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육군

산악·하천·어둠 뚫고… ‘유격전문가’로 탈바꿈

김민정

입력 2019. 10. 15   17:34
업데이트 2019. 10. 1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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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보병학교 2019년 전문유격과정 현장을 가다


● 육군보병학교 2019년 전문유격과정 현장을 가다



한 교육생이 장애물 극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세줄다리 건너기를 하고 있다.   부대 제공
한 교육생이 장애물 극복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세줄다리 건너기를 하고 있다. 부대 제공
교육생이 적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은밀하게 수상으로 침투하고 있다.  부대 제공
교육생이 적 지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은밀하게 수상으로 침투하고 있다. 부대 제공
교육생들이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유격체조를 하고 있다.  부대 제공
교육생들이 기초체력을 다지기 위한 유격체조를 하고 있다. 부대 제공

‘종합 유격전술’ 위한 4주 과정… 교육생 77명, 최종 관문 ‘무박 4일’ 훈련


“악! 악! 악! 반드시 유격전문가가 되겠습니다!”

14일 전남 화순에 있는 동복유격장은 육군 전사들의 열기로 가득 찼다. 육군보병학교가 유격전문가 선발을 위해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8일까지 4주에 걸쳐 진행하는 ‘2019 전문유격과정’ 4주 차의 첫날. 이른 아침부터 교육생들은 교관으로부터 수상 침투 상황을 부여받자 전·후방 경계조로 나눠 낮은 자세로 빠르게 침투 대기지점으로 이동했다. 곧바로 2~3명씩 차례로 폭 100여 m, 수심 3m에 달하는 강에 뛰어들었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주위를 경계하며 은밀하고 민첩하게 작전을 전개했다.

육지에 다다르자 은거지 활동 및 매복지역 침투가 이어졌다. “정확한 방향 탐지를 통해 신속하고 정확하게 기동하겠다.”

팀장은 짧게 전술토의를 한 뒤 대원들을 이끌고 목표지점을 향해 본격적인 침투작전에 돌입했다. 30㎏의 완전군장으로 70㎞를 이동해야 한다. 교육생들은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를 견디며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오후 7시. 해가 지고 사방에 어둠이 내려앉았지만, 야간에도 고강도 훈련은 계속됐다. 가을이 깊어지며 아침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찬바람이 기승을 부렸지만, 훈련 마지막 단계까지 완벽하게 통과해야 비로소 ‘유격전문가’의 자격을 얻는 만큼 교육생들은 ‘끝까지 해내겠다’는 각오로 전의를 불태웠다.

이날 교육생 77명은 최종 관문인 ‘종합 유격전술’을 익히기 위해 무박 4일간 강도 높은 훈련에 임하고 있었다. 지난달 23일 입소식을 시작으로 ‘체력단련과 장애물 극복능력 배양’(1주 차), ‘특수정찰, 급속행군, 생존술, 공중침투 등 유격 전투기술 숙달’(2주 차), ‘야외기동훈련(FTX)을 통한 침투·정찰·습격·회피탈출 등 유격전술 숙달’(3주 차) 과정을 거쳐 그동안 익힌 유격전투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임수완수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마지막 단계에 접어든 것.


거침없이 강에 뛰어들고 30㎏ 완전군장으로 70㎞ 이동


기자가 이날 찾은 훈련장에서는 유격전문가에 도전장을 내민 전사들이 강한 투지와 열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며 막바지 담금질에 한창이었다. 훈련은 이른 아침부터 수상침투를 시작으로 은거지 활동, 매복 및 습격, 특수정찰, 도피 및 탈출 순으로 훈련 상황이 부여됐다. 교육생들은 적 지역에 육상 및 수상으로 은밀하게 침투한 후 적 지휘소를 습격하거나 첩보를 획득한 뒤 적 추적을 차단하면서 고지능선을 이용해 계획된 지점까지 탈출해야 한다.

수도방위사령부 35특공대대 심선화 하사는 “지난 3주간 힘든 과정이었지만, 팀원들과 서로 의지하고 협동하며 여기까지 왔다”며 “다치지 않고 무사히 훈련을 마무리해 반드시 유격전문가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고강도 훈련인 만큼 안전 확보도 필수다. 전상민(소령) 유격대장은 “안전하게 훈련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는 것이 교관의 주요 책무 중 하나”라며 “어떤 훈련과목이든 사고 발생 상황을 고려하고, 사전에 위험지형을 분석·점검해 유사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박 4일간의 고강도 훈련을 교육생이 잘 마무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206명 간부 도전장… 한 과정이라도 실패 땐 즉각 퇴소 ‘엄격 평가’


지난 2013년 개설된 전문유격과정은 평시에는 유격훈련을 지도하는 유격교관을, 유사시에는 적 지역에서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특수요원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매년 실시된다. 보병학교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882명이 지원해 362명(합격률 41%)만이 과정을 통과했다. 특히 2016년부터 해군(해병대 포함)·공군에도 입소 자격을 개방해 현재까지 공군 3명, 해병대 1명이 수료했다. 여군은 4명이 입소해 성공적으로 교육과정을 수료했다. 올해는 전·후방 야전부대에서 206명의 간부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2박3일간의 입소자격 평가에서 절반이 넘는 105명이 탈락했고 최종적으로 101명만 입소, 주차별 평가를 거쳐 현재 77명이 교육 중이다.

전문유격과정은 총 4주 동안 유격전술을 습득해 실전적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 상황 위주 교육을 받는다. 1주 차는 유격훈련의 기초를 이해하고 각종 장애물 극복과 체력단련, 훈련지도 능력을 배양한다. 2주 차는 유격 기초 전투기술을 숙달해 악조건의 기상과 지형에서의 생존법과 특수정찰을 통해 얻은 정보로 적의 주요시설을 타격하는 화력유도 등의 훈련과 평가를 받는다. 3주 차에는 유사시 적 지역에 은밀하게 침투해 임무를 완수하는 전문정찰요원의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침투·정찰·습격·회피 탈출 등 유격전술을 숙달한다. 마지막 4주 차는 그동안 숙달한 유격전투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에서 임무를 완수하는 종합훈련과 평가를 받게 된다. 특히 4주 차에는 무려 30㎏이 넘는 완전군장으로 무박 4일 동안 총 70㎞ 거리를 이동하는 고강도 훈련이 진행된다.

유격전문가를 선발하는 만큼 평가는 엄격하게 진행된다. 매주 퇴소심의위원회를 열어 주차별 훈련과목 평균 80점 미달자는 불합격 처리해 퇴소 조치한다. 특히 종합유격전술을 평가하는 4주 차에는 주어진 훈련 과정을 하나라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면 즉시 퇴소조치가 내려진다. 14일 수상침투 훈련을 통과하지 못한 15명은 가차 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최욱근(대령) 교육지원단장은 “유격전문가라는 타이틀을 달고 야전에서 교육해야 하는데, 교관으로서 능력이 안되는 사람에게 자격을 부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병에게 예나 지금이나 유격훈련의 중요성은 변함이 없다”며 “산악·하천 등 각종 장애물을 비롯해 극한 상황을 극복한 경험은 장병들의 전투력을 향상시키는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2019년 전문유격과정’ 수료식은 오는 18일 보병학교에서 열린다. 유격전문가 자격증 취득자는 향후 진급, 장기복무 선발 등 각종 심의와 선발에 우대 평가를 받으며, 전투복 왼쪽 가슴과 우측 팔에 전문유격과정 수료자임을 나타내는 ‘레인저(RANGER)’ 휘장을 부착하게 된다. 김민정 기자


김민정 기자 < mjnews00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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