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병영의창

한 사람의 열 걸음 vs 열 사람의 한 걸음

입력 2019. 07. 15   14:55
업데이트 2019. 07. 1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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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수 현 대위 
해군잠수함사령부 박위함
염 수 현 대위 해군잠수함사령부 박위함

2000년 박위함은 환태평양훈련(RIMPAC)에서 수상함 11척을 가상 격침하고 훈련 기간 내내 단 한 차례도 공격받지 않은 채 최후까지 살아남아 전 세계 해군을 깜짝 놀라게 했다.

대한민국 잠수함부대는 1992년 장보고급 1번 잠수함인 장보고함 인수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작전과 대규모 연합훈련에서 눈부신 성과를 달성했다.

오늘날 박위함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박위함 핵심가치들을 구체적으로 제정·실천해가고 있다. 과거의 선배 잠수함 승조원들이 그래 왔듯 현재의 잠수함 승조원들도 수많은 도전을 통해 실력을 갖춰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핵심가치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일관되게 지켜나가야 하는 원칙으로, 조직을 이루는 구성원들이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도록 결집하는 역할을 한다.

박위함에서는 2010년 함명을 본떠 ‘박력’과 ‘위대함’이라는 함 자체 핵심가치를 선정했다. ‘박력’이란 강한 소속감으로 한데 뭉쳐 최고의 실력과 정신력을 갖춘다는 의미이며, ‘위대함’이란 싸워서 이기고 돌아온다는 신념으로 ‘어떠한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다’는 의미다.

얼마 전, 박위함에서 이와 같은 함 핵심가치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에 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부서별 경연방식으로 이뤄진 발표에서는 색다른 아이디어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매주 굿 & 배드(Good & Bad) 인원 투표, 개인능력 계발 환경 조성, 당직 직수별 전술토의 활성화 등 관심과 참여도가 낮을까 걱정했던 것이 무색하리만큼 승조원들이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이 묻어나오는 방안들이 줄을 이었다.

물론 모든 의견이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진정 중요한 것은 승조원 모두 박위함의 핵심가치에 관심을 가지고 고민했다는 것이며, 앞으로 실천해 나가려고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내포하는 것이기에 모든 아이디어가 그 자체로 의미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승조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영화 ‘말모이’ 중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더욱더 크다”라는 대사가 있다. 개인의 노력보다는 승조원 전체의 노력이, 박위함 한 척의 노력보다는 해군 전체의 노력이 더 큰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 그것이 ‘같은 목적을 가진’ 조직의 힘이기에 해군 장병 모두가 핵심가치를 인식하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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