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완결 장군의 서재

“리더십 근간인 올바른 인품, 마음 단련에서 나와”

김민정

입력 2019. 06. 26   15:34
업데이트 2019. 06. 2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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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인 건 육군51사단장
『다산의 마지막 공부-마음을 지켜낸다는 것』
(조윤제 지음,청림출판 펴냄)


『심경』 등 마음 관련 동양 고전 명구 37가지 엄선 쉽게 풀이
마음 공부 완성해야 ‘신독’ 실천… ‘군인의 길’도 마찬가지
혁신 선도하는 개척자 되려면 균형감각 잃지 말고 정진해야
한 부분씩 읽으면 인문학 접근에 도움  

김인건 (소장) 육군51사단장이 감명 깊게 읽은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을 추천하며 “리더십의 근간인 올바른 인품은 마음 단련에서 나온다”고 강조하고 있다.   화성=양동욱 기자
김인건 (소장) 육군51사단장이 감명 깊게 읽은 책 『다산의 마지막 공부-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을 추천하며 “리더십의 근간인 올바른 인품은 마음 단련에서 나온다”고 강조하고 있다. 화성=양동욱 기자


사람으로서 가진 됨됨이를 우리는 ‘인품(人品)’이라 말한다. 훌륭한 인품을 가진 지도자는 존경의 대상이면서 많은 이에게 두터운 신뢰감을 형성해 변화를 끌어내는 리더십을 발현할 수 있다. 국방개혁 2.0의 중심에 선 군 지휘관이 갖춰야 할 중요 덕목으로 ‘인품’을 꼽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인건 육군51사단장은 변화와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에 부하들에게 바람직한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올바른 인품을 가져야 하고, 인품은 마음을 단련하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한다. 그가 추천한 책 역시 마음을 다룬 유교 경전 『심경(心經)』의 주요 구절을 담아낸 『다산의 마지막 공부-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조윤제 지음, 청림출판 펴냄)이다. 다산 정약용이 마지막에 도달한 학문의 경지가 마음공부라는 점에 김 사단장은 주목했다.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고 정도와 원칙을 바탕으로 더 강한 부대를 만드는 데 전력을 쏟고 있는 김 사단장을 만나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와 지휘철학, 삶의 가치관, 목표 등을 들어봤다.


다산 정약용에게서 인품을 배우다

조윤제 작가가 쓴 『다산의 마지막 공부』는 『심경』을 비롯한 동양 고전에서 마음과 관련된 명구 37가지를 엄선해 현대인이 이해하기 쉽게 풀어낸 책이다. 다산이 자신의 방대한 학문체계를 정리하며 『심경』을 생애 마지막까지 손에서 놓지 않았던 점에 착안해 이 책의 이름이 지어졌다.

김 사단장은 이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구절로 ‘신독(愼獨)’에 대한 해설을 꼽았다. 이 책에선 신독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단정함을 유지하는 태도가 아닌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단단해진 나를 만들어가려는 간절함’이라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흔히 신독을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언행을 바르게 하도록 노력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 역시 그 정도 수준에서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산 정약용 선생은 신독을 실천하려면 마음의 공부를 완성하라고 말합니다. 그 표현이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죠. 마음을 지켜낸다는 것의 어려움과 그 중요성을 알고 제대로 된 인품을 갖춰야 신뢰받는 군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존경받지 못하는 군인은 위기 상황에서 정상적인 부대 지휘와 전투력 발휘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올바른 인품을 갖춰야 하는 것입니다.”

올해 임관 30주년을 맞은 김 사단장은 올바른 인품에서 비롯되는 군인다운 자세를 늘 강조해왔다. 육군대령으로 전역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군인의 삶을 살아온 그는 대를 이어 육군에 헌신할 수 있다는 점에 남다른 자부심과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군인으로서 어느덧 30년째 복무하고 있고, 마음의 중심을 잡고 균형 감각을 잃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목민심서』의 저자인 다산 정약용이 끝까지 놓지 않았다는 공부의 내용이 무엇인지 궁금하기도 했고요. 군인은 초급간부 때부터 간부다운 인품을 만들어야 부하들이 존경하고, 국민이 신뢰하는 중견 간부, 더 나아가 고급 간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김 사단장은 4차 산업혁명의 급류와 국방개혁 2.0의 물살을 본격적으로 헤쳐 나가야 할 군이 발전된 기술을 쫓는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혁신을 선도하는 ‘개척자(first mover)’가 되려면 군 간부 한 사람 한 사람이 균형 감각을 잃지 않고 정진해야 한다고 말하며 이 책을 일독하길 권했다.



‘분산 독서’는 독서습관 기르는 방법…장병들 간 ‘전자독서 붐’ 기대

김 사단장은 바쁜 가운데도 눈에 띄는 곳에 책을 두고 틈틈이 독서한다. 이른바 ‘분산독서’. 야전부대 특성상 전투준비와 교육훈련, 부대관리 등 치열한 일상의 연속이지만, 지난 세월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는 후회와 아쉬움에 약간의 조급함마저 생기자 그가 선택한 방법이다. 그래서 그는 집중할 수 없는 여건에서도 책 읽는 습관을 만들고자 안방과 거실, 사무실, 가방에 읽고 싶은 책을 놓아두고 손길 가는 대로 몇 장씩이라도 읽는 방법으로 독서를 이어가고 있다.

“분산 독서를 하면 독서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책에 대해 친근함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또, 스스로 계속 책을 읽고 있다는 심적 위안(?)도 되죠. 인문학 서적은 고전을 많이 인용하고 작가의 수준이 높아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은데, 한 부분씩 읽어가며 이해하는 것도 인문학에 다가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김 사단장은 최근 일과 이후 병 휴대전화 사용 시범운영 대상이 전 부대로 확대되면서 육군본부에서 ‘3득(得) 3독(毒)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3득의 주요 분야가 전자 독서의 붐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독서는 종이로 된 책을 읽어야 제맛이라는 기성세대의 관점도 있지만, 전자책이나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저렴하게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 사람보다 지혜롭고 성숙하며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하잖아요. 그런 측면에서 장병들에게 건전한 독서습관을 갖도록 해 준다면 국가적으로 큰 성과가 될 것이라고 봅니다.”



6(육)감을 이용한 부대관리…“건강하고 안전한 병영문화 만들 것”

김 소장은 긍정적인 생각에서 비롯되는 말과 행동, 전투준비에 전념하는 안전한 병영문화 조성이 ‘싸워 이기는 부대’를 만드는 양대 축이라고 생각하며 부대를 이끌고 있다. 항상 밝은 표정으로 서로에게 인사하고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는 부대가 돼야 유사시 전우는 물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국민의 군대로서 사명을 완수하는 강한 군대가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저는 ‘6감’을 이용한 부대관리를 강조합니다. 귀로는 즐거운 웃음소리, 칭찬하는 소리를 많이 듣도록 하고 입으로는 식당에 가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하죠. 코로는 쾌적하고 산뜻한 향기를, 눈으로는 밝고 화사함을 느껴야 하죠.

또, 하이파이브를 하며 격려하거나 ‘고생한다’며 어깨를 다독여줄 수 있는 제스처(촉감)와 위기나 불안요소를 감각적으로 인지하고 늘 확인하는 자세. 이 여섯 가지 감각을 통한 리더십이 긍정적이고 밝은 부대를 만드는 것이고, 긍정과 밝음이 올바른 인품을 갖게 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봅니다.”

김 사단장은 마지막으로 인구절벽에 당면한 우리나라가 지속적인 발전과 번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군과 사회가 효율적이고 최적의 인재 관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발상의 전환, 고정관념의 타파, 창의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군인이 많아져야 작지만 강한 군대를 만들 수 있고, 더 나아가 군이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병은 더 전사다워지고, 국민은 더 군을 신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화성=김민정 기자 lgiant61@dema.mi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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