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견장일기

[김광희 견장일기] “청춘이여, 우리는 할 수 있다!”

입력 2020. 01. 16   15:33
업데이트 2020. 01. 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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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훈련을 마치고


김광희 육군203특공여단·대위
김광희 육군203특공여단·대위

오늘을 살아가는 20대는 고민이 많다. 필자와 함께 생활하는 우리 중대원들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 청년 중에는 군(軍) 복무를 사회와의 단절, 성장과 발전의 중단, 낭비되는 시간으로 인식하는 때도 있다. 이에 우리 군은 ‘청년 Dream, 육군 드림’을 통해 장병들이 학업, 취업, 리더십 향상, 건강 등 생산성 있는 군 복무를 하도록 모색하고 있다.

지금 군에서 개개인이 미래의 밑그림을 그려 사회로 진출하는 것은 이제 어색한 모습이 아니다. 하지만 20대의 끝자락에서 돌이켜 보면 ‘진정한 자아’가 없는 미래는 절대로 행복한 인생이 될 수 없다. 나는 지난해 12월 대대 지리산 종주훈련을 통해 나 자신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자아를 찾는 시간을 가졌다. 이것을 공유하고자 한다.

첫째,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취감이다. 능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자신감이 없으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처럼 우리 삶에선 자신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우리 20대는 졸업·취업·결혼 등 자신감이 없다면 이루기 힘든 일들이 많다.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산길도 한 발 한 발 내딛다 보니 어느새 천왕봉 정상에 도달한 나를 볼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앞으로의 힘든 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나아간다면 어느새 원하는 것을 성취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둘째, 대자연 앞에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를 비롯한 요즘의 20대는 부족함과 어려움 없이 성장했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모님이나 선후배·전우들의 조언을 듣는 걸 어색해하고 자신이 옳고 최고라는 착각에 빠져 산다. 또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방식이나 능력도 현재의 기성세대에 비해 서투르고 모자란 것이 사실이다.

나는 이번 훈련을 통해 내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지 깨달았다. 쏟아지는 눈을 막을 수도 없었고, 지리산의 추위와 대자연 앞에서 우리는 한없이 약한 존재였다. 나 또는 우리가 발전하는 데 노력과 겸손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깨달았다.

셋째, 칠흑 같은 어둠, 나를 위한 성찰의 시간은 나를 재설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호연지기(浩然之氣)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도의에 근거를 두고 굽히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바르고 큰 마음과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찬 넓고 큰 정기라는 뜻이다. 해발 1915m의 천왕봉에 올라 중대원들과 함께 이 세상의 어떤 어려움이 와도 흔들리지 않고 바르게 살겠다고 다짐했고, 노고단의 장엄한 운해를 보며 하늘과 땅의 가득 찬 정기를 모두 받았으니 이번 훈련을 통해 진정으로 호연지기를 다졌다고 생각한다.

‘고통은 우리를 성숙하게 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 힘든 만큼 결국엔 자신의 그릇이 넓어지리라 생각한다. ‘나’라는 배터리를 정직함·행복·긍정 등 진정한 에너지로 채우느냐, 타성·게으름 등 나쁜 에너지로 채우느냐는 모두 내 몫이다. 대한민국의 20대가 군 복무를 통해 패러다임을 전환하고 경쟁력 있는 인재로 성장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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