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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 국방광장] 북극해 연구항해를 다녀와서

기사입력 2019. 09. 17   16:20 최종수정 2019. 09. 17   16:24

김승현 해군2함대 참수리 361정장·대위

해군은 해양수산부·극지연구소와 협력해 지난 2017년부터 매년 장교 1명을 우리나라 유일의 쇄빙연구선인 아라온호 북극해 연구항해에 참가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필자는 올해 7월 12일부터 8월 27일까지 49일 동안 북극해 항해를 경험하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북극해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2030년부터 제대로 된 항로로서 그 기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되며, 2050년경에는 북극의 얼음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 2018년도 항해에서는 북위 73도에서부터 유빙이 발견됐으나 올해는 북위 76도에서 최초로 발견돼 북극의 해빙이 급속도로 이뤄지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러한 기후 변화와 기술 발전에 따라 에너지 자원과 해상교통로를 포함한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북방정책의 ‘9-BRIDGE’ 중 하나로 북극항로를 선정했다. 북방 신시장을 개척해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동북아 플러스 책임공동체를 달성하기 위해 북극항로 개척은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북극항로는 기존의 남방항로 대비 운송 거리가 30% 정도 단축돼 수송 비용과 기간이 획기적으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남방항로가 국가 간 분쟁, 해적의 위협 등으로 봉쇄될 경우 북극항로는 대체항로로서 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남극과 달리 북극은 인류 공동 사용을 위한 협약이 존재하지 않고 연안국의 권리 행사가 인정되고 있다. 러시아는 항로 사용료를 요구하고 있으며, 캐나다는 일부 해역을 내수로 선포하고 항행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연안국의 입장과 북극항로를 사용하려는 국가들 간의 갈등이 앞으로 표면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핵추진 쇄빙전투함을 건조하고 있으며, 미국과 캐나다도 극지항해가 가능한 전투함정 건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과 일본 또한 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실정인데 이는 곧 다가올 북극해에서의 국익 경쟁을 예측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북극항로가 활성화되면 해난사고 발생 시 탐색 및 구조작전 등의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해군의 역할 확대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해군에는 내빙 능력을 보유한 함정이 없고, 안전항해를 위한 다양한 운항정보와 항해전문가가 부족하다. 해양수산부에서 대형화된 두 번째 쇄빙선 건조를 추진 중이나 연구선이라는 한계가 있다. 북극항로 개방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는 10여 년의 시간이 남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너무도 촉박한 시간이다. 해군전력 건설에는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북극에서 국가정책을 지원하고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군도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또한 북극해 연안국과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북극해 작전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나 또한 10년 후 우리 군의 북극해 최고 전문가로서 종횡무진 활약할 것을 기대하면서 역량을 키울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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