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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스토리에 환상적인 연기 더해 가슴 먹먹한 감동 밀려오다

임채무 기사입력 2019. 11. 11   17:32 최종수정 2019. 11. 11   18:04

●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관람기

소재 공모 후 1년여 창작 작업 거쳐 완성
장병·육사생도·일반시민 몰려 매진 행진
오디션 통해 캐스팅 현역 장병 배우들 열연
대사 하나, 몸짓 하나 관객 같이 웃고 울어
묵직한 메시지와 함께 진한 여운 남기며
유해발굴의 숭고한 의미 되새겨 


2019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제작발표회를 마친 출연 장병과 배우들이 취재진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기다림과 기다림이 만날 수 있도록. 그리움과 그리움이 손잡을 수 있게. 엇갈리던 꿈길이 마주칠 수 있도록. 주저앉은 역사가 다시 설 수 있도록.(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넘버 중)”

서정적인 뮤지컬 넘버가 배우들의 환상적인 연기와 만나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극이 절정에 치달을수록 깊어지는 배우들의 감정선이 무대를 벗어나 관객들에게 날카롭게 전달됐다. 배우들의 대사 하나, 표정 하나에 미소 짓고, 눈물 흘리고, 안타까워하던 관객들은 과거와 현재가 수시로 교차하는 극 한가운데에서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가슴 깊이 새겨 넣었다.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이 주는 묵직한 감동과 진한 여운은 무대 위 조명이 꺼진 뒤에도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티켓 오픈 직후 전 회차 매진 실감

지난 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안. 이곳은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을 보기 위해 몰린 인파로 붐볐다.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 중에는 장병들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도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도 많았다. 티켓 오픈 직후 전 회차 매진됐다는 사실이 새삼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은 6·25전쟁 당시 조국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도 이름 모를 산야에 홀로 남겨진 전우의 유해를 찾기 위해 한평생을 바친 참전용사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은 6·25 참전유공자인 승호(과거)와 그의 손자 현민(현재)을 대비시켜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간다.

이제 막 대학교에 입학한 현민은 항상 할아버지를 걱정한다. 그의 할아버지인 승호가 6·25 때 전사한 전우들의 유해를 찾기 위해 매일 같이 산을 오르기 때문이다. 현재를 살고 있는 현민에게 6·25, 전사자 유해는 먼 과거의 이야기일 뿐이다.

반면 6·25에서 살아남은 승호는 행복한 추억을 쌓았던 친구들과 전쟁의 포화 속으로 함께 뛰어들었던 인물로 수십 년이 지나도 전쟁의 아픔을 잊지 못한다. 그는 “내가 너희들 데리러 온다. 백 년이 걸려도 온다”라고 단풍나무 아래 돌탑 옆에서 친구들과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고 있다. 그에게 있어 6·25는 직접 겪은 현실이었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던 중 문화인류학과에 다니던 현민은 대학가의 자유를 만끽하며 지내다가 학사경고를 받고 군 입대를 결심한다. 마침 학과 동기인 우주가 유해발굴병으로 지원한다는 소식에 얼떨결에 함께 지원한 현민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서 6·25 전사자 유해 발굴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인식하게 된다. 또한 현민은 유해 발굴을 통해 전쟁은 영화도 모험도 아닌 현실이라는 것과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종반부에 이르러 현민과 승호는 함께 유해 발굴에 나서게 되고, 승호는 마침내 동료들의 유해를 찾아 오래 전 했던 약속을 지키게 된다.


마지막 한 분까지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잘 만들어진 뮤지컬이다. 엄청난 감동을 주는 것은 물론 풍부한 스토리와 음악으로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몰랐다.”

“군 뮤지컬이라고 해서 엄청 딱딱하지 않을까 걱정하며 관람했다. 그러나 2막 내내 울다 나왔다. 6·25에 참전하신 분들의 그리움과 희생을 느꼈다.”

“유해 발굴에 대해 전혀 모르는 나도 애국심과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분의 유해라도 가족의 품에 안겨드리기 위해 오늘도 애쓰고 있는 장병들을 응원한다.”

이 말들은 뮤지컬 ‘귀환’을 보고 언론과 블로거, 네티즌들이 남긴 후기 중 일부분이다. ‘귀환’은 티켓 오픈 직후 전 회차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만들었고 매회 관람객들에게 커다란 울림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전쟁의 참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귀환’은 승호의 과거와 현민의 현재를 교차해 전쟁의 아픔을 말하고, 오늘날의 평화가 거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전쟁이 터지기 전 아름답고 순수했던 학창 시절을 그려낸 1막에서는 소설 『데미안』의 구절을 인용한 다양한 대사와 넘버 가사가 마치 극을 하나의 문학작품으로 착각하게 할 만큼 진한 깊이감을 선사한다.

2019 육군 창작 뮤지컬 ‘귀환’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장병이 뮤지컬 주요 장면을 시연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육군은 6·25 전사자의 유해 13만여 위를 마지막 한 분까지 반드시 조국과 가족의 품으로 모시겠다는 긴박한 소명을 뮤지컬 ‘귀환’에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10월 장병 소재 공모 및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유해 발굴’을 소재로 선정했고, 이희준 작가와 박정아 작곡가에 의뢰해 1년여간의 창작 작업을 거쳤다. 여기에 김동연 연출과 신선호 안무감독, 채한울 음악감독이 합류해 무대를 완성했다.

탄탄한 연기력과 강렬한 에너지로 관객을 사로잡는 최고의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현역 장병 대상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2사단 이진기(샤이니 온유) 상병, 김민석(EXO 시우민) 일병은 과거 전쟁의 한가운데서 끊임없이 고뇌하던 ‘청년 승호’ 역을 맡는다. 친구들의 경외 대상이었던 ‘해일’ 역은 12사단 이재균(배우) 상병과 육군사관학교 차학연(VIXX 엔) 일병이 연기한다. 승호의 가장 친한 친구인 ‘진구’ 역에는 과학화전투훈련단 김민석(배우) 상병, 37사단 이성열(인피니트) 일병이, 해일의 쌍둥이 여동생 ‘해성’ 역에는 이지숙·최수진 배우가 캐스팅됐다.

승호의 손자 ‘현민’ 역은 11사단 조권(가수) 상병과 계룡대근무지원단 고은성(배우) 상병, 유해발굴단으로 현민을 이끄는 ‘우주’ 역에는 22사단 김성규(인피니트) 병장과 7사단 윤지성(Wanna One) 일병이 출연한다. 친구들의 유해를 찾아 평생을 헤매는 ‘현재의 승호’ 역은 배우 이정열·김순택이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귀환’은 오는 12월 1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임채무 기자 lgiant61@dema.mil.kr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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