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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적이고 확실한 강군 육성 방안

입력 2019. 10. 17   17:03
업데이트 2019. 10. 17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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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향 육군소령 합동군사대학교 합동연합작전교관
박재향 육군소령 합동군사대학교 합동연합작전교관

“국군은 국민의 군대로서 국가를 방위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며 조국통일에 이바지함을 그 이념으로 한다.”(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 제5조 국군의 강령)

이를 위해 우리 군은 미래전 양상을 예측하고, 미래전에서 승리할 수 있는 군사력을 건설하며, 이를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강한 군대, 이길 수 있는 군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불변의 전승 원칙으로 우승열패(優勝劣敗)를 들 수 있다. 더 강하고 대비한 국가가 그러지 않은 국가에 승리한다는 것인데, 과거의 수많은 전사가 이를 증명한다.

그렇다면 강한 군대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래전에 부합하는 군사전략을 제시하는 것, 군사과학기술이 선도하는 최신 무기체계를 확보해 양과 질에서 우위를 갖추는 것, 합동성을 강화해 1+1+1이 4가 되고 5가 되는 시너지를 발휘하는 것이 모두 그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 군의 국방개혁이 지향하는 목표도 이와 맥락을 같이한다.

그런데 필자는 이보다 더 근본적이고 확실한 강군(强軍) 육성 방안을 강조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전 장병의 역량 강화다. 이것은 기본이어서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기본에 충실한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자유분방한 신세대 장병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장점을 활용할 생각보다는 복무기간 단축 등을 이유로 관리 대상으로만 생각하지는 않았는가?

징병제도의 특성상 한국군 병사들은 세계 최고 학력의 우수한 인재들이다. 이들에게 의무복무라는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고 조국수호의 사명감을 키워줄 수 있다면 한국군 병사들은 세계 최고의 전투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를 위해 간부들은 더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어 병사들을 교육해야 하고, 병사들을 믿고 존중하며, 더 많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국방개혁으로 병력이 감소하는 현재 우리 군에 불가피한 당면 과업이기도 하다. 또 간부들은 계급과 직책에 걸맞은 전문성과 통찰력을 갖추었는지 자성하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이렇게 할 때 간부들을 중심으로 단기간 의무 복무하는 병사들을 잘 이끌 수 있고, 제대한 군인들은 예비역으로서 총력안보의 자산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은 베르사유조약으로 인해 군비제한을 받아 이전 군사력의 8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독일의 참모총장이었던 젝트는 제한된 수의 군을 정예화하기 위한 비밀 재군비(再軍備)를 진행했으며, 이는 모든 병이 부사관 역할을, 부사관은 초급장교 역할을, 장교는 대부대 지휘가 가능한 고급 지휘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엘리트 군대를 육성하는 것이었다. 그 성과는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다.

국방개혁 2.0은 ‘정예화된 강한 군대’를 지향하고 있다. 양보다 질적인 성장을 추구할 것이고, 그만큼 군 장병 정예화는 시대적 과업이 됐다. 단언컨대 이러한 노력만이 우리의 후손들에게 싸워서 이기는 국군, 튼튼한 안보가 확립된 대한민국을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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