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장군의 서재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대체불가 초일류’ 만들죠

김상윤

입력 2020. 01. 13   17:25
업데이트 2020. 01. 13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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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의 서재- 김 정 수  육군특수전사령관


지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 읽고 눈 ‘번쩍’
삼성 ‘초격차 전략’ 특전사 추구 비전과 일치
저자 초청 토크콘서트 열고 삼성전자 방문
각고 노력 끝 ‘특전사 비전 2030’ 수립 성과
“독서는 체력 단련과 같아 꾸준히 해야 효과”

사진=이경원 기자
사진=이경원 기자



 

『초격차』
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초격차』 권오현 지음 쌤앤파커스 펴냄

  

‘혁신의 영감(靈感)’은 어디서 오는가.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를 이끄는 김정수 사령관은 ‘독서’라 답했다. 특전사는 최근 어떤 부대도 대체할 수 없는 절대적 우위 달성을 목표로 ‘비전 2030’을 수립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변혁의 폭풍우가 몰아치는 선두에 선 리더의 고뇌는 깊고 어깨는 무겁다. 그래서 김 사령관은 오늘도 어김없이 책을 펼친다. 소문난 독서가인 그가 미래를 준비하는 군인의 필독서로 꼽는 한 권의 책이 있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의 33년 경험과 혜안이 고스란히 담긴 경영전략서 『초격차』다.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닌,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차이가 바로 ‘초격차’다. 2018년 11월 특전사령관 취임 이후 특전사의 혁신 방향을 고민하던 김 사령관은 지인이 선물한 『초격차』를 읽고 눈이 번쩍 뜨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일종의 전율과 같았다. 수많은 위기 속에서도 끝없는 혁신을 통해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특전사가 추구해야 할 ‘대체불가’의 비전과 정확히 일치했다.

“이 책은 단순한 조직관리와 리더십 이론서가 아닙니다. 저자의 33년 경영 노하우가 살아 있는 생생한 증언서입니다. ‘초격차 전략’은 뼈를 깎는 혁신으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며, 다른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모든 부분에서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차이를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특전사가 표방하는 ‘세계 최정예 대체불가’의 가치가 바로 그렇습니다. 특전사는 강한 체력과 정신력 등 전투력 측면에서는 세계 최강 미군과 견줘도 손색이 없습니다만, 변화에는 둔감했고 미래 준비는 미흡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특전사가 미래 대한민국 최정예 전략자산으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합니다. 현재에 자만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고 대비해 나가는 것, 그것이 곧 초격차요, 대체불가라고 생각합니다.”

김 사령관은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초격차』를 읽고 또 읽었다. 혁신의 공감대 확산을 위해 주요 지휘관·참모들에게도 책을 선물해 읽어보도록 권했고, 저자 권 회장을 직접 부대로 초청해 독서콘서트를 열었다. 이후 권 회장의 제안으로 초격차 전략의 현장인 삼성전자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특전사 발전을 위해 한 장의 벽돌을 올리겠다는 김 사령관의 각오와 노력은 ‘특전사 비전 2030’ 수립이라는 값진 열매를 맺었다.

“비전서에는 ‘전방위 위협 대응 대체불가 특전사’라는 청사진과, 이를 달성하기 위한 ‘하이퍼 커넥터’, ‘초격차 특전팀’, ‘최정예 합특사’, ‘통섭형 특전인’이라는 4대 목표 및 실행전략이 담겨 있습니다. 작전사급 부대 최초의 비전서로서 고도의 논리성을 갖추고 있죠. 비전 2030에 따라 특전사의 도약적 변혁이 체계적으로 추진돼 미래 어떠한 적의 위협도 극복하고, 어느 특전부대도 감히 넘볼 수 없는 능력을 보유하게 될 것입니다.”

특전사 비전 2030은 작전사급에서 발간된 최초의 평문 비전서다. 여기에도 김 사령관의 의도가 숨어 있다.

“기존의 많은 비전서가 비문함이나 잠금장치가 있는 서랍 안에 그저 보관돼 왔습니다. 비문이나 특별취급 자료로 작성됐기 때문이죠. 전 부대원이 비전서를 가까이 두고 읽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기에 평문 발간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매우 혁신적인 선택이라 자부합니다.”

특전사 비전 2030 수립은 혁신의 신호탄과 같다. 나아갈 방향이 설정됐다면, 이제는 혁신을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지휘관 교체에 따라 혁신의 추동력이 떨어지는 일이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혁신의 지속력을 높이고자 전투발전처를 강화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부대 최초로 ‘특수작전지’를 발간하기 시작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앞으로 교리·전투발전을 위한 특전인들의 지성을 모으는 창구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 사령관 취임 이후 특전사의 많은 것들이 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는 ‘페이퍼워크’가 확 줄었다는 것. 김 사령관은 불필요한 보여주기식 보고서는 지양하라 강조하고 가능하면 구두로 보고를 받는다.

“군인은 기본과 기초에 충실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행정에 묻혀 정작 해야 할 일을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과거의 관행과 고정관념 중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이어가야 할 사항은 계승·발전해나갈 것입니다.”

특전사의 임무는 야전부대의 그것보다 특별하고 비밀스럽게 여겨진다. 김 사령관은 앞으로 안보환경 변화에 따라 이런 통념도 바뀔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안보의 개념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군사 위협뿐만 아니라 비전통적, 전방위 위협에 대한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죠. 테러·재해·재난 등이 발생할 때 우리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대, 바로 특전사입니다. 앞으로는 이러한 특전사의 임무와 역할이 오히려 일반성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전국 어디서나 신속히 현장으로 전개해 작전을 수행하려면, 지역별 특전부대 확대와 더불어 각 군 특전부대 간 합동성 강화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 사령관은 상당한 독서가다. 한 달에 3권 정도를 정독한다. 『밀리테크 4.0』, 『블록데이터 혁명』, 『강한 이스라엘 군대의 비밀』과 같은 책은 늘 가까이 두고 반복해서 읽는다. 최근에 읽은 책으로는 『초예측』을 강력 추천했다. 정해진 시간에 꼭 책을 읽는 김 사령관은 독서는 체력단련과 같이 꾸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체력단련은 매일 같은 시간에 반복적으로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독서도 똑같습니다. 특전사는 일과 시작과 함께 전원이 10분 동안 독서를 통해 지력을 단련합니다. 독서 마라톤, 기부리딩 기부리더, 지력단련 경연대회, 리틀 라이브러리(Little Library) 설치 등 다양한 독서 캠페인도 활발히 추진 중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일반 사회의 전문가와 독대하는 특권적인 만남을 갖는 것과 같아요. 이런 신념으로 저는 늘 장병들에게 독서를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김 사령관은 무애융통(無碍融通)·무한신뢰(無限信賴)·인지위덕(忍之爲德)을 군 생활의 지표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인간·현장·행동 중심의 부대를 구현하려 노력한다. 여기서 김 사령관이 특별히 중시하는 것은 포용력과 소통이다. “포용력은 막힘없는 의사소통과도 같습니다. 바다가 모든 강물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들이듯, 구성원들의 사소한 의견일지라도 경청하고, 답해주려고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장병들에게도 상상·도전·혁신을 강조합니다. 두려워 말고 상상을 도전으로 실천하세요.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 반드시 혁신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쳐 포기하고 싶은 상태에서의 ‘한 번 더’는 상상을 초월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실패의 두려움과 포기 따위 떨쳐버리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전진합시다.”

글=김상윤/사진=이경원 기자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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