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사람은 지우개를 쓰지 않는다
이와모토 마나 지음/윤경희 옮김/
올댓북스 펴냄
지나간 인생에서 실수한 부분이나 후회되는 부분을 고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다시 젊음이 내게 온다면,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난다면, 다시 아이를 키우게 된다면…. 인생은 돌아볼수록 크고 작은 실수와 회한들로 얼룩져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프랑스 사람들은 ‘인생에 지우개를 쓰지 않는다’는데, 이처럼 ‘지우개를 쓰지 않는’ 프랑스적 인생 철학은 육아에도 교육에도, 연애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는 것, 그래서 지우개를 써서라도 틀에 맞는 답을 써낼 필요도, 실수를 없던 것으로 할 필요도 없다는 그들의 사고방식은 독특하고 새롭다.
책은 단순히 프랑스 문화를 소개하는 책도, 외국 생활기도 아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의과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프랑스에서 수십 년간 자녀를 키우며 활동해왔다. 이방인이기에 프랑스 사회와 문화 전반에 대해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고 프랑스 사람들의 교육, 가정생활과 육아, 애정관, 경제와 사회, 여성의 지위 등 장단점을 모국 사회와 비교, 비판하는 눈도 갖게 됐다. 이 책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날카롭고 깊은 프랑스 탐구서이면서 사회비평서인 이유다.
동양적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나 그들이 유럽의 강국일 뿐 아니라 문화선진국으로서 여전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최승희 기자
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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