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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현 병영칼럼] 유튜버들의 문법 배우기

기사입력 2019. 11. 05   16:52 최종수정 2019. 11. 05   16:54

문소현 크리에이터 ‘한국언니’


최근 대기업을 포함해 수많은 브랜드가 시청자를 모으기 위해 유튜브 브랜드 채널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 TV CF 20초 버전’ ‘광고 촬영 스케치 영상’ 등 관계자를 제외하고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 영상들만 모아놓은 경우가 많다.

유튜브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첫째 방법은 내가 만들고 싶은 거 말고, 시청자가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브랜드 채널의 가장 큰 목표는 결국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한 번이라도 내 브랜드를 노출시키고, 내 콘텐츠를 소비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돈을 주고 광고를 올려서 조회 수를 올려 거기서 한 명이라도 구독자로 전환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시청자가 직접 제 발로 찾아올 수 있게 만드는 콘텐츠를 채널에 갖춰놓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의 브랜드 채널이 ‘보고’ 때문인지, 영상을 만들고 광고를 주고 조회 수를 사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상부 보고를 할 때 쉽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 유튜브에서 먹힐 콘텐츠는 처음에는 조회 수가 많이 나오지 않더라도, 점점 쌓아나가면서 시청자들이 기다리게 되는 콘텐츠다. 브랜드 채널 차원에서 이를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이를 알고 단기적인 실적 위주의 보고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스토리 형성과 유튜브 문법에 기반한 콘텐츠 기획에 공을 들여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구독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들이 구독하는 채널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이 채널이 나에게 정보든 재미든 특정한 가치를 주거나, 채널에 나오는 대상에 매력을 느끼는 경우다. 브랜드 채널은 후자에 속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 구독자들에게 어떠한 가치를 줄 수 있느냐를 고민해서 채널을 운영해야 한다.

많은 브랜드 채널이 앞에서 말한 것과도 연결되지만 구독자가 원하는, 구독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보다는 단순히 브랜드가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만 주야장천 늘어놓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또 시청자와의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그것이 인물이든, 콘텐츠 포맷이든 채널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을 찾아 중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유튜브 문법에 맞는 콘텐츠여야 한다. 대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전통 매체에 익숙할수록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 유튜브에서 먹히는 콘텐츠를 만들려면 결국 기존의 플랫폼에 머무르고 있는 시청자들이 익숙하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여야 하는데, 처음 시작하는 브랜드라면 시행착오를 겪기 마련이다. 그때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은 그 분야의 베테랑, 즉 크리에이터들과 협업해 그들의 문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리고 브랜드의 메시지가 더 진정성 있게 전달되려면 협업하는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가장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그것이 표현되어야 한다.

결국 채널 운영도 인간관계와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받길 바라기보다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내 이야기만 하기보다는 듣고 잘 소통하려고 노력할 때, 비로소 탄탄한 기반 위에서 시청자들과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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