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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36 다련장로켓 구룡

신인호 기사입력 2019. 07. 23   21:12 최종수정 2019. 07. 23   21:21

■ 개발의 역사


야전포병의 화력 무기체계는 크게 화포와 로켓으로 나뉘고, 로켓은 단발형 로켓 외에 여러 개의 발사관을 상자형으로 나란히 묶어 운용하는 다연장로켓으로 구분된다. 다연장로켓은 최초 옛소련이 1941년 개발한 후 독일과의 전쟁에 카츄샤(Katyusha)라고 불리는 BM-13 다연장로켓을 출전시켜 독일군 진영을 와해시키면서 일약 유명한 무기체계로 떠올랐다.


이같은 다연장로켓은 야포보다 정확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으나, 대량의 화력(로켓탄)을 빠른 속도로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적의 집결지, 경장갑 차량이나 물자, 인원 표적 등을 제압할 수 있는 지원화력으로 각광받았다.

과거 옛 소련과 동맹을 맺고 있던 공산 진영들은 대체로 소련의 무기체계 편성을 이어받았고, 다연장로켓 역시 그러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어서 6.25전쟁 때 이미 다연장로켓(방사포)을 운용했을 뿐 아니라 1970년대 중후반에는 BM-21 122mm 방사포를 비롯한 다양한 구경의 대량 보유해 그 수가 무려 1만 4,000여 문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거리 역시 20km에 달해, 15km 내외에 불과했던 당시 한국군 화포의 최대사거리를 상당히 앞서 있었다.


그와는 반대로, 한국군은 물론 미국을 비롯한 자유진영 국가는 어니스트 존(Honest John)과 같은 단연장 로켓을 운용하고는 있었지만 다연장로켓은 거의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독일군이 소련군의 카츄사 다연장로켓에 호되게 당한 후 이를 응용, 연합군에게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미국은 베트남전쟁에서 소련이 제공한 북베트남군의 다연장로켓을 경험한 후에야 다연장로켓의 필요성을 느끼고 개발에 들어갔다.


한국군도 70년대 들어 북한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방사포에 대응하기 위해 사정거리가 길고 화력 집중력이 좋은 다련장로켓을 필요로 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ADD)는 1974년 미국의 115mm 45연장 로켓체계 자료를 조사하는 것으로 연구의 첫 발을 디뎠고, 군은 1977년 미국의 115mm를 모방해 40~45구경장, 구경 115~120mm, 최대사거리 15km의 다연장로켓을 개발해달라는 소요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국방과학연구소는 연구개발 가능성을 검토후 최대사거리 20km, 탄두 중량 20kg에 30연장의 차량탑재형 다연장로켓 개발을 결정햇다. 마침 백곰 지대지 미사일 개발을 통해 획득한 추진제 제조 기술과 추진기관 기술을 이용해 추진기관을 설계 했고 4행 7열의 28연장의 차량탑재형 발사대를 독자설계해 시제를 제작했다. 그리고 1978년 9월 26일 1978년 9월 26일 대한민국 최초의 미사일인 ‘백곰’ 공개 시사에 맞춰 ‘황룡’ 로켓과 함께 첫 선을 보였으며 이어 10월 1일 국군의 날 행사장에도 그 모습을 보였다.


이때 구룡의 성능을 확인한 군은 최대사거리를 30㎞로 늘려 개발해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해왔지만 이 경우 개발 기간이 늘어나는 까닭에 국방과학연구소는 시험탄의 설계변경을 통해 최대사거리 23㎞에 36연장 발사대를 갖춘 체계개발을 완료하고 1981년 야전 군단급 부대에 배치했다.



■ 특징1


한국군이 1970년대 각종 무기체계 개발에 나서면서 상당 부분 미국의 기술자료에 의존하고 또 ‘모방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이뤄나갔지만, 구룡은 불행(?)히도 그같은 이점을 누릴 수 없었다. 115mm 45연장 로켓체계에 대한 연구는 연구의 시발점이 되지만 내용상으로 보면 연구랄 것도 없이 단순히 자료조사에 불과했다.


당시 연구진에 따르면, 육군사관학교 내에 전시된, 6.25전쟁 때 북한이 운용했던 방사포를 한 번 보고, 독일에서 소련의 다연장로켓을 보고온 장교로부터 들은 이야기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 덕분에 구룡은 그 어느 무기체계보다도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했고, 한국형 다연장로켓으로서의 특징을 갖게 됐다.


구룡의 특징은 로켓탄에 부착된 날개가 여느 로켓에서 쓰는, 원통형 탄체를 감싸듯이 휘어진 곡면형 날개(wrap aruoun fin)이 아니라 평판형 날개(flat fin)를 쓰고 있다는 점이다. 최초 개발 초기에는 곡면형 날개를 직접 제작해 비행시험도 했지만 당시 우리나라 산업기술 수준으로는 모든 날개를 정밀하고 동일하게 제작해내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결국 제작이 용이한 평판형 날개를 설계해 제작했는데, 비행이 상당히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룡은 탄의 회전도 독특하다는 점이 두 번째 특징이다. 로켓은 발사 후 안정적인 비행을 위해 회전하게 된다. 날개는 탄체가 접혀 있다가 발사 후 발사관을 나온 뒤 펼쳐지며 한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구룡 로켓은 한 방향으로만 계속 회전할 경우 초당 회전수가 30회를 넘어 비행 안정은 물론 정확도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룡은 로켓 후미 노즐에서 회전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고, 로켓 발사 후 1.5초가 지나면 반대 방향으로 돌게 함으로써 회전수를 조절했다. 개발 경험이 일천한 나라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상식적인 궤도에서 벗어난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도전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정확도 달성에 획기적인 결과를 얻었다.



■ 특성2

구룡은 길이 3.4m 짜리 발사관 36개를 가로 9행, 세로 4열로 배치, 제작한 발사대를 K714 5톤 카고트럭에 탑재, 운용하고 있다. 이 차량은 1970년대 전술용 5톤급 차량의 국산화표준 개발계획에 따라 국내 군용차량 전문제작회사로 지정된 아시아자동차(현 기아자동차)가 1976~78년에 미국의 AMG사(社)의 기술지원을 받아 미군의 M800계열의 차량을 모방해 개발한 K711카고트럭을 기본 베이스로 한 것이다. 6기통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있으며 67%의 등판 능력에 최대 시속 87km로 달릴 수 있다.


구룡의 로켓탄은 기본형(K30)과 개량형(K33) 등 2종류가 있다. 기본형은 일반 고폭탄두를 탑재하고 있으며 길이가 2.4m에 무게가 54kg로 사거리는 23km에 이른다. 대체로 차량 운전석에서 발사통제기로 발사하지만 차량 밖에서도 가능하다. 단발, 부분 일제사, 완전 일제사 등 3가지 모드로 발사할 수 있으며, 초탄 발사 후 로켓은 1발당 0.5초의 속도로 18초면 장전 로켓 전체를 쏠 수 있다.


이같은 기본형은 대체로 로켓탄을 목표지역에 집중시킴으로써 폭발 효과를 통해 병력이나 차량 위주의 표적을 제압한다는 고전적인 다연장로켓의 개념에 충실한 무기체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1970년대까지의 추세였다. 80년대 들어서는 미국의 M270 227mm 대구경다연장로켓발사시스템(MLRS)이 보여주듯, 고기동, 장사정, 고위력화 되는 추세로 화력집중에 의한 대량 파괴를 도모했다.


이에 따라 구룡의 개량도 추진돼 ‘구룡Ⅱ’라고 할 수 있는 개량형이 1986년부터 야전부대에서 배치되기 시작했다. 개량형 로켓탄은 길이가 2.54m, 무게가 64kg으로서 추진제의 양(量)은 물론 밀도가 한층 높은 추진제가 사용되어 사거리가 기본형에 80%가량 증가된 36km에 이르게 되었다. 또 탄두도 1만 6,000개의 성형 파편으로 구성된 개량형 고폭탄두를 채택해 인원·경장갑 표적의 제압과 함께 적의 기동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추게 되었다.



■ 운용 의의


구룡은 1981년 야전부대에 작전배치된 이래 35년이 넘는 현재까지 야전포병의 핵심 전력으로서 그 임무를 다해왔다. 이제 구룡은 ‘차기다련장 발사체계’로 개발, 배치되고 있는 천무에게 그 임무를 넘겨주고 있지만, 2010년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일으킨 후 구룡이 대북 대응 무기체계로서 서해 5도에 배치되었음은 여전히 유용하고 신뢰할 수 있는 무기체계임을 증명해주고 있다.


이런 구룡은 그 어느 국내 개발 무기체계 보다도 순수한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모범적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로켓탄의 날개나 회전의 예에서 보듯, 개발 당시 외부에 의존할 수 있는 자료가 없었고 여건도 불비했던 탓에 설계부터 제작, 시험평가 그리고 전력화 후 군수지원과 정비 등에 이르기까지 무기체계의 수명주기 전체에 걸쳐 국내 기술로 해결해야만 했다.


구룡이 세계적인 군사전문지인 『제인연감』(Jane‘s Armour and Artillery 1981~82)에 한국군 무기체계로서는 최초로 소개되었다는 점은 그만큼 구룡의 갖는 한국적 고유성을 인정받았다는 의미일 것이다.


■ 제원


발사관 : 36연장
발사관 길이 : 3.4m
로켓 직경 : 130mm
로켓 길이 : 2.4m(기본형) 2.54m(개량형)
로켓 중량 : 54kg(기본형) 64kg (개량형)
발사 속도 : 1발 0.5초
연속 발사 : 18초
최대사거리 : 23km(기본형) 36km (개량형)
발사차량 : 5톤 트럭



신인호 기자 < idmz@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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