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군사 우명소 시즌2

[우명소 시즌2] (11) 육군201특공여단 김남경 병장

입력 2019. 09. 17   15:46
업데이트 2023. 08. 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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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창업가’ 꿈꾸는 특공부대 분대장 

우리 부대 명품 전우를 소개합니다 - 시즌2

(11) 육군201특공여단 김남경 병장

 

고교생 창업… 유학… 강연…
스카우트·투자 제의 등 쇄도
업계 ‘떠오르는 샛별’로 주목 

 
입대 후 마음 다잡아
한때 ‘관심 병사’로 힘들었지만
각종 아이디어 내며 거듭나기
미군과 작전 땐 ‘외교관’ 역할도 

 

부대 내 도서관에서 책을 펼쳐 든 육군201특공여단 2특공대대 김남경 병장.왼쪽 사진은 김남경 병장이 부대 상징물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부대 제공
부대 내 도서관에서 책을 펼쳐 든 육군201특공여단 2특공대대 김남경 병장.왼쪽 사진은 김남경 병장이 부대 상징물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 부대 제공


‘주복내견선유(舟覆乃見善遊) 마분내견양어(馬奔乃見良御)’. 중국 전한의 회남왕 유안이 저술한

『회남자』에 실린 이 문장은 ‘배가 뒤집혔을 때 배를 부리던 사람의 헤엄 솜씨를 알 수 있고, 말이 빠르게 달릴 때 마부의 능숙함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육군201특공여단 2특공대대 작전병 김남경(24) 병장은 ‘위기에 몰렸을 때, 그대의 진가가 드러난다’는 의미의 이 문장을 마음속 좌우명으로 품고 있다.


시작부터 꼬인 군 생활 그리고 어머니의 눈물 

입대 전까지 3번의 창업, 정부기관 근무, 해외 유학 등으로 ‘창업 유망주’였던 그는 입대 후 ‘관심병사’가 됐다. 두 번의 극단적인 선택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눈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지금은 군에서 다시 창업을 꿈꾸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김 병장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는 청년이었다. 고교 시절 인터넷 쇼핑몰과 사회적 교육기업 창업에 성공해 그 나이에는 만져보기 힘든 큰돈을 모았다. 굳이 대학을 가지 않아도 됐기에 창업에 더욱 몰두했다. 22살에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을 창업했고, 전국청소년창업협회 회장직을 맡았다. 학생창업네트워크 이사로 강연도 펼쳤다. 창업과 관련된 정부기관에서 근무도 했으며, 부족한 지식을 채우고자 미국 유학을 택해 유타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 2017년 ‘올해의 학생’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모 기관의 스카우트 제의는 물론 교수의 창업투자 제안까지 받는, 그야말로 창업계의 ‘떠오르는 샛별’이었다. 성공이 눈앞에 다가왔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던 와중에 입대를 해야 했다.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고, 지난해 4월 2일 입대했다.

“외할아버지께서 6·25 참전용사이십니다. 당시 육군 특무상사로 참전해 화랑무공훈장을 받으셨고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히셨어요. 이왕 가는 군대, 외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자랑스럽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자고 다짐했습니다.”

선천적으로 무릎에 이상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지만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하지만 자대 배치 후 군 생활은 쉽지 않았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요구하는 특공대. 남들보다 불리한 신체조건은 군 생활의 큰 장벽 같았다. 따라갈 수 없다는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선임들과도 어울리지 못해 ‘외톨이’가 됐다. 군 생활은 나날이 괴로워졌다.

“성공의 길을 걷던 백조에서 미운 오리가 된 저 자신을 한탄했습니다. 군대가 정말 답답했어요. 하루빨리 이곳에서 나가게 해달라고 매일 빌었으니까요.”

김 병장은 군 생활 석 달 만에 대인기피, 수면장애, 우울증 진단을 받으며 ‘관심 병사’가 됐다. 유서까지 쓰며 극단적인 생각도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머니를 붙잡아봤다.

평소 눈물 한 번 보이지 않던 강인한 어머니였지만, 아들 앞에서 무너졌다. 어머니의 눈물은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걱정 한 번 안 하게 했던 외동아들이었는데 이렇게 무너질 수는 없었다.

“당당해지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어요. 어머니, 저 자신 그리고 모두에게 정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당당해지자고 결심했습니다.” 

 

김 병장의 ‘당당해지기’ 프로젝트 시작!

그는 가장 먼저 노트를 펼쳤다. 무엇을 할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해야 할지 하나씩 생각을 정리했다. 무작정 다 잘하기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것, 자신의 진로와 연관 있는 것에 집중했다. 고민의 결과는 ‘창업’이었다. 평소 사소한 것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로 세상을 더 편리하고 이롭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군의 발전을 도울 수 있는 사소한 아이디어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김 병장은 당직 근무자로 ‘고속상황전파체계’ 프로그램을 활용해보고 접수 후 보고까지의 연계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육군2작전사령부 전투발전 제언에 실제 사용자 관점에서 ‘고속상황전파체계의 확대 활용 방안’을 건의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우수 발전제언에 선정돼 작전사령관 표창을 받았다.

또한 제1회 육군창업경진대회와 국방부가 주최한 국방 스타트업챌린지에도 도전했다. 스타트업 챌린지에서는 최종 22팀에 선정돼 범부처 대회인 ‘도전 K-스타트업 2019’ 본선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육군뿜뿜콘테스트를 통해 총 5건의 아이디어를 제출했다. 모르는 부분은 군 규정을 확인하고 간부에게 질문하는 등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날 괴로웠던 시간을 관객에게 털어놨다. 그는 육군2작전사령부가 개최한 ‘나도 주인공 콘테스트’, ‘병영인권수기 공모전’을 통해 자신과 같은 후임이 없도록 하기 위해 쉽게 꺼내기 어려웠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를 계기로 지난 5월부터 분대장도 됐다.

특히, 최근 시행한 한미 연합 경계작전 중에는 중요시설 방호 임무를 맡으면서 100일간 비공식 외교관으로 통역을 하는 등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해 장교 같은 병사로 신뢰를 얻었다.

자기계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김 병장은 육군의 정책을 잘 활용해 일과 후 휴대전화를 사용, 외부와 소통하며 학습자료를 검색하거나 HSK(중국어능력시험)를 준비하며 적극적으로 생활하고 있다.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 되기

그는 현재 우울증을 거의 극복했다. 김 병장은 특공부대인으로서 전역하는 그날까지 ‘잘 쏘고 잘 뛰는 이겨놓고 싸우는’ 이라는 부대 슬로건처럼 특공인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오늘도 성장하고 있다. 나아가 자신의 꿈인 ‘세계를 뒤흔드는 창업가’를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제 인생의 가장 큰 위기가 군이었지만, 제 진가를 드러나게 한 것도 군이었습니다. 좋은 길로 가다가 한번 미끄러지면 바닥까지 갑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재기할 수 있는 마음가짐만 있다면 저처럼 얼마든지 바닥을 치고 다시 올라설 수 있습니다.”


* 나만의 성공 Tip 3 
  - 30분 일찍 와서 준비한다. 
  - 항상 무엇이든 기록을 남기고, 다 음 활동 때 꼭 참고하라. 
  - 내가 원하는 길이 무엇인지 깊게 탐 구하는 시간을 매일 갖자.

 

조아미 기자 joajoa@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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