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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0년 11월 14일 항모의 시작, 항공기가 함정에서 처음 이륙

신인호

입력 2019. 11. 10   13:37
업데이트 2021. 11. 14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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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사 1910년 11월 14일


함상 17~18m 활주로 세계 첫 항공기 이륙 

4㎞ 밖 노퍽 해군기지까지 비행 


1910년 11월 14일, 미국 버지니아 주 햄프턴 로즈(Hampton Roads) 항만에 정박 중이던 미 해군 경순양함 버밍햄(Birmingham)함에 이목이 쏠렸다. 배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최초의 이벤트가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버밍햄함 함수에는 나무를 깔아 만든 25.3m(83피트) 길이의 임시 비행갑판이 설치돼 있었다. 시선은 비행갑판 위에 서 있는 복엽기 ‘커티스 푸셔(Curtiss Pusher)’에 집중됐다. 오후 3시16분, 민간인 조종사 유진 일라이(Eugene B. Ely·1886~1911)는 이 비행기를 몰고 갑판을 달려나갔다.

실제 활주 길이는 17~18m에 불과했다. 그 거리를 다 달리자 비행기는 함정 아래로 쑥 내려가 바다로 추락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수면을 스치는 듯하더니 이내 떠올라 4㎞ 거리 밖의 노퍽 해군기지까지 안전하게 비행했다. 항공모함의 가능성을 보여준 최초의 함상 이륙이었다.

두 달 뒤인 1911년 1월 18일에는 착륙과 이륙이 한꺼번에 진행됐다.

일라이는 이날 오전 11시, 샌프란시스코만에 정박 한 순양함 펜실베이니아(Pennsylvania)함의 후갑판에 만들어진 비행갑판 위에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를 이용해 비행기를 착륙시킨 다음 다시 이륙했다. 최초의 함상 비행기 이·착륙 실험이었다.

이 두 실험은 오늘날 항공모함의 입장에서 보면 초보적도 아니고 원시적이랄 수 있겠지만, 1909년 클레망 아들레르(Clement Adler)가 쓴 『군용항공(L’Aviaiton Militaire)』을 보면 이론이나 구상만큼은 현재 항공모함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는 처음으로 항공모함(porte-avion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평갑판, 함교(island), 승강기, 격납갑판, 날개를 접는 항공기 등을 갖춘 미래 항공모함을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모든 장애물을 없애고, 납작하며 가능한 최대로 넓고, 선체 폭에 맞춘 것이 아니며…항공기 정비는 이 갑판 밑에서 실시할 것이고…하갑판으로의 항공기 이동은 날개를 접은 항공기가 들어가기에 충분한 폭과 길이의 승강기를 이용할 것이다. 현측으로는 정비공장이 있을 것이며…이 함정의 속력은 최소한 순양함만큼 빨라야 할 것이다(허홍범 번역 『군함 이야기』 중에서).” 


한편, 미 해군에서 비행기가 캐터펄트를 이용해 최초로 함상 이륙한 것은 1915년 11월 5일 노스 캐롤라이나(ACR-12)함에서 이뤄진 것이다.


함정에서 비행기가 최초로 이륙한 5년 뒤, 미 해군 노스캐롤라이나함에서 비행기가 캐터펄트를 이용해 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 = 미 해군 페이스북.
함정에서 비행기가 최초로 이륙한 5년 뒤, 미 해군 노스캐롤라이나함에서 비행기가 캐터펄트를 이용해 함에서 이륙하고 있다. 사진 = 미 해군 페이스북.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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