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공군

번역으로 사랑 실천 ‘천사 전사들’

서현우

입력 2020. 01. 23   16:48
업데이트 2020. 01. 2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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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3여단 번역봉사동아리‘호아’


소아암 관련 외국 의학 문헌 번역
4개월 만에 누적 1000시간 돌파
“환아와 가족에게 힘 됐으면…”

소아암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번역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공군3방공유도탄여단 번역봉사동아리 병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소아암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번역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공군3방공유도탄여단 번역봉사동아리 병사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공군 병사들로 구성된 봉사동아리가 해외 의학 문헌 번역을 통해 소아암 어린이들을 돕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 해마다 1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소아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봉사는 주변에 큰 감동을 전하고 있다.

주인공은 공군3방공유도탄여단 예하 8622부대 번역봉사동아리 호아(HOA·Hope Of Airforce) 병사들. 호아는 재단법인 한국소아암재단 중부지부와 연계해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들, 소아암 자원봉사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외국의 논문·칼럼·기사 등을 국어로 번역해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번역하는 자료에는 소아암 치료 및 의약품 연구개발, 소아암 환자 호스피스, 해외 소아암재단 활동사례 등 전문 의학 문헌도 포함돼 있어 평소 꾸준한 관심과 바탕 지식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시작은 지난해 9월이었다. 입대 전 한국소아암재단에서 수개월 동안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바 있는 김경하 병장은 의미 있는 군 생활을 위해 해외 소아암 관련 사례를 국내에 소개하는 봉사활동을 추진하며 주변에 이를 알렸다. 이후 김 병장과 뜻을 같이하는 22명의 병사들이 모였고, 본격적인 활동이 펼쳐졌다. 병사 대부분은 영어에 능통한 재원들로 자신의 재능을 함께 나누고자 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봉사는 매주 월요일 재단으로부터 번역 주제를 받는 것에서 시작한다. 병사들은 번역할 문헌을 선택한 후 해외 보건당국 및 학술연구 사이트에서 원본 자료를 직접 찾아 번역한다. 이후에는 매 주말 한자리에 모여 각자 번역한 자료의 발표·평가·검토를 거친다. 이렇게 완성된 번역 자료는 재단에서 운영하는 사이트를 통해 일반에 제공된다.

물론 어려움도 존재한다. 이들이 번역하는 자료에는 전문 의학 용어 및 치료 사례들도 다수 있어 정확한 번역을 위해서는 관련 지식에 대한 학습을 바탕으로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또 부대 내에서 일과 이후 시간에 사이버지식정보방과 모바일기기를 통해 자료를 수집·번역해야 하는 제약도 있다. 하지만 병사들은 자체적인 토론과 피드백을 통해 의견을 공유하고, 조금 느리더라도 ‘매일 조금씩 꾸준한’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하며 번역을 완료한다. 지난 약 4개월여 동안 이들이 번역에 들인 시간도 누적 1000시간을 넘었다. 그럼에도 병사들은 봉사 시간의 숫자보다 나눔의 실천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봉사를 통해 병영생활에도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게 됐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동아리 운영장이기도 한 김 병장은 “봉사는 첫 시작이 어려울 뿐 익숙해지면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이 필요한 많은 분에게 나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든다”며 “군 복무 중 틈틈이 하는 봉사가 환아와 그 가족, 자원봉사자들에게 유용하게 사용되는 것을 보며 책임감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현우 기자 lgiant61@dema.mil.kr


서현우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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