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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프리카 열기’ 비켜라 ‘열정의 수송전사’ 나가신다

임채무 기사입력 2019. 08. 16   17:27 최종수정 2019. 08. 18   10:59

폭염극복 현장을 가다<5·끝> 육군종합군수학교 2수송교육연대 운전병 양성 현장

강렬한 햇볕에 차량 열기까지 더해 찜통  
시원한 물과 꽁꽁 언 얼음 제공은 기본
수시로 체온 측정하고 건강상태 점검
교장별 온열손상키트 비치 비상시 대비
도로 스프링클러·살수차 가동 지열 식혀


지난 12일 육군종합군수학교 2수송교육연대 영내 정밀 주행코스에서 교육생들이 방향전환 교육을 받고 있다. 부대는 올여름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과 차량이 내뿜는 열기 속에서도 정예 운전병 양성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명불허전(名不虛傳). 지난 12일 기자가 직접 체감한 ‘대프리카(대구 지역이 아프리카만큼 덥다는 것을 의미)’의 폭염은 이 한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다. 이날 제9호 태풍 레끼마의 영향으로 전국에 비가 내렸지만, 대구와 그 인근 지역은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 강렬한 햇볕이 내리쬐고 있었다.


특히 현장을 찾은 육군종합군수학교 2수송교육연대에서는 달궈진 차량의 열기까지 더해져 ‘폭염의 끝판왕’이 무엇인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뜨겁게 타오르는 태양 아래 정예 운전병 양성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2수송교육연대의 운전병 교육 현장을 소개한다.  경산에서 글=임채무/사진=조종원 기자


폭염보다 더 뜨거운 운전병 교육 현장의 열기

“핸들을 천천히 풀면서 양측 후사경을 이용해 차선을 맞추면 됩니다.”

새벽까지 내린 비가 그치고, 다시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이날 오후 2시 Z·S·T자 코스별 정밀교육이 이뤄지는 정밀운전 교장. 운전 요령을 가르치는 이준혁(상병) 운전조교와 교육받는 이중우(이병) 중형차량 교육생 모두가 온몸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이 탑승한 차량은 흔히 ‘두돈반’으로 불리는 2½톤 표준차량으로 에어컨은 장착돼 있지 않았다. 땅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를 정도로 열기가 강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교육에만 전념했다.

육중한 2½톤 표준차량이 좌우로 잘 움직이는가 싶더니, 갑자기 시동이 꺼졌다. 교육생이 당황하자 운전조교가 차량에 비치된 부채로 땀을 식혀주며 얼음물을 건넸다. 시원한 물 한 모금 마시고 침착하게 다시 시도해보라는 의미였다. 자신도 더위로 얼굴이 달아오른 상태였지만, 육체적·심리적으로 더 힘들 교육생을 먼저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코스별 정밀교육의 경우 조교 1명당 평균 6명 이상의 교육생을 담당해 하루에도 똑같은 말을 수없이 반복한다”면서 “요즘같이 무더운 날씨에는 지치기도 하지만 성의 있는 답변 하나가 정예 운전병 양성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운전조교의 말처럼 교대로 차량에 탑승해 교육받는 교육생들과 달리, 운전조교는 한자리에 앉아 계속 교육생을 맞이하기에 피로도가 높다. 특히 사우나 같은 더위 속에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 설명하다 보면 심신이 지치기도 한다. 그러나 운전조교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가장 조심한다. 무더운 날씨로 교육생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에서 조교까지 지친 기색을 보이면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운전조교가 교육생들의 질문에 더욱 정성스럽게 답하는 이유도 여기 있었다.


교육생들이 차량 아침 점호 교육을 받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로 혹서기 성과 높아져


“얼음 필요한 교육생, 와서 받아 가세요.”
뜨거운 열기로 한증막 같은 교장에 반가운 손님이 등장했다. 꽁꽁 언 얼음이 가득 담긴 아이스박스가 그 주인공. 개인 텀블러 안에 넘치도록 얼음을 받은 교육생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웃음꽃이 피었다.

길게 늘어선 줄 옆에선 ‘찾아가는 의료서비스’가 한창이었다. 무더위로 인한 환자 발생에 대비해 의무요원들이 체온을 재는 등 건강 상태를 점검하는 것. 현장에서 세심한 손길로 교육생들의 체온을 확인하던 박수지(중위) 간호장교는 “평소에도 직접 교육 현장을 순회하며 장병들의 건강 상태를 수시로 확인한다”며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는 활동을 더욱 강화해 안전이 보장된 가운데 교육이 이뤄지게 한다”고 설명했다.

2수송교육연대는 선제적 온열질환 예방을 최우선에 두고 교육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찾아가는 의료서비스와 얼음 제공은 기본이고 온도지수에 따라 교육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운용하고 있다. 특히 운전조교를 비롯한 모든 기간 장병들에게 온열손상 응급처치법을 교육해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구나 응급조치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교장별로 산소 캔과 얼음팩 등이 든 온열손상키트를 비치해 만약의 사태 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부대 특성을 고려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도 눈길을 끈다. 차량 내부에 하계용 방석을 놓아 몸이 받는 열을 조금이라도 줄였고 수시로 차량 보닛에 물을 뿌려 차량의 열기를 식히도록 했다. 특히 도로 곳곳에 설치된 스프링클러와 부대 살수차를 이용해 한껏 달아오른 지면을 주기적으로 식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조교 운용 방식을 변경하거나 야간교육을 편성하는 등 교육 방법에도 변화를 줘 무더위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무더위에서도 정상적인 교육훈련을 가능하게 만들었고, 자연스럽게 교육 성과를 높이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혹서기 교육훈련에 대해 장고(長考)를 거듭하다 보니 교육체계 전반의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교육의 질이 크게 향상된 것. 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5~6월보다 7월 입교한 교육생들의 유급률이 약 3%p 낮은 2.8%일 정도로 효과는 확실했다.

노태근(일병) 운전조교는 “무더위 속에서 교육생들을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걱정했지만, 부대의 다양한 노력으로 전보다 훨씬 교육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교육생들도 이러한 점들을 느끼고 있어 더욱 적극적으로 교육에 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수송교육연대 면허시험장에서 면허시험이 진행 중인 가운데 살수차가 도로 온도를 낮추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수송지원 인력 양성의 산실

흔히 운전을 가르치는 것은 ‘부부 사이에도 해선 안 되는 일’이라고 한다. 운전교육이 그만큼 고되고, 교육자와 교육생 모두에게 인내가 필요해서다. 여기에 37도를 넘나드는 ‘대프리카’의 폭염까지 더해진다면 운전교육에는 상상 이상의 집중력과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만 덥다고 운전병 양성 교육을 멈추거나 줄일 수는 없다. 야전부대에서 수송지원 인력, 즉 운전병을 항시 필요로 하고, 교육생들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배출할 경우 차량사고를 방조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2수송교육연대가 폭염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중단없이 교육을 진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수송교육연대는 연간 1만여 명의 운전병들을 배출하는 수송지원의 산실로 강한 자부심과 체계적인 시스템 아래 운전병을 양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다른 운전병 양성기관과는 다르게 국·육직 부대와 해병대 운전병을 양성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의무요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한 교육생에게 더위를 식힐 얼음을 나눠주고 있다.


이곳에 입소한 교육생들은 운전특기로 입대한 인원들로 육군훈련소와 2작전사령부 예하 사단 신병교육대대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받은 뒤 이곳에 온다. 사회에서의 운전 경력과 기량평가를 통해 소형·중형·대형 차량 교육과정으로 반이 나뉘며 Z·S·T자 코스별 정밀교육과 차량 정비교육, 군 차량 면허시험, 영내·외 도로주행 연수 등을 받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친 뒤 최종 도로주행 평가에 통과한 교육생만 야전으로 배출된다. 운전은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평가는 엄격하게 진행된다. 기량이 부족한 교육생의 경우 1차 유급 후 다음 기수로 편성돼 처음부터 교육을 다시 받고, 2차에도 불합격할 경우 퇴교 처리된다.

조동희(중위) 교육장교는 “우리 부대에서 배출된 운전병들은 육군을 넘어 다양한 부대로 배치되기에 흔히 우리를 ‘국군수송교육연대’라고 부른다”며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일반 면허시험장과 동일한 시설은 물론 산악도로, 급경사 오르막 등반도로, 급커브 및 내리막 도로 등 특화된 도로주행 교장을 바탕으로 어느 부대에 배치되더라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운전병 양성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김 동 현 2수송교육연대장
“운전병 양성 차원 넘어 올바른 운전 문화 선도”



“교육생 중 대부분은 사회에서 전문적으로 운전을 하다가 온 인원들이 아닙니다. 이곳에서 운전의 기초와 기본을 다시 쌓고 야전에 나가게 되죠. 이 때문에 우리 부대원들은 자신의 노력이 한 사람의 평생 운전습관을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무더위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육군종합군수학교 김동현(대령·사진) 2수송교육연대장은 “모든 부대원이 운전병 양성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운전 문화를 올바르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연대장을 비롯해 부대원들이 이러한 인식을 갖는 이유는 운전이 생명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소형차량부터 대형차량까지 운행하는 운전병들이 이곳에서 제대로 배우고 나가지 못하면 큰 사고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일·복·고(안전벨트 착용, 일시정지선 준수, 복명복창 강조, 고임목 설치 생활화)’라는 말을 만들어 교육생은 물론 기간 장병들에게도 되뇌게 하고 있습니다. ‘안·일·복·고’만 지켜도 충분히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특히 김 연대장은 장병들이 ‘교통안전 의식’을 준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한국교통안전공단 대구경북본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단 소속 전문강사를 초빙해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주 1회 강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전조교들도 월 1회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 입소, 안전운전체험을 하고 교육생들에게 피드백을 주고 있죠. 여기에 군내 차량다발사고 사례 교육과 예방교육을 수시 추진하는 등 교통안전 의식 향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끝으로 김 연대장은 운전교육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교육생과 운전조교 간의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펀앤통(FUN & 通)’ 제도를 만들었다고 했다. 우체통에 감사와 칭찬의 편지를 넣고 전달함으로써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불볕더위 속에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하는 부대원들과 교육생들을 보면 그저 뿌듯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연간 1만여 명의 운전병들을 배출하는 수송지원의 산실로서 정예 운전병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임채무 기자 < lgiant61@dema.mil.kr >
사진 < 조종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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