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김성수 평론가의 대중문화 읽기

빅히트의 빅픽처 이제 사업이 아닌 산업이다

입력 2019. 08. 22   16:24
업데이트 2019. 08. 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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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BTS(방탄소년단) 세계관이 몰려온다



21일 방탄소년단(이하 BTS)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의 사업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장 3면을 덮은 대형 스크린과 거기서 떠오르는 다양하고 화려한 인포그래픽 그리고 방시혁 대표의 수수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패션과 그의 설명에 따라 바뀌는 화면 등은 IT 기업 발표회장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사실 BTS는 이제 단순한 보이그룹이 아니며, 빅히트 역시 단순한 음악기획사가 아니다. BTS 세계관이란 특별한 상품은 다양한 콘텐츠로 확산하고 있고, 빅히트의 사업영역 역시 엄청나게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팝 산업에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한 대학의 강연장에서 자신의 꿈을 밝혔던 방 대표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빅히트는 이미 지난해 온라인 플랫폼 회사 비엔엑스를 자회사로 영입해서 ‘위버스’와 ‘위플리’라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음악산업의 혁신을 위한 시도다. ‘위버스’는 기존의 팬 커뮤니티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인데 아티스트와 팬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다. 팬과 아티스트는 자유롭게 소통하고 회사는 플랫폼의 지원만 맡게 되기에, 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아티스트와 일대일로 만날 수 있는 자신들만의 놀이터가 마련되는 것이니 그 반응이 폭발적이다. 6월 출시 이후 두 달 만에 전 세계 229개국에서 200만 명이 모였고 하루에만 80만 명이 이용한다니, 기존 방탄소년단의 팬 사이트가 데뷔 이후 6년 동안 150만 명이 모인 결과와 비교하면 엄청난 결과다.


‘위플리’는 콘서트 티켓과 응원봉 등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전용 쇼핑몰인데, 이를 통한 매출도 앞으로는 상당해질 전망이다. ‘덕질’에 필요한 모든 것을 다 만날 수 있는 쇼핑몰이 손안에 쏙 들어온 셈이기 때문에 접근성과 편의성이 훨씬 더 좋아진 것이다.

BTS의 수익은 음원과 콘서트 외에도 다각화되고 있다. 공연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 3편을 제작했고, ‘BTS 세계관’을 반영한 웹툰과 소설도 만들었다. 다큐 영화들은 모두 수익을 발생시켰으며 소설 『화양연화 더 노트』는 20만 권 가까이 팔리며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네이버에 론칭한 웹툰은 북미시장에서만 3000만 뷰로 국내 웹툰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8일엔 BTS를 스타로 키우는 줄거리의 온라인 게임 ‘BTS 월드’를 출시했다. 출시 당일 전 세계 33개국에서 다운로드 기준 1위에 올랐다. 내년 하반기엔 멤버 7명이 처음 만난 시점부터 성장하는 내용을 담은 드라마도 제작한다.

이들은 모두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또 다른 소비를 끌어내는 대중문화 콘텐츠 소비의 원칙, 즉 ‘원 소스 멀티 유즈(One-Source Multi-Use)’의 원칙을 구현하고 있는데 음반과 음원, 뮤직비디오, 콘서트 정도로 이어지는 것이 기존의 사업영역이었다면, BTS는 적극적인 스토리텔링을 통해 완전히 색다른 사업영역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대표가 21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공동체와 함께하는 빅히트 회사 설명회’에서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 대표가 펼치고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은 지식재산권을 다각화해 만들어낸 것이다. 기존 기획사들이 ‘브랜드 IP(지식재산권)’에서 멈춰 있을 때 빅히트는 BTS의 캐릭터와 그들이 성장하고 만들어 나가는 세계를 정리해서 지식재산권으로 만들었다. ‘BTS 세계관’이 바로 그것이며 이는 필히 ‘스토리텔링’ 작업을 동반하며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부가적으로 ‘스토리텔링 IP’까지 만들어낸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방탄소년단의 성공 요인 분석과 활용방안’ 보고서에서 빅히트의 기업 가치가 1조2800억~2조2800억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 반열에 올라선 것이다. 이미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한 빅히트의 기업 가치는 앞으로 얼마나 더 상승할지 모른다.

다른 3대 메이저 기획사들이 요식업·부동산업·건설업 등으로 한눈을 팔다가 온갖 구설에 시달리며 매출이 하락할 때 한 우물을 깊고 넓게 팠던 빅히트는 날아오르고 있다. 우리는 빅히트의 조금은 다른 선택을 배워야 할 것이다.

<김성수 시사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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