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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제가치국평천하

기사입력 2019. 10. 07   16:07 최종수정 2019. 10. 07   16:33

김재원  대위 육군2사단 수색대대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몸과 마음을 닦아 집안을 안정시킨 후,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 『대학(大學)』에 나오는 문구로, 천하를 평정하기 위해 먼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는 문장이다.

필자에게 지난 3월 8일은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어준 특별한 날이다. 평생 보호만 받던 한 국민에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장교 후보생으로서 38개월여의 군대 생활을 시작하게 된 날이었다.

체력이 약해 입대 전 걱정이 많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유격훈련·각개전투·화생방·사격 등을 하면서 결국 체력의 한계는 현실로 다가왔다. 어떻게 해야 할까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차에 평소 체력관리를 잘 해왔던 분대 동기가 내 고민을 듣고 조언을 해주었고 그때부터 나는 체계를 갖춰 체력단련을 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공부를 핑계로 운동을 잘하지 않아 팔굽혀펴기를 20개도 못 했었지만, 후보생 과정을 거치는 동안 조금씩 개수를 늘렸고 간간이 했던 뜀걸음을 통해 달리기의 즐거움도 몇 년 만에 새로 깨달았다. 그렇게 처음 입교 때 불합격 기준에도 한참 못 미쳤던 나는 다행히 최종 체력검정에서 종합 2급을 받고 후보생 과정을 마무리해 임관했다.

이후 2사단 수색대대로 전입해 왔다. 주위 선배들로부터 수색대대의 위엄을 익히 전해 들었던지라 많은 걱정을 안고 부대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가족과 같은 부대 분위기와 거리감 없이 나를 도와주는 많은 간부들 덕분에 나는 군의관이라는 직책보다는 전우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고 부대에 한결 쉽게 적응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이곳에서 이 사람들과 땀 흘리며 함께 일하고, 체력만큼은 기필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군인이 되고자 다짐했다. 그리고 한 달 반쯤이 지나고 시행한 체력검정에서 전 종목 특급을 받을 수 있었다.

체력에 자신이 없었던 내가 특급을 받고 나니 한층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다. 그래서 부대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사격·전술통신·군사보안·정신전력 등 나머지 개인 자격인증 과목을 하나씩 준비해 나갔고 마침내 나는 군의관으로서 특급전사가 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내가 특급전사가 된 것은 자신을 다스리는 내 노력과 더불어 주위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간부뿐만 아니라 용사들까지 특별히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체력을 단련하고, 항상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면서 부대의 분위기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어갔던 듯하다. 그래서 나 역시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봤고 체력단련도 그중 하나였기 때문에 하나의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또 다른 목표를 생각하게 됐고 이를 준비하면서 내가 변화한 것이다.

아직 군인으로서 갈 길이 멀고, 앞으로 어떤 일들이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수색대대에서 배운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를 마음에 새기고 스스로 다스리다 보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길에 하나씩 닿을 것이라 믿으며 나는 또 오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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