 주변국 간 우주 분야의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 한국군이 우주력을 선제적으로 구축하지 못한다면 1990년대 서유럽 국가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공군이 추진하고 있는 우주력 청사진이 잘 실현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과 성원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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