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병영동아리] “부대서 유튜버 꿈 키울 줄은… 더 열심히 하게 돼”

김상윤

입력 2019. 12. 06   17:26
업데이트 2019. 12. 0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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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2작전사 1117공병단 ‘영상제작 동아리’


병사 20여 명, 대부분 영상 전공
유튜버·웹툰 작가 꿈
기획부터 촬영·편집까지 직접
군인의 품격 등 5편 제작
“작품 모아 연말 시사회 열 것” 

 

육군2작전사령부 1117공병단 영상제작 동아리 소속 병사들이 병영 문화예술 체험교육으로 매 주말 진행되는 영상제작 교육에서 ‘진짜 재미있는 연극제작소’ 소속 최옥정 강사로부터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김도훈 하사
육군2작전사령부 1117공병단 영상제작 동아리 소속 병사들이 병영 문화예술 체험교육으로 매 주말 진행되는 영상제작 교육에서 ‘진짜 재미있는 연극제작소’ 소속 최옥정 강사로부터 영상 편집 기술을 배우고 있다. 사진 제공=김도훈 하사


스마트폰·영상에 친숙한 신세대 장병들의 특성에 맞는 병영 문화예술 체험교육과 동아리 운영을 통해 건전한 휴대전화 활용을 장려 중인 부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육군2작전사령부 1117공병단은 국방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병영 문화예술 체험교육으로 지난 5월부터 매주 ‘영상제작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프로그램 시행 초기에는 ‘카메라·PC를 활용한 영상편집’ 교육이 이뤄졌으나, 병 일과 후 휴대전화 사용 전 부대 시범 확대 등 병영환경 변화에 주목한 김대경(중위) 공보정훈과장의 제안에 따라 ‘스마트폰을 활용한 영상제작 교육’으로 커리큘럼이 개선됐다.

교육은 병사들의 자유로운 휴대전화 사용이 보장되는 주말에 영상 기획·촬영·편집 등 전 과정에 대한 실습으로 진행된다. 단순 이론 강의가 아닌, 하나의 영상물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어보는 살아있는 교육으로 신세대 장병들의 취향을 저격하고 있다.


육군2작전사령부 1117공병단 영상제작 동아리가 ‘지력단련’을 주제로 만든 영상 속 한 장면. 전문강사의 지도를 바탕으로 동아리 병사들이 직접 기획·연출·편집을 하며 매월 1편의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도훈 하사
육군2작전사령부 1117공병단 영상제작 동아리가 ‘지력단련’을 주제로 만든 영상 속 한 장면. 전문강사의 지도를 바탕으로 동아리 병사들이 직접 기획·연출·편집을 하며 매월 1편의 작품을 완성하고 있다. 사진 제공=김도훈 하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20여 명의 병사들은 자발적으로 영상제작 동아리를 꾸려 매 주말 부대 도서관 등에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친다. ‘진짜 재미있는 연극제작소’ 소속 최옥정 강사의 세심한 지도 속에 동아리 전원이 힘을 모아 탄생시킨 대표 작품은 ‘군인의 품격’ ‘독서의 중요성’ ‘지력단련’ 등 5편. 아직 프로의 솜씨에는 못 미치지만, 신세대 병사들만의 재치와 아이디어가 영상 곳곳에서 번뜩인다.

동아리 활동 시간에는 병사 전원이 배우이자 감독이 된다. 처음은 기획이다.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주제를 정한 뒤 스토리를 구상한다. 다음은 촬영이다. 군사 보안을 고려해 장병들이 열연을 펼치는 모습을 교육용 스마트폰으로 촬영한다. 촬영된 미편집 동영상은 보안 담당자의 확인을 거쳐 메신저 프로그램을 활용해 동아리 전원에게 개별 발송된다. 이후는 병사 각자가 스마트폰 동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해 나만의 영상을 만드는 실습을 한다.

동아리원은 대부분 영상·미디어 분야 전공자다. 그중에는 독특한 이력을 가진 병사도 있다. 최성원 일병은 4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칸팅’이란 계정을 운영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다. 운전병으로서 성실하고 건강하게 복무하는 것이 군인 최 일병의 목표라면, 전역 이후 수백만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가 되는 것은 유튜버 칸팅의 목표다. 최 일병은 “군에 입대하면서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제 꿈을 잠시 접어야 할 것이라 여겼다”며 “이렇게 부대에서 영상 제작 관련 교육을 받고 실습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사회에서 웹툰을 그렸던 배상윤 상병은 멋진 그림 솜씨로 영상 타이틀 화면 제작 등에 기여하고 있다.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국방일보에 자신의 손으로 그린 만화를 연재하고 싶다는 배 상병은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기계발에 더욱 열정적으로 임하게 된 병사들이 많다”며 “나 역시 그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영상제작 동아리는 다가오는 연말에 한 해 동안 직접 만든 작품을 모아 전우들 앞에서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부대 동아리 활동을 담당하는 김 공보정훈과장은 “영상제작 동아리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있어 내년에는 부대 소개 영상 최신화 작업에도 이들의 힘을 빌려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남은수(대령) 1117공병단장은 “신세대 장병을 이끌기 위해서는 진정성 있는 소통을 통해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투·현장·사람 중심의 스마트한 2작전사령부를 구현하고, 전 장병이 행복한 부대를 만들기 위해 앞으로도 창의적인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고 장병들과 활발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윤 기자 ksy0609@dema.mil.kr


김상윤 기자 < ksy0609@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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