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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55주년 특집] 1967년 베트남전 파병, 전우신문은 나에게 큰 위로였다

서현우 기사입력 2019. 11. 14   17:49 최종수정 2019. 11. 14   19:04

국방일보와 함께 한 사람들 / 서덕길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서덕길 선생이 파병 당시 전우신문에 기고한 본인의 시 <월남 소리>(왼쪽)가 1967년 8월 24일 자 신문에 실렸다.


베트남전쟁 참전용사 서덕길 선생이 파병 당시 전우신문에 기고한 자신의 글 원본을 보여주며 그때를 회상하고 있다.



“전우신문을 읽으며 그리움을 달랬고, 국방일보를 통해 든든함을 느낍니다.”

서덕길(76) 선생과의 만남은 짧은 전화 한 통이 시작이었다. 국방일보 사무실로 걸려온 전화의 수화기 너머에서 오래전 신문에 실린 자신의 글을 찾을 수 있는지 조심스레 물어보는 선생의 나지막한 목소리에 기자는 한참을 선생과 이야기 나눴다. 며칠이 지났고 어렵사리 찾아낸 50여 년 전 빛바랜 신문기사를 사진으로 찍어 보냈다. 그리고 못다 한 이야기를 조금 더 나누고자 선생을 만났다.

선생이 국방일보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건 약 52년 전, 1967년 8월이었다. 당시 국방일보는 전우신문이란 제호로 발행되고 있었다. 선생은 베트남전쟁에 파병된 우리 맹호부대 용사였다. 1965년 11월 육군 28사단에 입대한 선생은 1967년 6월 맹호부대로 배속돼 베트남으로 파병을 떠났고, 그곳에서 약 11개월간 정보통신병으로 임무를 수행한 뒤 귀국해 육군병장으로 전역했다. 선생이 전우신문에 파병 용사의 심정을 글로 작성해 기고한 것은 이때였다.

“전우신문에 시를 한 편 적어 보냈습니다. 시라고 말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한 글이지만 고향을 생각하며 마음을 담았어요. 신문에 실릴 것으로는 생각도 못 했고요.”

선생은 베트남에서 임무를 수행하며 다른 전우들이 그렇듯 전우신문을 통해 그리움을 달래곤 했다. 작전을 펼치며 위험한 순간도 많았지만 이겨내고 극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의 힘이 컸고, 그 힘은 전우신문을 통해 선생에게 오롯이 전달됐다. 선생이 전우신문에 그리움을 적어 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힘든 시간을 버티고 또 이겨내는 데 전우신문은 고마운 존재이자 소중한 매개체였다는 것이 선생의 설명이다. 또 그런 자신의 마음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선생은 “편지봉투에 담아 보낸 글이 전우신문에 실렸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한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선에서의 생활이 매일같이 신문을 받아보거나 또 읽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 한국에 있는 후임으로부터 신문에 글이 실렸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는 선생은 “지금 생각해도 내 글이 실렸다는 게 신기하고 고맙다”고 말한다. 약 11개월의 파병 기간이 지날 무렵 선생은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겼다. 자칫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었다. 그때에도 전우신문은 선생에게 큰 위로였다고 한다.

선생은 이후 농업지도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69년 전남 함평군 농촌지도소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후 1999년 정년퇴직까지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선생은 농촌 발전을 위한 생각뿐이었다. 물론 군 복무하며 가졌던 굳은 생각과 다짐이 든든한 배경이 됐다. 농업 개선을 위한 여러 제안과 논문을 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국가사회발전 포장 수여를 비롯해 국무총리 유공표창, 지방자치단체장 표창을 여럿 수상하기도 했다.

이제는 정년퇴직 후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선생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많은 노력들과 꾸준한 헌신의 시작은 군 생활에서 비롯됐고, 그 배경에는 전우신문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래서였을까. 선생은 베트남전쟁 파병 당시 습관처럼 기록한 글과 현장 촬영 사진을 최근 육군에 기증했다. 군에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선생이 기록한 글과 사진은 육군기록정보관리단에 기증돼 현재 보관 중이다. 수년 전부터 국가유공자 신분으로 국방일보 구독신청을 해 꾸준히 읽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선생은 인터뷰하는 동안에도 국방일보가 예전 전우신문과 많이 달라졌다는 말을 수차례 했다. 우리 군과 장병들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풍부해지고 그 깊이와 범위도 더 깊고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선생은 “국방일보를 읽으면서 군대에 대한 전문적인 정보를 얻어서 좋다”며 “그렇게 읽다 보면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더욱 다양하고 깊이 있는 기사를 내달라는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50년 전 타국의 전쟁터에서 전우신문을 읽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던 내 마음은, 지금 장병들이 국방일보 읽으며 느끼는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 그들도 훗날 국방일보를 떠올리며 나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될 거야. 시간이 흐르고 시대는 변해도 국방일보라는 신문의 가치는 여전히 그대로이니까.”

글·사진=서현우 기자


서현우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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