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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주를 열며, 박용후] 지금 시간과 무엇을 바꾸고 있는가?

입력 2019. 09. 08   14:08
업데이트 2019. 09. 08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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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용 후

관점 디자이너


“어떻게 하면 멋진 의자를 디자인할 것인가?”라는 질문과 “어떻게 하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어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의자’라는 단어에 갇히면 다리 네 개를 기본적으로 그려놓고 시작하지만, ‘편하게 앉을 수 있는 무엇’이라고 말하면 예상치 못한 디자인이 나온다. 생각을 바꾸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질문을 바꾸는 것이다.

시간 또한 마찬가지다. 시간에 대한 질문을 바꾸면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모든 사람에게 가장 공평한 것이 ‘시간’이다. ‘빈부귀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시간의 물리적 가치는 같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시간의 가치는 매우 다르다. 또한, 시간에 대한 느낌도 상황과 사람에 따라 크게 다르다.

어떤 시간은 휙 지나간 것처럼 느껴지고, 어떤 시간은 정말로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시간이 흐른 뒤 남긴 시간의 가치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다.

왜 그럴까? 시간은 그 시간을 바라보는 관점 차이에 따라 그 가치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흐른다는 관점으로 시간을 대한다. 그러나 그 관점을 조금만 바꾸면 인생의 많은 가치가 바뀌기 시작한다.

나는 시간의 ‘흐름’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를 질문한다. 어떻게 시간이 가느냐, 보내느냐의 관점이 아니라 ‘시간과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로 질문을 시작하면 시간의 의미가 바뀌게 되고, 시간이 만든 인생의 가치도 크게 달라진다. 그런 다음 시간과 바꿔낸 것들에 대한 가치의 흐름을 생각해보면 삶의 결이 보인다.

운동하는 사람은 시간과 체력을 바꾸는 것이고, 책을 읽는 사람은 시간과 지식이나 지혜를 바꾼다. 술자리도 시간을 쓰는 것이니 무엇과 바꾸는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바로 ‘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술자리에 쓰이는 시간은 관계를 깊게 하거나 넓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시간과 바꿔낸 것들이 어떤 가치였느냐에 따라 시간이 흐른 결과는 전혀 달라진다.

결국, 사람의 가치는 시간과 바꿔낸 것들의 가치와 비례한다. 순간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가 가치와 연결되는 순간 삶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한다.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과 무엇을 바꾸어 어디로 가고 있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나는 집에서 키우는 금전수를 보며 이런 말을 읊조리곤 한다.

“너는 저 식물만큼 성장하고 있는가?”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려는 노력! 그것이 어제와 다른 나를 만든다. 업데이트 없이 업그레이드는 되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똑같은 시간을 반복하고, 그 반복이 주어진 시간을 흐르게 한다. 그의 삶은 바뀌고 있을까? 아니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똑같은 것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고. 같은 것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바꿔낸 것들이 가치 있는 것들이어야 인생은 차근차근 바뀌기 시작한다.

지금 앞에 있는 순간순간의 시간과 나는 지금 무엇을 바꾸고 있는지, 이 질문이 시작되기를. 그리고 시간과 바꿔낸 것들이 소중한 것들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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