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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위협하는 ‘중국판 위워크’ 임대서비스 넘어 창업 보육센터로

기사입력 2019. 07. 17   17:05 최종수정 2019. 07. 17   17:06

<51> 중국 최대 공유오피스업체

유코뮨(UCOMMUNE)

잘나가는 경영자였던 마오다칭, 늦깎이 창업 결심
2015년 3월 시작…현재 기업가치 3조 원 이상
‘위워크’ 상표권 소송에 ‘유코뮨’으로 사명 변경
입주 회원사 10만 개…내년 뉴욕 증시상장 목표
고연봉 대신 창업자들의 꿈 지원하는 비전 실천 
 
유코뮨 로고. 당초 Urwork에서 Wework와 분쟁을 겪은 뒤 사명을 ‘유코뮨’으로 바꾸었다.
  유코뮨 오피스 라운지에서 사람들이 자유롭게 일하는 모습.
상하이에 있는 유코뮨 오피스 내부. 중국적인 디자인을 살렸고 공간을 최대한 넓게 활용한 것이 특징이다.
창업자 마오다칭. 그는 10억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며 고위 경영자로 승승장구 중이었지만 40대 후반의 나이에 창업을 결심했다. 2015년 3월 탄생한 회사는 현재 기업가치 3조 원을 넘겼다.
내부에 설치된 전용 바(Bar)를 통해 언제든 원하는 음료를 마실 수 있다. 유코뮨은 단순한 부동산 임대 서비스가 아닌 의료와 법률 등 기업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제공해 ‘창업 보육센터’의 역할 또한 하고자 했다.
상하이에 있는 유코뮨 오피스 내부.

“중국몽은 국가와 민족의 꿈입니다. 많은 이들이 보기에 자신과는 먼 단어죠. 하지만 나라의 흥망성쇠는 백성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저 역시 마음의 부름을 듣겠습니다.”

10억 원이 훌쩍 넘는 연봉을 받으며 중국 최대 건설사 완커의 최고위급 임원까지 올라갔던 중년의 남성이 새로운 창업을 위해 회사에 낸 사직서 내용 중 일부다.
그는 그렇게 중국몽을 안고 베이징에 사무실을 차렸고, 2015년 3월에 시작한 회사는 현재 기업가치가 3조 원을 넘었다. 중국판 위워크(Wework·공유오피스)를 꿈꾸는 유코뮨의 창업자, 마오다칭의 이야기다.

2010년 미국에서 설립된 위워크의 열풍은 스타트업 붐이 불던 중국에도 금세 전파됐다. 부동산 개발회사에서 다양한 이력을 쌓았던 마오다칭은 사표를 내고 중국판 위워크 창업에 나섰다.

이름은 ‘유어워크(Urwork)’. 경험을 살려 중국 주요 도시의 매물 정보를 먼저 습득해 목 좋은 곳에 사무실을 발 빠르게 차렸다. 사업 모델을 그대로 본뜨긴 했지만, 오히려 경쟁자를 분석해서 장점을 더욱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유어워크는 이 기세로 빠르게 성장했다. 마침 중국 정부의 창업 열기 부흥 정책도 한몫했다. 2015년, 중국 정부는 경제를 발전시킬 두 개의 엔진으로 대중의 창업과 만인의 혁신을 내세웠고 창업 촉진을 위해 정부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기세였다. 이에 마오다칭은 유어워크를 단순한 공유오피스가 아닌, 창업의 모든 것을 한곳에서 할 수 있는 창업 인큐베이터센터로 확장했다. 유어워크 내에선 카페는 물론 피트니스센터와 서점, 매점, 모유 수유실, 소규모 병원 등이 한곳에 모여있어 마치 하나의 마을처럼 느껴지게 했다. 창업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곳에서 쓰게 해준다는 의미였다.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창업 열기와 함께 유어워크는 빠르게 성장했다. 사업 2년 차가 될 무렵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에 올랐고, 중국 본토를 넘어 싱가포르·대만·홍콩 등은 물론 미국에도 오피스를 냈다. 하지만 이러한 유어워크의 성장세에 원조 격인 위워크가 상표권 침해 소송을 냈다. 위워크와 유어워크가 비슷한 이름 때문에 혼동될 우려가 있다는 것. 유어워크 측은 “외국에 진출한 중국의 신생기업 혹은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외국기업으로 고객을 한정한 사업으로 위워크의 서비스와 다르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유어워크는 2017년 9월 ‘유코뮨(UCOMMUNE)’으로 이름을 바꾸고 새로 시작하게 됐다.

원조에 밀려 잠시 쓰러질 것 같았던 유어워크는 사명을 바꾼 뒤 보란 듯이 더욱 성장했다. 현재 중국 37개 도시 200여 곳에서 오피스를 운영 중이며 북미와 유럽, 아시아에서도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입주 회원사만 10만 개 이상이다. 기업가치 또한 3조 원 이상으로 내년 뉴욕 증시 상장을 목표로 미국 시티그룹과 JP모건체이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모방’ 기업이 또 다른 거대 기업이 돼 원조를 위협하는 셈이 된 것이다.

잘나가는 경영자였던 마오다칭은 2012년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높은 연봉과 고위급 자리 등 외적 조건은 그를 채워주지 못했다. 그는 턱밑까지 차오르는 숨을 참아가며 자신을 극한까지 몰아가는 ‘마라톤’을 통해 결국 우울증이란 긴 터널에서 빠져나왔다고 고백한다. 이후 고민 끝에 다시금 창업이라는 선택을 한 건 그가 살아온 인생의 긴 마라톤에서 가장 큰 전환점이었다. 눈앞에 있는 높은 연봉 대신 도전이란 또 다른 마라톤 코스를 선택한 그는 이제 창업자들의 든든한 토양이 돼 많은 이들의 꿈을 지원해주는 더 큰 비전을 갖게 됐다. 모든 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한 그의 창업 정신을, 이제 수많은 청년이 그가 만든 사무실에서 이어가려고 하고 있다.

유코뮨은 모방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이젠 자체 모델을 확립하며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을 만큼 성장했다. 모방의 꼬리표가 아니라 ‘유코뮨(UCOMMUNE)’ 자체의 브랜드만으로 인식될 날도 멀지 않았다. 

<송지영 IT 스타트업 칼럼니스트>
사진=유코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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