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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는 내가 살린다

기사입력 2019. 10. 10   17:06 최종수정 2019. 10. 10   17:09

연동건 대위 육군28사단 돌풍연대

신병교육 임무를 부여받은 부대 특성상 항상 장병들의 건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신병은 끊임없는 훈련과 낯선 환경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는 바로 그 환자들을 진료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군의관이다. 우리 부대는 사단의 임무인 중서부 전선의 최전방을 지킬 장병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교육을 수료한 장병 대부분은 산과 숲에서 작전을 하는 수색대대, GOP와 GP에서 복무하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작전하는 장병들은 다양한 질병과 감염 예방에 더욱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입대해 매일 구슬땀을 흘리며 교육훈련을 받는 장병들을 위해 내 부임 당시 목표는 ‘대학병원급의 진료를 해주자!’였다. 하지만 내가 부임했을 당시 호흡기·알레르기 감염예방 분야가 다소 미흡했다. 그렇다고 환경 탓만 할 수는 없었다. 만약 내가 안일하게 마음먹으면 수백, 수천 전우의 건강이 위태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흡기·알레르기학 분야 전문가인 내가 할 수 있는 노력을 최대한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위생환경만 잘 조성해도 대부분 질병은 예방할 수 있지만, 위생환경과 별개로 건강을 위협하는 가장 골치 아픈 질환이 ‘호흡기’로 전해지는 질병과 알레르기다.

지금은 육군 전체에 공기청정기가 보급됐지만 내가 군의관으로서 막 복무를 시작했을 때는 공기청정기가 없었다. 나는 그 점이 너무 안타까웠고, 봉급을 조금씩 모아 공기청정기 8대를 부대에 기증했다. 그 이후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 전보다 호흡기 질환 환자가 확연히 줄어들었고, 지난 3월 군에서 공기청정기를 전 부대에 보급한 결과 폐렴 발생률이 30%에서 0%로 감소했다.

환자 발생률이 감소한 상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위험에 노출됐던 장병들이 공기청정기 덕분에 수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온종일 싱글벙글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미세먼지와 폐렴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벌써 연구의 하나로 8월에 시행한 ‘국방부 빅데이터 경진대회’에서 ‘미세먼지로부터 전우의 건강을 지켜주자’는 주제로 장려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었다.

지금 내 모습을 보면 내가 사회에서 의사의 길을 걸을 때보다 더 열정이 넘치는 것 같다. 단순히 말로만 열정이 넘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2019년 현재까지 SCI 등재 저널에 10여 편 넘는 논문을 발표했다. 잠시 자랑을 하자면 올 한 해 세계 여러 협회의 알레르기 분야에서 네 번 수상했고, 한국을 빛내는 사람에 세 차례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업적은 군의관으로서 장병과 부대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연구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더 건강한 부대를 만들기 위해 나는 지금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전우’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 ‘군의관의 책무’임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정신으로 열심히 연구한 의학 지식을 진료에 접목할 것이다. 전체 환자 비율 0%를 유지하는 그 날까지! 훈련하는 전우의 건강을 책임지고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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