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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문화산책] 신화와 브랜드

기사입력 2019. 08. 14   16:45 최종수정 2019. 08. 14   17:03

최기영 피알비즈 본부장


‘그리스·로마 신화’의 내용은 방대하다. 그리고 신들의 등장과 역할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서 확장되고 주관적으로 해석되면서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러나 신화는 세계 유수 브랜드들의 네이밍 창고이기도 하다. 신들의 전쟁을 중심으로 ‘그리스·로마 신화’를 먼저 요약해 보자.

태초에 신이 있다.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대지의 신 ‘가이아’다. 이 둘 사이에서 수많은 신이 태어난다. 그들 중 ‘크로노스’는 아버지인 ‘우라노스’를 거세하고 패권을 장악한다. 크로노스의 막내아들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제우스’다. 그런데 제우스가 아버지에게 반기를 들자 아버지 형제들 즉 삼촌들인 ‘히페리온’, ‘프로메테우스’, ‘아틀라스’ 등으로 구성된 티탄신들이 제우스를 친다. 이것이 소위 1차 신들의 전쟁이다. 대장장이 ‘키클롭스’는 제우스에게는 번개를, ‘포세이돈’에게는 가공할 만한 삼지창을, ‘하데스’에게는 머리에 쓰면 투명으로 변하는 모자를 만들어 주며 승리를 돕는다. 이 과정에서 히페리온의 딸들인 ‘헬리오스’, ‘에오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도 등장한다.

전쟁에서 승리한 제우스는 최고의 신에 등극하지만 아버지 크로노스의 형제 중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기간테스(Gigantes) 신들이 제우스와 2차 전쟁을 벌인다. 이때 ‘헤라클래스’의 대활약으로 또 한 번 제우스가 승리한다. 그 뒤에도 엄청나게 거대한 괴물인 티폰(Typhon)신들이 다시 한 번 제우스 일파와 격돌한다. 3차 전쟁이다. 제우스는 고전하지만, 그의 힘줄을 되찾아주며 제우스를 살려내 전쟁을 승리로 이끌도록 도와주는 신이 바로 ‘헤르메스’다. 이렇게 제우스는 자신의 아버지 그리고 삼촌들과 치른 전쟁에서 모두 승리했다.

최대한 요약을 했음에도 정말 많은 신이 한꺼번에 등장했다. 제우스의 아버지인 크로노스의 로마어는 ‘사투르누스’다. 영어 ‘Saturday’와 ‘토성(Saturn)’의 어원이다. 티탄신의 이름은 ‘타이타닉호’로 네이밍됐다. 이탈리아의 하이퍼포먼스 럭셔리 브랜드인 ‘마세라티’는 포세이돈의 ‘삼지창’을 브랜드 로고로 사용한다. 컴퓨터 그래픽카드 제조사로 유명한 ‘허큘리스’는 ‘헤라클래스’의 영어 이름이다. 이 외에도 나이키, 헤라, 베르사체, 에르메스, 올림푸스, 스타벅스 등 수 많은 브랜드가 그리스·로마 신화와 연관돼 있다.

이후에도 올림포스 신들끼리 전쟁을 하는데 그것이 바로 트로이 전쟁이다. 신들의 계보를 좀 이해하면 ‘일리아드’와 ‘오디세이’도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더 많은 신의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여러 브랜드의 숨겨진 의미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홍보·마케팅 일을 하면서 이래저래 많은 네이밍 작업을 해야 한다. 제품의 이름은 물론이고, 사내외 행사,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 등에도 그 의미를 담아 이름을 붙여야 한다. 그런데 아이디어가 항상 쉽게 떠오르지는 않는다. 이때 널리 알려진 고전을 한번 열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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