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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 병영칼럼] ‘스타워즈’ 먼 미래 이야기 아니다

입력 2019. 09. 11   16:00
업데이트 2019. 09. 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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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귀 근 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김 귀 근 연합뉴스 군사전문기자


우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투를 흔히들 ‘스타워즈(Star Wars)’로 표현한다. 1977년에 개봉한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을 시작으로 거대한 스케일의 속편이 계속됐다. 특수효과에 의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 영화다.

미래 공상과학 영화 속의 스타워즈가 현실이 되는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 잇따른다. 미국은 2002년 폐지한 우주사령부를 지난달 말 재창설했다. 우주사령부는 미·소 냉전이 한창이던 1985년 미사일 방어와 감시 노력을 통합하고자 미국 공군에 의해 창설됐다. 그러나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자 테러와의 전쟁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우주사령부는 2002년 통합전략사령부로 합쳐졌다.

우주 분야에서도 패권을 쥐기 위한 미·중·러 3국 경쟁이 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는 2015년 전략우주방어사령부를 창설하고, 우주 분야 현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우주 공간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방어전략에 맞설 대응계획 마련을 지시했다.

중국도 2015년 우주·사이버 전담부대를 창설했다. 2045년까지 우주 기술과 개발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부상한다는 야심 찬 목표에 따른 우주개발 로드맵 보고서를 마련하고, 태양계 행성 탐사용 우주기술과 핵추진 우주왕복선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이 지상·해상·공중 분야에서 무력을 현대화하는 것을 ‘군사 굴기(굴起·우뚝 서다)’로 표현하는데 이제는 ‘우주 굴기’라는 수식어를 더 얻게 됐다.

이웃 나라 일본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일본 방위성은 2020년도(2020년 4월~2021년 3월) 예산 요구안에 안보의 새로운 영역 중 하나인 우주 분야 능력을 향상한다면서 우주작전대 신설을 명기했다. 우주작전대는 인공위성 전파 방해 행위와 일본의 인공위성에 위협이 되는 우주 쓰레기와 외국의 인공위성 동향을 감시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과 러시아의 ‘킬러 위성’(적의 위성을 공격해 파괴하는 군사 위성)으로부터 자국의 정찰·통신 위성을 보호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인공위성 동향을 집중적으로 감시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관측한다. 지난해 5월 미국 항공우주정보센터 발표에 따르면, 45개국 2200여 개 위성이 우주에 떠 있다. 이 가운데 정찰위성은 38개국 666개, 통신위성은 45개국 790개, 항법위성은 6개국 121개, 과학·기술위성은 38개국 303개가 활동 중이다.

우리 국방부는 지난달 발표한 ‘2020~2024년 국방중기계획’을 통해 고출력 레이저 위성 감시·추적체계 구축사업을 반영했다. 한반도 우주 상공을 떠다니는 타국 위성을 감시·추적하는 체계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작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을 고려해 군도 그 능력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주변국보다 뒤처졌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도 있듯이 수립된 계획을 정상적으로 이행했으면 한다. 내년도 국방예산이 5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비록 일본보다는 10조 원 적은 규모지만, 주변국의 군사적 움직임에도 기민하게 대처하는 데 투입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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