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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생명·재산 보호 사명감 갖고 수색작전 임해”

맹수열 기사입력 2019. 08. 19   17:30 최종수정 2019. 08. 19   17:37

임무수행 유공 장병 인터뷰


박상진 원사(진)
김재현 일병

육군32사단 박상진 원사(진)·김재현 일병

험한 산세 뚫고 조은누리 양 찾아

의식 찾는 모습 보고 보람 느껴


‘국민을 위한 군대’ 구현에 앞장선 육·해·공군, 해병대 장병들의 얼굴에는 자부심이 가득했다. 19일 육군회관에서 열린 작전완수 및 인명구조 유공 장병·가족 초청 격려 행사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행사를 주관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참석한 장병들과 하나하나 악수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정 장관은 인사말에서 장병들이 세운 공을 일일이 소개하며 “진정한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정 장관은 지난달 러시아 전투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맞서 긴급 출동한 공군 이영준 소령과 조민훈 대위에게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 시절 같이 교육시켰던 인연이 있다”며 “지금 보니 ‘교육 제대로 잘 시켰구나!’ 해서 장관으로서 뿌듯하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 조국을 수호하는 임무를 다한 유공 장병들에게는 아직 남은 이야기들이 있었다. 국방일보를 통해 이들의 못다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지난 2일 실종된 여중생 조은누리(14) 양을 무사히 발견, 부모님의 품으로 돌려보내 찬사를 받았던 육군32사단 박상진 원사(진)는 또래의 딸을 가진 아빠로서 책임감이 더욱 무거웠다고 한다(본지 5일 자 1·3면 참고).

박 원사(진)는 “조 양을 발견할 당시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에 대단히 기뻤다”고 기억했다. 그는 “산악 수색작전 전문 군인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하는 사명감과 신념을 갖고 수색작전에 임했다”고 했다.

험난한 산세를 뚫고 조 양을 찾은 것은 천운이나 다름없었다. 박 원사(진)도 “작전 종료 후 현장 확인을 위해 경찰과 함께 원점을 찾아갔지만 4시간이나 헤매도 찾을 수 없었다”는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조 양을 업고 900m나 되는 산길을 내려온 그는 “조 양이 나뭇가지에 쓸리자 ‘아야’라는 반응을 보인 뒤 비로소 ‘살 수 있겠구나’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말했다.

박 원사(진)와 함께 조 양을 찾아낸 군견병 김재현 일병과 군견 달관이도 국민의 박수를 받았다. 김 일병은 이날을 ‘몹시 덥고 습한 날’로 기억했다. “땀도 많이 나고 힘들었지만 ‘무엇이든 포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저를 이끌었습니다. 저 때문에 달관이가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앞으로는 체력을 더 키워야겠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김 일병은 “정신없이 잡목을 쳐내며 길을 내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며 “소방도로에 도착한 조 양이 완전히 의식을 찾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원사(진)에 따르면 작전 초반 군견 달관이는 담당 군견병인 김 일병 외에는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5일간의 어려운 작전이 끝난 뒤 달관이는 그 누구보다 친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박 원사(진)는 “이제는 달관이가 자식 같은 느낌”이라고 후일담을 전했다. 맹수열 기자



“사소한 것도 꼼꼼히 배운 게 귀순자 탐지 큰 도움”

육군 중부전선 GOP 대대,장준하 상병·강석정 일병

이동하는 열점 추적·확인·보고

첫 단독근무 떨림 생생히 기억


“하나라도 놓치지 말고 꼼꼼하게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투입된 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아 상황이 발생해 놀랐지만, 침착히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장준하 상병
강석정 일병


전방의 근무는 늘 긴장의 연속이다. 특히 입대 후 첫 단독근무 투입의 떨림은 두말할 나위 없다. 지난 1일 눈앞의 모든 것이 생소한 상황에서 말로만 듣던 귀순자를 탐지해낸 육군 중부전선 GOP 대대 강석정 일병은 그날의 기억을 생생히 간직하고 있었다.

강 일병은 중부전선 군사분계선 이남 임진강에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열점을 발견, 이를 추적 감시해 열점이 사람인 것을 확인했다. 당시 열상감시장비(TOD)에는 머리만 살짝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1.8㎞ 밖에서 이를 식별해낸 세심함이 돋보이는 장면이다. 강 일병은 “선임인 장준하 상병과 동반근무를 하면서 사소한 것도 넘어가지 않고 꼼꼼히 배운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선임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강 일병은 끝까지 이 사람을 추적하는 동시에 부대에 상황을 보고했다. 장 상병은 “평소 훈련대로 포착된 표적을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작전에 임했다”며 “귀순자가 유도에 따라 통문을 통과해 전술지휘소까지 들어가는 모습을 TOD로 추적 감시했다”며 “영상감시 요원들과 귀순자를 유도해준 초병, 경계근무자까지 모두가 잘해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귀순자는 현역 북한 군인이었다.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내려온 것은 지난해 12월 1일 이후 처음이다(본지 2일 자 2면 참고).

장 상병은 첫 단독근무에서 큰 공을 세운 후임에게 “교육받은 대로 임무를 수행해줘 뿌듯하다”는 칭찬을 남겼다. 그러면서 “‘오늘 밤에도 작전 상황은 내 앞에서 발생한다’는 중대장의 말을 가슴속에 새기며 임무를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강 일병 역시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맹수열 기자


“안전 확보·임무 완수 위해 많은 토의와 팀워크 훈련”

해군특수전전단,  강기영 중령·천경범 상사

실종자 가족 생각하며 난관 이겨내

국민 부르는 곳 세계 어디든 갈 것

강기영 중령
천경범 상사

실종자를 찾는 작업은 항상 두 가지 마음을 간직한 가운데 이뤄진다. ‘꼭 찾아야 한다’는 사명감과 ‘꼭 살아 있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 그것이다. 지난 5월 29일 우리 국민 33명을 태운 헝가리 유람선이 침몰하자 현장에 급파됐던 강기영(중령)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 구조작전대대장 등 구조팀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본지 5월 31일 자 1면 참고).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과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습니다. 구조대원들의 안전에 대한 고민도 깊었지요.” 강 대대장의 말이다.

낯선 환경과 익숙하지 않은 헝가리군의 잠수장비도 넘어야 할 산이었다. 강 대대장은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많은 토의와 반복된 팀워크 훈련을 했다”고 전했다.

빠른 유속과 탁한 시정으로 수중 탐색은 쉽지 않았다. 첫 수중 탐색에서 실종자 시신을 수습해 나온 잠수사가 탈진 직전까지 갈 정도. 첫 수중 탐색에 나섰던 천경범 특전단 상사는 “실종자를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며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강 대대장은 “악조건을 이겨내며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구조대원들의 모습을 본 헝가리 현장지휘관(대테러청장)이 ‘당신들이 진정한 영웅’이라며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뒷이야기를 전했다.

두 사람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짐’이 남아있다고 한다. 모든 실종자를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두 사람은 각오를 되새겼다. 강 대대장은 “해외에서도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비해 항상 준비된 부대를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천 상사는 “우리 국민이 부르는 곳이라면 세계 어느 곳이든 당장 출동할 수 있는 해난구조대원이 되겠다”는 결의를 전했다.

맹수열 기자 guns13@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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