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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우 종교와 삶] 순간에 집중하는 삶

기사입력 2019. 08. 27   16:58 최종수정 2019. 08. 27   17:00

신 성 우 공군작전사령부 군종실장·소령·법사

중요한 일이 있어서 어느 지역을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아픈 기억이 있는 곳이었고, 그 지역을 돌아다니는 내내 그 기억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습니다. 화창한 날씨의 한가한 산책로는 아름다웠지만, 마음 한편이 계속 무거웠습니다. 그 때문이었는지 중요한 업무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 엄청난 피로가 몰려왔습니다. 돌이켜보니 그 아픈 기억 때문이 아니라 그 기억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반추하는 사고방식 때문이었습니다.

예일대학교에서 뇌 과학을 연구한 구가야 아키라는 저서 『최고의 휴식』에서 이와 같은 사고방식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반추 사고는 우울증 환자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사고 패턴으로 뇌가 의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 때, 예컨대 멍한 상태이거나 몽상에 빠졌을 때 활발해지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라는 영역을 활성화한다고 합니다. 스트레스 역시 이 영역을 과도하게 활성화하는데, 그것은 지나친 공회전을 계속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뇌를 쉽게 지치게 합니다. 몸무게의 2%를 차지하지만 20%나 되는 에너지를 소모하는 뇌가 건설적인 현재를 누리고 미래를 구상하는 것이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으로 소모된다면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공회전을 최대한 억제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순간에 집중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에 그 답이 있습니다. 만약 당시 그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눈부신 햇살, 빛나는 가로수 아래 넓게 뻗은 산책로에 집중했다면 어땠을까요?옛 기억에 끌려가지 않고 현재를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마인드풀니스로 집중력, 실행 기능, 각성도가 올라가고 면역 기능도 좋아지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돼 세계적인 CEO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많은 저명한 인사들도 몸소 실천했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마인드풀니스 방법에 관해 조금 알아볼까요? 먼저 스트레스로 뇌가 피로할 때 할 수 있는 명상은 현재를 의식하는 ‘마인드풀니스 호흡법’입니다. 매 순간 몸의 감각과 호흡을 의식합니다. 잡념이 떠오르면 그것을 알아차리고 다시 호흡에 집중합니다. 잡념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하므로 자책하지 않으며, 뇌는 습관을 좋아하기 때문에 매일 5분, 10분이라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도 잡념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잡념을 끊기 위한 명상법을 추천합니다. 일단 ‘여러 번 생각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이제 그만’ 하고 사고를 머리 밖으로 내보낸다고 상상합니다. 이렇게 뇌에 반복해 나타나는 사고를 잠재우면 집중력 향상뿐 아니라 숙면의 효과가 있습니다.

이 순간 5초만 현재의 감각에 집중해 보십시오. 손이 지금 들고 있는 물체에 닿는 감촉, 의자를 누르는 몸의 중력 그리고 발이 바닥에 올려져 있는 느낌을 찬찬히 음미해 보십시오. 삶은 오로지 순간의 연속이기에 이처럼 의식을 현재로 돌리는 훈련으로 우리의 삶은 한결 가볍고 충만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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