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최준형의 전역학교

계급의식 버리고 규칙생활 지켜라

입력 2019. 08. 05   16:35
업데이트 2019. 08. 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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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전역하면서 가지고 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


생활패턴 계획하고 메모하기 유용… ‘고참’ 의식 빨리 내려놓아야


군 생활을 하다 보면 입대 전과 비교해 자신의 모습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군인이 되기 위한 훈련과정에서 군대라는 곳에 적응하기 위해 입대 전 행동양식과 습관에서 벗어나 군에 최적화되기 때문이다. 필자가 육군훈련소에 근무할 당시 막 입소한 입영 장정이 규칙적인 생활 때문인지 체중이 많이 나갔던 장병은 살이 빠지고, 체중이 적게 나가던 장병은 체중이 느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긍정적인 측면에서 놓고 본다면 이는 군 생활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역 후에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군 생활이 취업 및 회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전역하면서 가지고 가야 할 것과 버려야 할 것에 대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전역하면서 가지고 가야 할 것!

대부분 장병은 군에서 전역하면서 “군에서 배운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롭게 시작해야지!”라고 다짐한다. 하지만 군 생활 속에서 몸으로 부대끼며 익힌 것들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업로드되는 현역보다 더 현역 같은 예비역들의 동영상을 보면 바로 이해된다.군에서 얻은 것을 모두 버릴 수 없다면 군에서 배운 것들 중 가지고 갈 것은 무엇일까?

먼저, 규칙적인 생활이다. 군에서 일정한 취침과 기상, 식사, 운동 시간 등으로 사회에서보다 신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장병이 많다. 효과는 큰 데 반해 안타깝게도 전역해 사회로 나가면서 가장 먼저 흐트러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전역 후 군과 똑같은 생활 패턴을 가질 수는 없지만 나름의 생활 패턴을 계획해서 삶에서 실천해 본다면 전역 후 훨씬 더 건강한 삶을 가꿀 수 있다.

두 번째는 ‘복명복창’이다. ‘복명복창’은 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스스로 다시 한 번 복창함으로써 자신의 임무를 정확하게 이해했는지 확인하고 기억하게 하는 과정이다. 물론 사회에서는 군에서처럼 복명복창한다면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 또는 숙제에 대해 복명복창하듯 확인하고 피드백 받는 과정을 거친다면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사회적 태도’다. 군 생활이 첫 사회 경험인 장병들이 대다수이고 입대 전 사회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도 자신이 거주하던 지역과 가족, 친구와 떨어져 오롯이 혼자서 사회생활을 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형성된 사회적 태도는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자립적으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네 번째는 ‘다양성’이다. 필자도 군 생활을 시작하기 전에는 인간 관계의 대부분이 혈연, 지연, 학연이었다. 여러분의 전우들을 살펴보면 서로 다른 지역에 서로 다른 학교와 전공으로 구성돼 있지만 한 팀으로 끈끈한 전우애를 자랑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메모하기’다. 훈련소에 입소하면 수첩과 필기도구를 나눠준다. 그만큼 군인에게 메모는 중요한 습관이다. 일부 장병들은 수첩에 자신의 군 생활의 경험과 소감을 일기처럼 남기기도 하고 매일의 업무를 체크하는 리스트로 활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형성된 메모습관과 노하우는 전역 후에도 여러분을 빛나게 할 것이다.


전역하면서 버려야 할 것!

최근 많은 사람들이 ‘심플 라이프’에 주목하면서 ‘버릴 줄 아는 지혜’, ‘똑똑하게 버리기’를 강조하고 있다. 군 생활에서도 가지고 가야 할 것이 있지만 버려야 하는 것도 있다. 전역과 동시에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일까?

먼저, ‘계급의식’이다. 장교, 부사관, 병 할 것 없이 군 생활을 한 대부분의 사람은 생애 최고 계급에서 전역한다. 따라서 자신의 최고 계급에 대한 프라이드가 상당하고 계급이 주는 달콤한 경험을 쉽게 내려놓기 어렵다. 필자도 전역 후에 가장 어려웠던 것이 ‘계급의식’이었다. 전역 후 민간인이 됐음에도 군에서 고참이었던 습관을 버리지 못하고 동기와 후배들을 후임 다루듯 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물론 사회도 눈에 보이지 않는 계급이나 계층이 존재한다고 하지만 군에서처럼 확연하게 계급장으로 드러나지도 않고, 그 관계도 복잡하니 군에서의 계급의식은 내려놓는 것이 좋다.

다음으로 사회에서 통용되지 않는 ‘생활습관’과 ‘언어’들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한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필자가 생활습관 중 가장 당황했던 것은 ‘악수’였다. 군에서 악수는 힘을 줘 움켜쥐지 않고 손을 맞댄 채 흔드는 정도를 말한다. 그러나 사회는 다르다. 사회에서는 보통 서로 손을 움켜쥐며 흔든다. 이런 습관 때문에 중요한 자리에서 악수할 때 상대방이 힘을 주자, 깜짝 놀라 손을 뺐던 경험이 있다. 웃으며 자연스럽게 상황을 넘어갔지만 자칫 상대방에게 오해를 살 수도 있는 행동이었다. 또 ‘연병장’ ‘활동화’ ‘잘 못 들었습니다’ ‘통신보안’ 등도 사회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버려야 할 것은 ‘~후에 해야지’다. 많은 장병이 ‘자대배치 후에 해야지’ ‘훈련 후에 해야지’ ‘휴가 후에 해야지’ ‘전역 후에 해야지’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 특정 시기와 상황을 기준으로 계획하게 되는데 이런 습관이 사회생활에서도 이어진다면 문제가 된다. 많은 장병들은 군 생활을 인생의 과도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인생의 일부라는 적극적인 시각에서 접근하기보다는 군 생활을 인생에 있어 별개의 상황처럼 인식한다는 것이다. 군 생활 중인 장병들은 지금부터라도 내 인생의 일부인 군 생활을 발전적이고 효율적으로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군 생활의 장점을 인식하고 군과 사회의 차이를 생각해보며, 여러분에게 펼쳐질 전역 후의 삶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전역닷컴 대표 한국취업진로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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