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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봉 한 주를 열며] 한국형 전투기(KF-X)의 비상을 꿈꾸며

입력 2019. 10. 11   16:02
업데이트 2019. 10. 1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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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재 봉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부원장·(예)공군준장
안 재 봉 연세대 항공전략연구원 부원장·(예)공군준장


내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서울공항에서 ‘서울 ADEX 2019’가 열린다. ‘Seoul Air Show ’96’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지 23년이 지난 올해는 34개국 430개 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현재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KF-X)의 실물 모형이 최초로 공개된다고 한다. 또 눈부시도록 파란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공군 블랙이글스가 절도 있고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에어쇼를 펼친다. 생각만 해도 멋진 비행을 위해 긴장감으로 가득한 콕핏(cockpit) 속 조종사들의 쿵쾅거리는 심장 소리가 느껴지며, 내 가슴이 뜨거워진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23년 전에 소령으로 ‘서울 ADEX 2019’의 시발점이 된 ‘Seoul Air Show ’96’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준비한 실무자였다. 당시에는 우리의 항공산업이 변변치 않았다. 이에 따라 공군의 주관 아래 세계 유수의 방위산업체와 기술교류 및 협력을 강화하고 수출 기회를 확대한다는 명분으로 에어쇼를 기획했었다. 당시 세계 3대 에어쇼로 세계 최대 규모의 파리 에어쇼, 영국의 판보로 에어쇼, 싱가포르 에어쇼가 있었으며, 우리 공군은 싱가포르 에어쇼를 모델로 삼았다.

참가 규모는 올해의 절반 수준인 21개국 214개 업체가 전시회에 참가했다. 시범 및 곡예비행(에어쇼)은 당시 공군이 추진하던 차기전투기사업(F-X)의 영향으로 대상 기종인 미국의 F/A-18 전투기,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가 참가해 저마다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에어쇼를 선보였다. 그중에서도 관람객들에게 최고 인기를 누렸던 기종은 단연 러시아의 SU-30과 SU-37 전투기였다. 에어쇼가 펼쳐지는 시간대의 주변 도로는 폭음을 내며 새처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에어쇼를 관람하느라, 교통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공군의 블랙이글스는 지금의 T-50B가 아닌 비행훈련용으로 사용했던 A-37 공격기였다. 공군은 1953년도 국군의 날 행사에 F-51 무스탕 전투기 4대를 이용해 최초로 에어쇼를 실시한 것을 시작으로 F-86 전투기, F-5A 전투기, A-37 공격기를 특수비행팀으로 운용해 오다 2009년에 우리 기술로 만든 T-50B 국산 훈련기 8대로 에어쇼팀을 구성, 그해 국군의 날에 첫선을 보였다.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의 공군 블랙이글스는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에어쇼팀으로 평가받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ADEX 행사장에 블랙이글스와 함께 KF-X 전투기의 시범비행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 가슴이 벅차오른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무기체계개발사업인 KF-X의 시제품이 2021년 4월 출고될 예정이며, 이후 2100여 회의 시험비행을 거쳐 2026년 12월에 공군에 납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공군 창군 7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에 맞이한 이번 ‘서울 ADEX 2019’는 공군을 포함한 대한민국군과 방산 관련 산·학·연의 모든 분에게 남다른 감회와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선물해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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