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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범 병영칼럼] NBA 롤모델들이 ‘영향력’을 바라보는 시선

입력 2019. 09. 16   15:22
업데이트 2019. 09. 16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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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대 범
점프볼 편집장·KBS 해설위원
손 대 범 점프볼 편집장·KBS 해설위원


유튜브 시대를 맞아 기업의 홍보 방식도 급변하고 있다. 연예인을 섭외해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언론 대상으로 발표회를 하던 시대가 지나고 최근에는 일명 ‘유튜버’나 소셜미디어(SNS)에 팔로어(follower)를 많이 보유한 이들을 초대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기업은 이들을 ‘인플루언서(influencer)’라 부르는데, 매체의 천편일률적인 ‘받아쓰기’보다는 개성을 살려 만든 콘텐츠가 젊은 대중에게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시장은 늘 콘텐츠가 대중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해왔고, 그것에 따라 가치를 측정해왔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이 선수가 ‘농구만’ 잘하는 선수인가, 아니면 대중과 지역사회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선수인가를 따져왔다. 언론과 시장은 후자를 ‘롤모델’이라 부른다.

미국 프로 농구(NBA)에도 이런 선수가 많다.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제임스 하든 등은 자신의 영향력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르브론 제임스는 1년 전, 고향 오하이오주에 초등학교를 설립했다. 가난한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최소한의 교육을 받길 원했다. 그래서 10년의 준비 끝에 학교 설립의 꿈을 이루었다. 커리는 3점 슛을 넣을 때마다 탄자니아 난민 캠프에 모기장을 기부한다. 또 자신이 신던 농구화에 사인을 담아 경매에 올렸다. ‘수집광의 나라’ 미국인 만큼, 슈퍼스타가 신던 신발은 고가에 팔린다. 지난 1월에는 커리의 농구화가 무려 6500만 원에 낙찰됐고, 수익금은 모두 기부됐다. ‘털보’ 제임스 하든은 지난 8월에 태풍 재해로 피해를 본 휴스턴 어린이들을 위해 3억 원을 기부했다. 하든은 연고지를 위해 억대 기부금을 쾌척하기로 유명하다. 연봉이 400억 원이 넘는 선수이니, 속된 말로 “이 정도는 ‘껌’ 아니냐”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누구든 이 정도 금액을 선뜻 내놓기란 쉽지 않다.

이처럼 지역사회를 위해 힘쓰는 선수들의 공통점이 있다. 자신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알고 있고, 이를 바른 곳에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이러한 영향력을 갖게 된 비결이 무엇인지도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

비단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와 기부에 나서는 선수들은 이 세 선수만이 아니다. NBA 역시 스타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더 알리기 위해 시즌마다 ‘어시스트 어워드(assists award)’라는 상을 수여하고 있다. 그들은 입을 모은다. “팬과 지역사회가 있기에 내가 이렇게 농구 스타로서 많은 것을 누리고 살 수 있다”라고.

이는 단지 NBA 스타에게만 국한되는 얘기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 내 한마디, 내 행동 하나가 다른 이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그렇기에 내가 최선을 다하면 다할수록 만들어지는 그 영향력을 올바른 곳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조직에서 ‘직급’이라는 것을 가진 우리 모두에게도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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