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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리포트] 방산 분야 상호 강점 활용해 제3국 진출 모색을

기사입력 2019. 08. 16   16:40 최종수정 2019. 08. 18   12:58

<76> 스페인을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진출의 교두보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유럽 방산시장 공략을 위해 지난 5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방산·보안 전시회 ‘FEINDEF 2019’에 참가했다. 당시 행사에서 김조원(앞줄 오른쪽 넷째) KAI 사장이 하비에르 살토 마르티네스(앞줄 오른쪽 셋째) 스페인 공군사령관에게 국산 항공기 KT-1과 T-50을 설명하고 있다.  KAI 제공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뛰고 있는 이강인 선수가 ‘2019 U-20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를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또한 역대 세 번째로 18세 이하 나이에서 골든볼(2골 4도움)을 수상했다. 이강인 선수의 활약으로 한국 축구의 미래도 밝아졌고 스페인으로의 여행, 축구 등에 관한 관심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멀리 유럽 끝쪽에 있는 스페인은 이미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다. 최근 국내에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룬 책이 많이 출간되고 ‘꽃할배’ ‘윤식당’ ‘스페인 하숙’ 등 여러 방송에서 스페인에 대한 다양한 관광장소와 음식 등을 알렸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스페인을 찾는 우리 여행객이 해마다 늘고 있다. 스페인에서도 한류를 바탕으로 젊은 층 사이에 한국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한국-스페인 워킹홀리데이가 2018년 10월 24일 발효돼 해마다 1000여 명의 한국과 스페인 청년들이 상대국에서 자유롭게 취업하고 친구도 사귀면서 서로의 언어와 문화를 체험하게 됐다. 이에 한국-스페인 간 인적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인적 교류뿐만 아니라 한-스페인 간 경제교류도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의 경제위기로 다소 정체됐던 양국 간 교역은 2012년 한-유럽연합(EU) FTA 발효 및 스페인의 경제회복에 따라 2014년을 기점으로 많이 증가해 2018년에 50억 달러(수출: 30.3억 달러, 수입: 25억 달러)를 돌파했다.


양국 간 투자금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진출 기업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우리 기업의 스페인 진출은 2010년을 전후해 판매법인 외에도 제조업, 건설, 신재생 에너지, 물류, 광고, 소프트웨어 분야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스페인 기업의 한국 진출도 제조업뿐만 아니라 물류, IT 솔루션, 신재생 에너지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도 상호 교류가 늘고 있다.

한국은 스페인에 주로 탄약류·전자부품 등을 수출하고 있다. 스페인은 우리나라에 항공기업인 CASA를 통해 CN-235 24대를 수출했으며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최근에는 스페인 헤타페에서 제작한 A330 MRTT(공중급유기) 4대를 도입 중이며 곧 전력화돼 우리나라 상공을 지킬 것이다. 앞으로도 운영자·관리자 교육, 후속 군수지원, 시스템 업그레이드 등의 교류가 지속될 예정이다. 


스페인 공군의 에어버스 A400M 대형수송기와 맞교환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T-50 고등훈련기. 조용학 기자


현재, 우리나라와 스페인은 훈련기-수송기 맞교환 사업을 진행 중이다. 즉, 스페인 공군에서 운영할 에어버스의 A400M 대형수송기 4~6대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생산하는 KT-1 초등훈련기 30여 대, T-50 고등훈련기 20여 대를 서로 맞바꾸자는 것이다.


이 거래가 성사되면 항공 분야 선진국으로 자부심이 강한 유럽 지역에서 우리나라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방위산업에서 스페인은 항공·레이더·함정 분야에 강점이 있고, 우리나라는 탄약·자주포·훈련기 분야에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상호 강점을 활용해 제삼국 시장, 특히 중남미와 북아프리카에 진출한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중남미는 스페인과 혈연적·종교적·언어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연유로 스페인의 대(對)중남미 수출은 2010년 최초로 100억 유로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17년 약 152억 유로를 기록했다. 대중남미 수출은 미국에 이어 둘째로 큰 규모다. 특히, 중남미 대부분 국가가 스페인어로 무역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상호 의사소통에서 실수할 여지가 적고, 무역 상담하는 사람들이 언어 사용의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것도 큰 장점 중 하나다.


북아프리카 또한 스페인과 오랜 역사적 유대를 지니고 있다. 이슬람과 800년을 공존했던 스페인은 기독교 문명국가 중 누구도 갖지 못한 이 나라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룩했다. 필자가 만나본 대다수 스페인 사람들은 이슬람 국가와 국민에 대해 험담하거나 비하하는 언행을 하지 않았다. 아마도 그들의 핏속에는 800년 동안 함께한 진한 흔적이 있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스페인을 알면 중남미와 북아프리카가 가깝게 보인다. 지리적·문화적 교차로였던 스페인의 역사적인 자산과 문화를 이해하고 활용한다면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진출에 대한 한국의 선택 폭은 더욱 넓어지고 깊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무관노트]

아시아 지역 한국 영향력 고려…교류협력 통한 공동진출 관심 많아


중남미와 북아프리카 공동 진출을 통한 국익 창출에는 양국 공통의 이해관계가 형성돼 있으므로 함께 진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겠다.

스페인은 다수의 방산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출 증가를 통해 고용을 창출하고 경제난 극복에 기여하기 위해 방산수출 활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남미 외에 중동·호주·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에 대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스페인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의 영향력과 국가 이미지, 이미 구축된 판매망 등을 고려해 한국과의 교류 협력을 통한 공동 진출에 관심이 많다.

한국은 스페인과의 협력을 통해 중남미·북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스페인의 영향력, 이미 진출한 회사와 점유한 시장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고일권 육군대령 
前 주스페인 국방무관 
現 육군지상작전사령부 지원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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