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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전장 영웅(英雄)

기사입력 2019. 11. 08   15:56 최종수정 2019. 11. 08   15:59

이수용 소령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 훈련1처

필자나 대다수 독자가 생각하는 영웅(英雄)은 무엇일까? 그 이미지는 대부분 수천, 수만의 전장에서 승전과 역전(逆轉)을 끌어낸 유명한 장군이나 혹은 영화 주인공처럼 인간을 초월한 힘으로 승리를 이끈 이미지가 우선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전사나 과학화전투훈련(KCT C)에서 보아온 영웅의 모습은 어떨까?

그들은 억만(億萬)의 힘도, 첨단의 무기도 갖지 않은 그저 사람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 한 명 한 명이 해낸 역할은 절체절명의 순간 1개 중대의 증원보다 컸고, 수백 발의 지원사격보다 더 가치가 있었다. 그럼 그들은 특별한 직책과 높은 계급을 가지고 있었나? 그렇지도 않다. 본부중대장 대리 임무 수행 간 성공적인 지휘소 방호로 대항군 수십 명을 사살한 정훈장교, 혹한 속에서 적진을 홀로 뚫고 중대를 이끈 하사 분대장, 무려 24시간 동안의 산악 침투 속에서 한마디의 불평불만 없이 목표지점까지 기동한 해병일병 등 계급과 직책은 무관했다.

특히 필자는 지난 해병 전투훈련 시 또 한 명의 영웅을 발견한 그 벅찬 감동을 잊을 수 없다. 그동안 수많은 부대가 실패한 건물 지역 작전, 그 근접전투 현장에서 부소대장인 ○○○ 중사는 많은 해병대원이 전사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주도적인 역할로 중대가 목표를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단언컨대 그 해병 부소대장은 전시에도 똑같이 행동할 것이고 그 영웅적 행동으로 수많은 전우를 위기에서 구할 것이다.

그럼 그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가? 필자는 그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는 애대심, 둘째는 책임감, 셋째는 희생정신이었다. 대부분의 전장 영웅이 부대와 조직에 대한 애착이 컸으며, 군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인원이었다. 또 짧은 군 복무 기간, 전역예정자나 계급과 관계없이 묵묵하게 끝까지 자기 임무를 수행하는 책임감이 강한 인원이었으며, 마지막으로는 타인과 비교되는 희생정신으로 이는 영웅이 되기 위한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며 영웅과 평범한 군인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투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대부분의 전장 영웅은 평균 이상의 체력이나 전투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주의할 것은 무모한 영웅심과는 별개라는 것이다. 군령(軍令)이 갖추어진 부대에서 영을 무시하고 통제력을 잃어버린 무모한 만용은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올 뿐이고 결국 패배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 곁에 있는 전우 혹은 나보다 한없이 약하고 한없이 어리다고 봤던 그 존재가 미래의 영웅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그러한 영웅이 중요한 순간에 증명될 수 있도록 그들을 믿어주고 성장시키고 존중해야 하며, 또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KCTC 훈련장에서 기다릴 것이다. 수많은 전장 영웅이 발견돼 그들의 행동이 존중되고 가치가 증명되는 그 순간을 여러분과 함께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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