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장군의 서재

"소셜미디어 전성시대 정보 문해력 강화 훈련 필수"

김민정

입력 2019. 07. 17   17:36
업데이트 2019. 10. 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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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라이크 워(Like War)-소셜미디어의 무기화
(The Weaponization of Social Media)』

 


가짜뉴스·허위정보 대응 국가안보와 직결
매일 2시간 독서… leader 되려면 reader 돼야
유엔사는 한국의 ‘오랜 친구’… 전폭 지원
한국서 보낸 시간 ‘보석’처럼 간직할 것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서울 용산미군기지에서 진행된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라이크 워(Like War)…』를 소개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웨인 에어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이 서울 용산미군기지에서 진행된 국방일보 인터뷰에서 『라이크 워(Like War)…』를 소개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세상은 시시각각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급변하는 세상을 보다 현명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배움’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래서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되며,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시간을 즐겨야 한다. 특히 많은 사람을 이끄는 리더는 미래에 대한 무한한 호기심을 갖고 환경 변화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안목과 통찰력을 길러야 하기에 배움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웨인 에어(Wayne Eyre, 캐나다 육군중장)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사령관이 ‘배움’을 중요한 삶의 가치로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 부하들에게도 지속적인 ‘배움’을 주문한다. 부대에서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것은 하루를 의미 없이 허비한 것과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에어 부사령관이 추천한 책 역시 뉴미디어 시대에 새로운 전장으로 떠오른 소셜미디어를 다룬 피터 W. 싱어와 에머슨 T. 브룩킹의 『라이크 워(Like War)-소셜미디어의 무기화(The Weaponization of Social Media)』다. 에어 부사령관이 이 책을 추천한 이유와 독서의 중요성, 지휘철학, 약 1년간의 임무를 마무리하고 본국 복귀를 앞둔 소감 등을 들어봤다.



책을 통해 새로운 ‘전장’을 배우다.

『라이크 워』는 네트워크화된 세계에서 새로운 ‘전장(戰場)’이 된 인터넷 세상을 이야기한다. 특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좋아요(like)’ 기능이 가상세계에서의 최첨단 무기로 둔갑해 국민의 생각과 정서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과 설득의 도구가 된 플랫폼의 역할을 조명한다. 그러면서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게시물과 메시지 등 온라인상에서 접하는 정보에 대해선 비판적으로 사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와 함께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 즉 정보 문해력을 키우는 훈련의 필요성도 역설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전술적 차원에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국가의 국민 생각과 감정이 적대세력에 의해 조종당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고, 가짜뉴스나 허위정보를 통해 갈등을 조장하고 선동과 분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는 국가 정치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정보 문해력은 이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이 됐습니다. 읽고 있는 정보의 진실성에 의구심을 품고, 비판적 사고를 바탕으로 진실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소셜미디어는 마치 ‘지형’과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환경에서 작전을 잘 수행해 내야 합니다.”

에어 부사령관은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전달이 오해를 불식하고,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는 정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유엔사와 관련한 업무와 임무 수행에 있어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유엔사 공식 트위터 운영을 제안해 8월 계정을 개설하고 유엔사의 역할과 기능을 널리 알리는 소통창구로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

에어 부사령관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하루 평균 2시간 정도 반드시 책을 읽는 독서광이다. 책을 즐기는 방식도 다양하다. 출퇴근하는 차 안에서는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를 오디오북으로 듣고, 업무상 이동 중에는 핸드폰을 활용해 다양한 읽을거리를 찾아본다. 또, 잠들기 전에는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책을 손에서 놓지 않는 이유는 독서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계급이 높아질수록 독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습니다. 독서는 판단력을 향상시키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과 아이디어를 제공하죠. 또, 예리한 상황판단을 통해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합니다. 의사결정은 군 지휘관의 핵심적인 역할입니다. 더 나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독서를 삶의 일부분으로 체화해야 합니다. 군인은 항상 배움의 자세로 임해야 하는 만큼 ‘리더(leader)는 리더(reader)’라는 인식을 확산시켜나가야 합니다.”

특히 에어 부사령관은 지난 1년간 한국의 역사·문화를 알아가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지금까지 한국 문화와 역사에 관해 읽은 책만 약 20권에 달한다. 그는 책을 통해 한국을 배우고, 다양한 역사·문화적 공간을 찾아 몸소 체험하며 한국 문화를 즐겼다.



26일 이임식 후 다시 캐나다로

에어 부사령관은 오는 26일 이임식을 하고 본국으로 돌아간다. 지난 1년간의 임무를 마무리하는 소회를 묻는 질문에 “역사적인 순간에 한국에서 근무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답했다. 그리고 유엔사는 대한민국의 ‘오랜 친구’라며 한반도 안보를 위해서라면 언제든지 국제적 지원을 해줄 만반의 준비가 돼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유엔사는 1978년 한미연합사에 작전통제권을 넘긴 이후로 정전협정 이행을 감독하며 남북의 위반 사항이 있을 때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한반도에 평화와 희망이 싹틀 무렵, 유엔사의 역할과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전 세계에서 전쟁을 수행하면서 우리가 배운 교훈이 있다면, ‘동맹’ ‘친구’ ‘우방’의 중요성입니다. 유엔사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이유 역시 ‘오랜 친구’이기 때문이죠. 한국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기꺼이 이 땅에서 피를 흘린 진정한 친구가 바로 유엔사입니다. 한반도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국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함께 에어 부사령관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유엔사는 정전협정을 이행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확립하는 것을 돕기 위해 한미동맹을 계속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나는 캐나다 사람이기에 새로운 시선으로 한미동맹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66년간 한반도의 안정이 유지된 요인 중 하나는 정전협정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미동맹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 간의 정치적 부침에 상관없이 굳건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유엔사는 한미동맹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보다 강력하게 한미동맹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에어 부사령관은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보석’에 비유하며 한국군에게 자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한국군 장병들과 함께 복무할 기회를 갖게 돼 감사한 마음입니다. 최전방 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특별한 경험이었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 동맹연습 등 모든 것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한국군의 진정한 친구이자 굳건한 지지자가 됐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을 언제나 마음 깊이 보석처럼 간직하겠습니다. 한국군은 강력한 힘과 확고한 기강, 뛰어난 능력을 갖춘 군입니다. 한국군 스스로 충분히 자긍심을 가질 만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전 세계 어디서든지 언제라도 한국군과 기꺼이 다시 복무할 것입니다. 캐나다로 돌아가더라도 한국군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김민정 기자 lgiant61@dema.mil.kr

웨인 에어 부사령관 
▲1966년 캐나다 출생 ▲1988년 캐나다 육군소위 임관 ▲캐나다 퍼트리샤 공주 경보병연대 3대대장 ▲캐나다 육군2기계화여단장 ▲미 18공정군단 부군단장 ▲캐나다 육군3사단장 ▲캐나다 인사사령부 부사령관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 ▲캐나다 육군참모총장(2019.8~)


김민정 기자 < lgiant61@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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