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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국방력 핵심 ‘혁신 스타트업’ 끌어안기 필사적

입력 2019. 08. 30   15:53
업데이트 2019. 08. 30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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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미 국방 기술혁신 전략과 스타트업(start-up) “세계는 군사 과학기술 혁신 전쟁 중”


미 국방부는 21세기 전략적 필요에 따라 필사적으로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국방 분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방부 DIU가 지휘통제체계 현대화를 지원한 연합항공작전센터 전경.사진=필자 제공
미 국방부는 21세기 전략적 필요에 따라 필사적으로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국방 분야로 끌어들이고 있다. 국방부 DIU가 지휘통제체계 현대화를 지원한 연합항공작전센터 전경.사진=필자 제공

미 군사 과학기술 혁신과 스타트업의 등장

미 국방전략위원회는 2018년 평가에서, 미국의 국방력이 곧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판단은 군사 과학기술 혁신 경쟁에서 중국 등에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첨단 군사 과학기술의 우위는 미래 전쟁의 승리를 보장하는 핵심요인이 됐다. 미 국방부가 군사 과학기술 혁신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제는 피 흘리는 전쟁이 아닌 기술혁신 전쟁에서 이겨야 하는 시대가 됐다. 미 국방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록히드 마틴 등 기존 방산기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면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기체계 전력화에 15~30년을 투자하는 이들은 하드웨어에는 강하지만 소프트웨어에는 약하고 느리기 때문이다. 기술혁신을 위한 아이디어와 소프트웨어는 상당 부분 스타트업에 존재한다. ‘상쇄전략 3.0’의 핵심인 로보틱스,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혁신도 민간 스타트업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방산 및 정보보안 콘퍼런스는 미 국방부가 얼마나 스타트업을 ‘중시’하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이러한 ‘중시’는 미래 전략환경을 고려한 ‘필요’에서 나온 것이다. 미 국방부는 21세기 전략적 필요에 따라 필사적으로 스타트업의 혁신기술을 국방 분야로 끌어들이고 있다.


혁신기술을 적용한 폭발물처리용 미래 원격조종 수중무인체계.사진=필자 제공
혁신기술을 적용한 폭발물처리용 미래 원격조종 수중무인체계.사진=필자 제공

미 국방부의 국방 스타트업 활성화 노력

미 국방부는 국방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에 문호를 개방하고 혁신을 위한 조직과 제도, 절차를 만들어 가고 있다. 과거 방산 계약실적이 없는 스타트업들이 기존 획득규정을 우회해 간편하고 신속하게 진입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하고 있다. 미 국방부는 스타트업의 지속적인 수익 보장, 자본금 조달, 기업 및 상품가치 향상, 적절한 시장 확보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최첨단 혁신에 더 효과적으로 접근하려고 한다. 미 국방부는 혁신기술을 가진 스타트업과 간단한 절차를 통해 현장에서 계약을 체결한다. 지난 3월 뉴욕에서 열린 방위산업 스타트업 발표대회에서는 대회 당일에 우승자와 한 장짜리 계약서에 서명하고 7만5000달러의 법인카드를 지급했다. 미 국방부는 다양하고 유연한 혁신방안을 계속 시험하고 있다.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 핵심 요소

미국의 국방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 요소로 미 국방부 중소기업프로그램실(OSBP: Office of Small Business Programs)과 국방 중소기업 혁신연구(SBIR) 및 중소기업 기술이전(STTR) 프로그램을 꼽을 수 있다.

OSBP는 700명이 넘는 중소기업 전문가로 구성되며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 장관, 획득기술군수 차관, 중소기업정책 부차관보를 보좌한다. 중소기업프로그램실은 미 국방부에 혁신기술을 도입하고 국방전략 이행을 위한 정책을 발전시키고 있다. OSBP는 SBIR 및 STTR 프로그램을 운용한다. 미 국방부는 2015년 ‘국방혁신전략 2025’에서 SBIR 및 STTR 프로그램을 활용해 혁신기술을 신속하게 창출·제공함으로써 기술적 우위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미 국방부 관련 예산은 대외 연구개발 예산의 3%를 조금 넘는 수준이지만, 매년 3000여 건의 계약을 하고 있다. SBIR 프로그램은 중소기업의 기술 잠재력을 확인하고 상업화를 통해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반면 STTR 프로그램은 중소기업과 연구기관을 통합해 기초과학의 성과를 상업화로 연결한다.


미 해병대원이 지난해 열린 ANTX-18(첨단 해군 기술 훈련 2018)에서 새로운 야시경을 착용해 보고 있다.사진=필자 제공
미 해병대원이 지난해 열린 ANTX-18(첨단 해군 기술 훈련 2018)에서 새로운 야시경을 착용해 보고 있다.사진=필자 제공

미 국방부 혁신지원 조직

국방혁신지원단(DIU: Defense Innovation Unit)은 ‘기술 스카우트’ ‘현명한 민간기술 구매자’ ‘실리콘밸리 대사관’으로 불린다. DIU는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는 복잡한 획득절차를 우회해 국방 스타트업이 보유한 최첨단 혁신기술에 쉽게 접근하도록 한다. DIU는 인공지능, 자율 무인체계, 우주 및 정보기술, 사이버 등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사업 속도를 성공의 열쇠로 판단한다. DIU는 1년의 획득절차를 60일로 단축하고, 제안서 제출 후 30일 내 계약 및 자금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절차를 적용한다.

2017년 창설된 공군 AFWERX는 산업계, 학계, 비전통 방산기업과의 신속한 협력을 보장하는 기술혁신 촉진자다. ‘기술 액셀러레이터’로 불리는 AFWERX는 적은 비용으로 미 공군의 치명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상업성이 있는 스타트업은 민간시장에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어서 미 공군의 지속적인 솔루션 확보도 지원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액셀러레이터는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제도로, 말 그대로 촉진자 역할을 한다. 초기자금·인프라·멘토링 등을 종합적·집중적·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스타트업 육성 기업이다. 액셀러레이터는 창업 지식과 경험, 비즈니스 노하우를 알려주는 등 소프트웨어 중심 지원을 통해 경험이 부족한 스타트업에 다양한 도움을 제공한다. 미국은 스타트업 육성과 운영을 지원하는 잘 짜인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과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무관노트;국내 스타트업도 방위산업 커뮤니티 진입 가능하게 제도·절차 보완해야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은 물론 주변국의 잠재적인 군사적 위협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이러한 도전에 스마트하게 대응하는 우리만의 상쇄전략은 무엇일까? 진행 중인 군사 과학기술 혁신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법 중 하나는 군·연구소·방산기업의 창의적 통합과 협업일 것이다. 이러한 노력은 진행 중인 기술혁신 전쟁에서 승리하고 강력한 안보를 보장할 것이다. 방산기업이 경계와 의혹의 대상이 아닌 국가안보를 위한 동반자가 돼야 한다. 이제 우리 국방부도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방위산업 커뮤니티에 쉽게 진입할 수 있도록 조직과 제도, 절차의 보완이 요구된다.


신 경 수 (예)육군소장
前 주미 국방무관
現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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