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글씨에 마음 담는법 가르쳐 줘 감사”

임채무

입력 2020. 01. 29   16:29
업데이트 2020. 01. 29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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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32사단 승리연대, 캘리그래피 교육 재능기부 강사에 감사패 전달 
 
지난해 9~12월 장병 대상 강의
편지·명언 쓱쓱… 집중·안정은 덤 
 
육군32사단 승리연대 장병들이 자신들에게 캘리그래피를 가르쳐준 박수제·이은지(앞줄 맨 왼쪽·맨 오른쪽) 강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김나연 대위
육군32사단 승리연대 장병들이 자신들에게 캘리그래피를 가르쳐준 박수제·이은지(앞줄 맨 왼쪽·맨 오른쪽) 강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김나연 대위

“글씨에 마음을 담는 방법을 가르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육군32사단 승리연대 장병들이 지난 22일 그간 재능기부로 봉사활동을 펼친 이은지·박수제 강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이같이 말했다. 두 강사는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장병들을 대상으로 캘리그래피 강의를 해왔다.

장병들이 강사들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해 뜨거움이 가시지 않은 가을 초입의 어느 날이었다. ‘많이 보긴 했지만 내가 저런 글씨를 쓸 수 있다고?’ 맨 처음 캘리그래피 강의가 진행된다는 소식에 장병들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난 장병들에게 글씨로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이 생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강의를 맡은 두 강사의 열정적인 모습이 입소문 나면서 하나둘 수업에 참여하게 됐고, 어느새 강의가 진행되는 북카페는 간부, 용사 구분할 것 없이 장병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처음에는 선 긋기도 생소하던 장병들이었지만 점점 캘리그래피가 익숙해졌고, 편지나 명언을 작성하며 자신이 쓴 글씨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더 좋은 글귀를 따라 쓰기 위해 책을 찾아 읽으면서 ‘집중’과 ‘안정’을 덤으로 얻게 됐다.

부대에서 캘리그래피는 유행처럼 번져나가 한 간부는 신혼여행 때 산 기념품에 직접 쓴 글씨를 새겨넣어 주위에 선물하는가 하면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호국문예행사에서는 캘리그래피 부스를 운영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장병들은 직접 쓴 글씨에 여러 가지 도장을 찍어 학생들에게 선물로 전하며 또 다른 보람을 느꼈다고.

천예준 일병은 “글을 쓸 때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캘리그래피를 배우면서 자음과 모음의 균형이 전체적인 글의 분위기를 좌우하고, 글쓴이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매우 놀라웠다”며 “배운 것을 잊지 않고 여러 곳에 응용해 내 글씨를 보는 상대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강사는 “군인이란 굉장히 먼 존재일 듯했는데, 여러분과 이렇게 소통하고, 감성의 시간을 선물할 수 있어 굉장히 기뻤다”면서 “앞으로도 장병들이 몸 건강히 복무하고 전역해서도 캘리그래피의 매력을 계속 느껴가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임채무 기자 lgiant61@dema.mil.kr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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