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

석탄→LNG(액화천연가스) 대체 시 넉달간 미세먼지 3500톤 감축

입력 2019. 12. 02   15:51
업데이트 2019. 12. 02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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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석탄발전을 줄여 미세먼지를 줄인다


석탄발전 배출 미세먼지 너무 많아
발전 원가 상승분 감안해도 이익 커
세계 최대 석탄업체도 생산 줄이기로
한파 시 전력사용 급증 등 고민거리도
정부, 전기수요관리 정책 개선 필요 

 

미국에서만 매년 석탄발전 탓에 조기 사망자 1만7000명, 비치명적 심장마비 1만1000건, 어린이 천식환자 12만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세계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줄이는 추세다.  필자 제공
미국에서만 매년 석탄발전 탓에 조기 사망자 1만7000명, 비치명적 심장마비 1만1000건, 어린이 천식환자 12만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세계는 석탄발전소 가동을 줄이는 추세다. 필자 제공

2013년 그린피스(Greenpeace)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도에서 석탄 화력발전에 따른 대기오염으로 연간 8만~12만 명이 조기 사망하고 2000만 명의 천식환자가 발생한다고 한다. 유럽의 ‘건강과 환경연맹(HEAL: Health and Environment Alliance)’이 2013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연합(EU)에서 가동 중인 석탄발전으로 인해 매년 1만8000명 이상의 조기 사망자와 약 428억 유로(약 61조 원)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EIA: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보고서는 미국에서 매년 석탄발전 탓에 조기 사망자가 1만7000명, 비치명적 심장마비 1만1000건, 어린이 천식환자 12만 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석탄발전을 줄여야 오래 산다는 거다.

우리나라는 석탄발전의 비중이 상당히 큰 나라다. 석탄발전소 비중을 줄여온 국제적인 추세와 달리, 최근까지도 석탄발전소가 증가 추세다. “발전(發電)을 할 때 발전단가가 석탄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에 경제급전방식을 할 때 석탄 우선순위가 높아집니다. 석탄 사용으로 전기료가 낮아지다 보니 과소비를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석탄 소비가 급증합니다.” 한 전문가의 말이다. 그는 한국의 가정용 전기요금은 ㎿h당 119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84.6달러)보다 매우 싸다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전기를 더 많이 사용하고 전력 수요는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인 것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다. 석탄발전소의 전기생산용량(발전설비용량)이 증가했음에도 미세먼지 배출량은 감소 추세를 나타낸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동안 정부의 지속적인 효율 개선과 방지시설 설치·보강 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전회에서 밝힌 것처럼 석탄발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의 양이 너무 많다. 따라서 석탄발전소 가동을 줄이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 가동을 늘리는 방안을 국가기후환경회의에서 제안했다. 우리나라의 현재 발전원별 발전비중(전원믹스)을 고려할 때, 석탄발전소보다 LNG 발전소 연평균 가동률이 낮고, 새로운 설비투자 없이도 석탄발전소 가동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럴 경우 겨울철 한파가 내습할 경우 전력 수요 증가에 따른 공급 문제, 수요 관리, 계통 안정성 문제 등이 검토돼야 한다. 여기에 석탄발전 비중을 줄이고 LNG 발전 비중을 키울 경우 발전원가 상승도 같이 고려돼야 한다는 점은 있다.

전회에서 석탄발전을 줄이는 방안을 소개했다. 오늘은 전기수요관리에 관해 알아보자. 국가기후환경회의는 건전한 전력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그간 실효성이 다소 낮았던 수요관리 정책을 적극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다. 이를 위해 계절과 시간대를 각 3개 구간으로 나누어 전기요금인 계시별 요금제를 주택용까지 확대 적용하고, 전력 수요가 높은 때 기업이나 건물 등이 전기사용을 줄여 대응하는 수요자원 거래제도 등 다양한 수요관리 대책을 병행할 것을 제안했다. 석탄 발전량을 줄이고 LNG 발전을 늘릴 경우 전력요금 인상요인이 발생하게 되므로 적절한 대응방안을 강구하도록 제안했다.

그렇다면 국가기후환경회의의 발전부문 정책들이 정말로 시행된다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시행되는 계절관리기간에만 미세먼지를 약 3491톤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 양은 2018년 동기간 배출량인 8663톤의 40.3%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양은 정말 어마어마하다. 또 비싼 연료인 LNG 발전을 확대하면서 비용이 8472억 원 증가한다. 그러나 미세먼지 저감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환경편익이 약 1조6305억 원이 될 것으로 보여 약 7833억 원의 순 편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국가기후환경회의는 보았다. 이의 근거로 환경부에서 작성한 ‘대기오염물질 사회적 비용 재평가 연구(2015년/2016년 1월 기준 개선)’를 적용했다(온실가스 4만3354원/톤 CO2eq, PM2.5 2억8528만 원/톤, SOx 4615만 원/톤, NOx 3761만 원/톤)

석탄발전을 이렇게 많이 줄이는 것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제안이다. 정부에서 국가기후환경회의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시행했으면 한다. 참고로 세계 최대 석탄업체인 글렌코어가 석탄 생산을 제한하기로 한 결정을 소개한다. 2019년 2월 스위스의 세계 최대 광산업체 글렌코어가 석탄 생산량을 매년 1억5000만 톤으로 제한하겠다고 결정했다. 글렌코어는 기후변화를 저지하기 위해 스스로 석탄사업 규모를 줄이기로 했단다. 이익을 희생하는 기업의 모습을 우리가 배웠으면 좋겠다.



일러스트=반윤미


석탄발전 감소 대응책은?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이번에 제안한 석탄발전소를 과감하게 줄이는 정책을 시행할 경우 어려움이 예상될 것으로 보았다. 석탄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가동률을 제한하는 경우 전력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동 중단된 석탄발전소는 한파 등 급박한 사정으로 석탄발전소를 재가동할 경우 수일에서 일주일 정도가 걸리므로 가동중단 상태에서는 위기 시 대응능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 겨울철 수요자원 거래제도(DR)나 계시별 전력요금제 등 전력수요관리 강화방안을 시행하도록 제안했다.

또한, 특정 지역이나 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운영 중인 발전소는 전력계통을 고려해 가동중단에서 제외하여 전력수급 문제를 해결하도록 제안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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