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더 빨리! 더 낮게! 젖 먹던 힘까지… 강한 전사로 담금질

임채무

입력 2019. 10. 22   17:00
업데이트 2019. 10. 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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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36사단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 현장


전장순환운동 등 종목 강도 높아
행정병·취사병 무작위 선정
사단장 비롯 예하 지휘관 간부
최선봉에 서서 체력단련 주도
사단 전투력 상향평준화
부대별 체력단련 노하우도 공유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 중 홍천대대 장병들이 전장순환운동 종목 중 환자 들고 달리기 3종 코스에서 환자를 가정한 40㎏ 의류대를 끌고 있다.  부대 제공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 중 홍천대대 장병들이 전장순환운동 종목 중 환자 들고 달리기 3종 코스에서 환자를 가정한 40㎏ 의류대를 끌고 있다. 부대 제공

 
야전부대 체력단련 풍경을 확 바꾼 전투임무 위주 체력단련(전투체력단련)이 육군 장병들의 전사적 기질과 기풍 함양의 토대가 되고 있다. 특히 각 부대는 부대 임무와 특성에 맞춰 전투체력단련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며 실제 전장에서 요구되는 컴뱃 머슬(Combat Muscle)을 효과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육군36사단에서는 그동안 전투체력단련을 통해 거둔 성과를 검증하고, 부대별 체력단련 노하우를 공유하기 위한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를 개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고막을 때리는 우렁찬 기합 소리와 열기가 가득한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 현장을 찾았다.  



개인과 부대의 명예 걸고 한판 승부!

“홍천대대 파이팅! 아자, 아자, 아자!”

가을 햇살이 따사로웠던 21일 36사단 신병교육대대 연병장.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 종목 중 전장순환운동이 한창인 이곳에서 출발을 기다리던 홍천대대 선수들이 우렁찬 기합을 내질렀다. 울려 퍼지는 기합과 함께 출발선에 늘어선 홍천대대 팀원 10명은 자세를 낮춘 채 출발신호만 기다렸다.

“주자들 준비. 삐~익!” 날카로운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지자, 홍천대대 선수들이 튕기듯 ‘5m 전력질주’ 코스에 돌입, 눈 깜짝할 사이에 다음 코스로 넘어갔다. 가벼운 몸놀림과 번개처럼 빠른 속도는 보는 이들이 절로 감탄사를 내뱉게 했다.

이어 이들은 두 번째 코스인 ‘베어워크(엎드려 기어가기)’ 코스에 돌입했다. 땅바닥에 두 손과 두 발을 대고 빠르게 기어가는 이들의 모습은 마치 먹이를 잡기 위해 내달리는 ‘곰’ 같았다. 베어워크에 이어 지그재그 달리기와 환자 들고 달리기 3종 코스, 중량 들고 달리기 3종 코스를 통과한 선수들은 어느새 이를 악물고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더 빨리! 자세를 낮추고! 더, 더, 더!”

각 코스를 통과하는 선수들에게 지켜보던 장병들의 응원이 쏟아졌다. 열렬한 응원에 선수들은 젖먹던 힘까지 짜내며 코스를 빠르게 통과했다. 이미 오전에 240m 왕복달리기를 마친 뒤라 체력이 떨어질 법도 하건만 선수들은 개인과 부대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곽정현(대위) 중대장이 팀원 중 첫 번째로 종료지점을 통과하자, 관중석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기록은 2분54초. 이어 다른 선수들은 평균 3분대의 기록으로 종료지점에 들어왔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이들에게선 ‘해냈다’는 자신감이 물씬 풍겨 나왔다. 곽 중대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그동안 전투체력단련에 쏟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중대원들과 직접 확인했다”며 “임무 수행에 기본이 되는 전투체력단련을 꾸준히 연마해 강한 전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전사 기질 향상된 전투체력 검증

사단이 이날 개최한 전투체력단련 경연대회는 5개 코스로 구성된 ‘전장순환운동’을 비롯해 240m 왕복달리기, 15㎏ 공격군장 착용하 5㎞ 급속행군 등 강도 높은 종목으로 진행됐다.

전투체력단련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등 평범한 체력단련보다 높은 등급을 받기가 어려운 편이라고 많은 장병들이 말한다. 이는 전투체력단련이 올해 하반기부터 정식 운영되면서 세부 종목에 대한 장병들의 적응도가 낮은 것과도 관련이 있다. 그러나 사단 장병들은 이번 대회에서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의 등급을 기록했다.

대회 목적상 출전 선수들을 무작위로 선정했다는 점을 놓고 보면 더욱 의미가 있다. 특급전사에 도전하는 체력이 좋은 장병들만 선발한 것이 아니라 행정병·취사병 등도 대회에 참가해 사단 전체의 평균적인 전투체력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사단 장병들이 뛰어난 전투체력을 선보일 수 있었던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단은 올해 7월 정식 시행된 전투체력단련을 다른 부대보다 한발 앞서 지난해 말부터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육군이 제시한 안(案)보다 전투체력단련을 한층 강도 높게 시행하고 있다. 총 9개의 전투체력단련 유형 중 ‘전투부대 B형’ 적용 대상인 사단은 기존의 ‘기초체력단련’에다 ‘전장순환운동’만 추가해 전투체력을 단련하면 된다. 그러나 밧줄 타기와 레그턱, 240m 왕복달리기, 3㎞ 산악뜀걸음, 5㎞ 군장뜀걸음, 10㎞ 급속행군을 추가해 임무 수행에 요구되는 체력 이상을 배양하고 있다.

또한 붐 조성을 위해 매 전투체력단련 시간이 되면 사단장을 비롯해 예하 지휘관 그리고 간부들이 선봉에 서서 체력단련을 주도하고 있다. 더불어 2~3단계에 걸쳐 진행된 하향식(top-down) 시범 교육을 통해 종목별 체력단련 방법과 목적, 그에 따른 운동 효과를 이해시키는 등 추동력 유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사단은 대회 최우수팀의 체력단련 노하우를 전 부대에 전파하고, 대회 중 식별된 발전사항들을 토의를 통해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대회를 준비한 김익권(중령) 교육참모는 “전투체력단련이 실제 전장에 필요한 전투 근력(Muscle Strength)과 스피드 지구력(Speed Endurance) 강화에 맞춰져 있다 보니 도입 초기 장병 수준이 천차만별이었다”며 “그러나 다양한 붐 조성과 여건 보장 등을 통해 사단의 전투력이 상향 평준화되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신희현 사단장은 “오늘 장병들이 보여준 놀라운 기록들은 그동안 강도 높게 시행한 전투체력단련의 성과”라며 “전투체력단련을 통해 강한 전사로 거듭나고 있는 장병들의 노고에 진심 어린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임채무 기자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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