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단종 함정용 기중차단기 국산화 성공

조아미

입력 2019. 11. 18   17:16
업데이트 2019. 11. 18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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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군수사령부 함정기술연구소
해외 업체 제작 중단하자 자체 개발
교체비용 대폭 절감… 특허 등록 
 
해군군수사령부 예하 함정기술연구소 기관연구과 장영걸(왼쪽)·강지영 군무주무관이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기중차단기 옆에서  우수논문에 선정돼 받은 상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해군군수사령부 예하 함정기술연구소 기관연구과 장영걸(왼쪽)·강지영 군무주무관이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기중차단기 옆에서 우수논문에 선정돼 받은 상장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부대 제공

해군군수사령부 예하 함정기술연구소(함기연)가 발상의 전환을 통해 단종된 장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눈길을 끈다.

18일 군수사는 “함기연이 최근 전기계통 핵심부품인 함정용 기중차단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기중차단기(ACB·Air Circuit Breaker)란 대용량의 부하로부터 발전기와 같은 주 전원의 보호 및 제어를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회로차단기다.

이런 기중차단기는 발전기 운용에 필수적인 장비다. 하지만 독점 제작하던 해외 제작사가 제작을 중단하면서 수리와 정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단종된 장비를 유사기종으로 교체하더라도 크기와 구조가 달라 구조변경 공사가 필요했다. 무엇보다 대당 교체 비용이 5억 원에 달해 함정별로 많게는 수십 대의 기중차단기를 운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천문학적 예산이 드는 상황이었다.

함정용 기중차단기는 육상용 또는 민간 선박용에 비해 우수한 내충격·내진동 및 소음 성능 등에서 까다로운 군사규격을 충족해야 한다. 군수사는 대체품 도입을 위해 국내 제작사의 문을 두드렸으나, 업체들은 군사규격 기중차단기 개발에 경제적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선뜻 나서지 않았다. 이에 군수사는 기중차단기를 자체 개발하겠다고 결정, 지난 4월부터 함정용 배전반을 제작하는 KTE 회사와 공동으로 기중차단기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이들은 상용기성품(COTS·Commercial Off The Self) 제품에 주목했다. 군사규격을 충족하는 기중차단기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상용기성품의 구조적 개선을 통해 외부 충격 및 진동으로부터 기중차단기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충격흡수장치 개발로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개발품은 지난 8월 한국기계연구원에서 주관한 충격 및 진동시험을 통과하며 군사규격을 만족했다.

3000lb(1360㎏) 무게의 해머로 수평 방향, 횡 방향에서 반복해서 충격을 주고, 공진주파수로 1시간씩 진동을 가했음에도 정상적인 성능을 유지했다. 9월부터는 실제 함정에 탑재해 시운전했고 해당 장비는 현재까지 정상적으로 탑재운용 중이다. 개발품은 기존 기중차단기와 동일한 규격으로 설계한 프레임에 기존의 민간 기중차단기를 결합하는 방식이어서 구조변경 없이 탑재가 가능하다. 또한 상용품을 활용해 국내 조달이 가능한 만큼 정비 기간이 대폭 줄어들고, 대당 교체비용도 3000여만 원에 불과해 예산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군수사는 해군에서 운용 중인 다양한 모델의 기중차단기에 이번 연구결과를 확대해 적용하고, 신규 함정에서도 국산화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함기연은 지난 10월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기간에 열린 함정기술 무기체계 세미나에서 ‘함정용 기중차단기 국산화 개발 연구’와 관련된 논문을 KTE사와 공동으로 게재해 우수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한, 해당 기술의 특허 등록도 출원한 상태다.

이번 연구개발을 주도한 함기연 기관연구과 장영걸·강지영 군무주무관은 “연구 과정이 녹록지 않았던 만큼 해외도입·단종장비인 기중차단기 국산화 개발에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해군을 대표하는 함정기술 전문연구기관에 근무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해군 함정기술의 발전과 군 운영의 효율화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아미 기자 joajoa@dema.mil.kr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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