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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공부하다보니 말투 자기계발서 쓰게 됐죠

조아미 기사입력 2019. 11. 05   16:53 최종수정 2019. 11. 05   18:03

<17> 해군3함대 3해상전투단 김용진 중위

사회서 아르바이트하며 언어폭력 경험
무례한 말로 인한 피해 깨닫고 말투 중요성 실감
소통 관련 책 100여 권·강연·논문까지 찾아봐
“말 습관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 녹아 있어”
전역 후 진로 탐색·소통·동기부여 강사 꿈


나만의 성공 팁 
1. 목표 설정을 구체화하자.
2. 자기계발의 마무리는 ‘실천’이다.
3. 소통이 없으면 고통이 온다.

 

해군3함대 3해상전투단 정작참모실 김용진 중위가 부대 내 북카페에서 자신이 직접 쓴 책 『왜 말을 그렇게 해?』(북카라반 펴냄)를 들어 보이며 활짝 웃고 있다. 사진= 이경원기자


“누군가는 다른 이의 뻔한 성공 이야기를 담은 자기계발서를 왜 읽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그런 책을 좋아해요.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고 동기부여가 되거든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 책을 냈습니다.”

해군3함대 3해상전투단 정작참모실 김용진(29·사진) 중위는 지난 8월 말, 현역 장교 신분으로 책을 발간해 눈길을 끌었다. 그의 책 『왜 말을 그렇게 해?』(북카라반 펴냄)는 제목에서 느껴지듯 흔히 생각하는 자기계발서는 아니다. 성공적인 인간관계를 위한 말 습관에 대해 소개한 ‘말투 자기계발서’다.



군에서 ‘소통’에 대해 공부···자료수집·논문 찾으며 책 출간

김 중위는 2016년 12월 임관했다. 영화 ‘연평해전’을 본 후 우리 영해를 수호하고 싶어 해군 장교가 됐다. 첫 보직은 해군1함대 고속정 편대 작전관이었다. 이후 2017년 연합 합동훈련담당 직책을 맡으면서 현재의 해군3함대로 전입했다. 그가 이런 책을 쓴 이유는 뭘까 궁금했다. 혹시 군 생활 중 언어폭력이라도 당한 걸까? 김 중위를 만나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이 가득했다.

“올해 1월 새로 부임한 해상전투단장께서 첫 지휘관 참모회의에서 지휘방침을 밝혔는데 뜻밖에 언어폭력 근절을 강조하셨어요. 모든 사건·사고는 언어폭력에서 시작된다면서요. 일은 힘들어도 버틸 수 있지만, 사람이 힘들면 답이 없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김 중위는 임관 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객으로부터 언어폭력을 당했던 자신의 모습이 강하게 스쳐 지났다.

“사람의 말 습관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이 그대로 녹아 있어요. 말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아무리 호감형이라도 한두 마디에 정이 뚝 떨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겁니다. 아르바이트와 군 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무례한 말 때문에 받는 상처가 크고, 말투가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이후 ‘소통’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여유 시간을 이용해 100여 권의 언어·말투·말 관련 책을 섭렵했고, 수많은 강연을 보고 메모했다. 도움이 되는 논문자료도 살폈다. 읽는 데 그치지 않고, 노트에 메모하며 자신만의 생각을 글로 옮겼다. 그렇게 쓴 분량이 A4 용지로 50쪽을 넘기자 좋은 내용을 혼자 보기 아까워 세상에 알리고 싶은 마음에 책을 내게 됐다. 책은 말투와 성공의 관계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김 중위는 출간한 책을 펼치며 “직업과 신분에는 귀천이 없지만, 말투에는 귀천이 있다. 인간관계에서 많은 사람이 놓치는 것이 바로 말투의 중요성”이라면서 “성공하는 사람들은 말투가 다르다. 말투의 중요성을 아느냐, 모르느냐 같은 사소한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른다”고 설명했다.



20대 다양한 경험 그리고 군에서 버킷 리스트 달성

광주가 고향인 김 중위는 서울에서 살아보는 게 꿈이었다. 대학을 붙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수능을 보지도 않았다. 대학에는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고교 졸업 후 부모님을 설득해 무작정 서울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서울 신림동 원룸에서 20대를 맞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와 막노동을 하면서 목표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만난 다양한 사람들 가운데 좋은 기억은 없었다. 특히 술 취한 손님들에게서 험한 말을 듣기 일쑤였다.

“폭언을 들을 때마다 ‘이런 말을 들으려고 서울에 왔는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등 저를 되돌아보게 됐습니다. 그리고 공부해서 대학에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해 학점은행제로 학사 학위를 받고 2012년 세종대학교 체육학과에 편입했다. 대학생이 돼서도 경제활동은 계속됐다. 당시 휴대전화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그 경험으로 작은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을 열었다. 장사가 잘돼 꽤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렇게 가게를 확장해 서울 전역에 10개의 판매점과 3개의 대리점을 관리하며 사업적인 감각도 키웠다. 대학 졸업 후 창업을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에 대학원에 진학, 중앙대 대학원에서 창업학을 전공하며 2016년 8월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같은 해 임관해 군 생활을 시작했고 오는 30일, 3년간의 군 생활을 마친다.

‘목표 지점에 1등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목표하는 분야의 최고가 되자.’

김 중위가 마음속에 품고 있는 좌우명이다. 그는 전역 후 프리랜서 강사가 되는 게 꿈이자 목표다. 진로 탐색이나 소통, 동기 부여와 관련된 강의를 할 계획이다.

“인생의 버킷 리스트 중 책 출간이 있었습니다. 군에서 책을 내 더욱 의미가 있고 기쁘네요. 지난날을 돌아보면 제 인생은 평탄하지는 않았습니다. 곧게 뻗은 고속도로보다 샛길이 많은 국도를 달려온 것 같거든요. 하지만 남들과 달리 시작은 늦었지만 해낸 일들이 많았습니다. 조금 돌아왔을 뿐 뒤처진 건 아니라고 믿습니다. 혹시나 자신의 꿈에 힘겨워하는 선후배님, 뭐든 목표를 세워 최선을 다하다 보면 분명 원하는 자리에서 최고가 돼 있을 겁니다.”

목포에서 글=조아미/사진=이경원 기자 joajoa@dema.mil.kr 

조아미 기자 < joajoa@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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