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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예산, 음악처럼, 국방행정, 예술처럼

맹수열

입력 2019. 06. 19   17:15
업데이트 2019. 06. 19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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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해설서 『Pax Classicana』 펴낸 이 영 빈 국방부 계획예산관


“50조 국방예산…살펴보면 리듬과 규칙이 있죠”
음악가들의 인생과 명작 탄생 배경 탐구
지식 보고 누비며 동·서양 문화 등 집대성
클래식 통해 세계관·가치관 성숙했으면


“50조 원에 달하는 국방예산도 구성인자들이 음악의 리듬처럼 일정한 규칙으로 견고하게 연결돼 있죠. 예산행정은 다소 딱딱한 업무로 여겨지지만 따뜻한 감성에 의한 통찰도 함께 필요합니다. 음악을 통해 이성과 감성이 조화로운 사람이 돼야 국군과 국민 모두를 만족시키는 국방예산을 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지부터 강렬했다. 빨간 종이 위에 노란 영문 필기체로 적힌 제목은 『Pax Classicana』(팍스 클래시카나)’. 클래식 작품에 대한 소개는 물론 작곡가·지휘자·연주가의 삶을 조망하고 나아가 이들의 리더십도 되짚어보는 흥미로운 책을 쓴 저자는 뜻밖에도 대한민국 국방예산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이영빈 국방부 계획예산관(국장)이다.

평소 ‘클래식 음악 마니아’를 자처하는 이 국장은 “이번 책 발간을 통해 ‘성덕(성공한 덕후)’이 됐다”며 웃어 보였다. 오랜 꿈을 이룬 그는 독자들이 클래식을 통해 세계관과 가치관을 성숙시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국장이 주창한 ‘리턴 투 더 클래식(Return to the Classic)’이라는 표어는 이를 함축하는 말이다.

31개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책에서 이 국장은 역사상 손꼽히는 작곡가와 지휘자를 엄선해 그들의 인생과 명작이 탄생한 배경을 심층적으로 다뤘다. 중간중간에는 임진왜란의 숨은 공신인 역관 홍순언의 활약상 등 동북아시아 역사 속 비하인드 스토리도 담아냈다. 단순한 클래식 해설서가 아닌 동·서양의 문화·역사를 집대성한 수필이자 음악평론집인 셈이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지만 바쁜 공직생활 중 책을 쓰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이 국장은 “지식의 보고(寶庫)를 누비며 새로운 성찰을 하는 일이 즐거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내 책이 클래식의 보편화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집필을 하나의 낙으로 삼고자 한다”며 “앞으로 못다한 이야기를 추가해 증보판을 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근래 보기 드문 클래식 양서(良書)를 출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국장은 본연의 역할인 ‘행정’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는 “국방행정을 클래식 예술처럼 경직되지 않은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의 체질로 변화시키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이런 새로운 체질로 변모해 가려면 수많은 난관에 부딪히겠지만 당면한 우리 군의 개혁과제, 특히 국방예산과 군사시설 등 소관 분야 업무에 정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맹수열 기자

맹수열 기자 < guns13@dema.mil.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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