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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다 땅속…농도 확인해주는 시설물조차 없어

입력 2019. 06. 17   16:12
업데이트 2019. 06. 1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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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지하철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다


서울 1~4호선 실내 미세먼지
실외보다 높아…3호선은 4배↑

 
실내외 기준 다른 것은 난센스
실제론 10년간 나쁨 상태 유지

 
환기구 시커멓고 공사도 많아
지하철 이용 시 마스크는 필수

 

미세먼지가 높은 날 마스크를 벗고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역사나 객실 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필자 제공
미세먼지가 높은 날 마스크를 벗고 지하철을 이용하지만 역사나 객실 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더 높은 경우가 많다. 필자 제공


사람들은 지하철의 역사나 객실의 미세먼지가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바깥에서는 황사마스크를 쓰던 사람들도 지하철로 내려오면 마스크를 벗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하철역사나 객실 내의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경우가 많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 실내 지하철역 플랫폼에는 야외 미세먼지가 내부로 흘러들어온다. 여기에 지하철이 지나가면서 일으키는 비산미세먼지가 있다. 승객들이 바쁘게 오가는 와중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상당하다.


2015년 기준 연간 25억 명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의 미세먼지는 어느 정도일까? 국립암센터의 황성호 박사 등이 연구한 ‘지하철역사의 호선별로 미세먼지의 노출특성에 대한 평가’를 보도록 하자. 지하역사 100곳의 공기 중 미세먼지 평균농도는 91.8±4.9μg/㎥이었다. 가장 높은 곳이 1호선으로 95.7μg/㎥, 다음이 4호선으로 91.1μg/㎥이었다. 지하철 1∼4호선 모두 실외의 대기 미세먼지 농도보다 실내에서 높게 나타났다. 실내와 실외 미세먼지 농도 차이가 가장 많이 나타난 곳은 3호선으로 실내 평균농도가 90.1μg/㎥이었을 때 실외 농도는 30.7μg/㎥로 무려 실내가 3.4배 이상 높았다. 서울메트로 100개 역사에서의 미세먼지 평균농도는 미세먼지로 악명 높은 멕시코시티나 타이베이와 비슷했다. 다만 12년 전에 측정했던 지하철역사의 미세먼지 농도보다는 현재 크게 줄어들었다. 지속적인 공기청정기 설치 및 공기질 관리의 결과로 판단된다.

두 번째로는 한국경제의 뉴스래빗의 조사 내용을 보자. 이들도 서울 1~9호선 역사 실내 공기를 측정했다. 뉴스래빗은 각 호선 운영사가 공개한 최근 10년 치(2007~2016년) 실내 미세먼지 농도 측정 결과를 수집 분석했다. 1~9호선 283곳 지하역사 중 2016년 미세먼지 농도가 WHO 나쁨 이하 기준인 50㎍/㎥ 이하인 곳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그렇다면 서울 지하철역들은 1급 암물질인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으로 유지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국내 실내공기질 관리법상 유지기준을 적용하면 달라진다. 우리나라 실내공기질 관리법상 유지 기준은 150㎍/㎥이다. 그렇다 보니 2016년 1~9호선 전 역사 미세먼지 농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10년간 이 기준을 넘은 역은 2015년 공항시장(150.7㎍/㎥) 등 9호선의 9개 역뿐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실외미세먼지 관리법에서는 80㎍/㎥를 넘어서면 ‘나쁨’ 수준으로 본다. 실내기준보다 매우 강한 수준이다. 여기에다가 실내관리기준인 150㎍/㎥는 실외기준으로 볼 때 ‘매우 나쁨’ 수준이 된다. 그런데 미세먼지 ‘나쁨’ 수준인 80㎍/㎥로 분석해보면 이 농도를 초과한 역이 그렇지 않은 역보다 매년 많았다고 한다. 서울 지하철역 중 과반수가 실외 미세먼지 기준 ‘나쁨’ 상태를 10년 이상 유지해왔다고 뉴스래빗은 주장한다. 필자는 실내와 실외의 미세먼지 기준이 다른 것은 한 마디로 난센스라고 생각한다. 실외든 실내든 미세먼지가 건강에 영향을 주는 것은 같기 때문이다. 참고로 WHO는 실내·외를 따로 구분하지 않는다. 참고로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이 측정한 서울도시철도 1, 4호선 객실의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228.8㎍/㎥와 308.7㎍/㎥이었다. 정말이라면 지하철에서는 꼭 미세먼지마스크를 써야만 한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날이면 지하철을 이용할 때 더욱 찝찝해진다. 지하인 데다가 환기구는 시커멓고 공사하는 곳도 많다. 여기에다가 지하철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다고 확인해주는 시설물도 없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높아지는 추세인데 지하철 역시 좋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옥외보다 상대적으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는 실내이고 땅속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확산되지 않아 더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의 김민해는 그의 연구에서 대기 고농도 현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위험하지만, 국내외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외기보다 지하역사의 미세먼지 농도가 약 2~30배 높게 나타났다(Raut et al., 2009; Murruni et al., 2009)고 말한다.



[팁] 1호선 지하철 미세먼지가 가장 나쁘다


2017년 서울시가 최판술 서울시의원(중구)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자. 2016년 기준으로 서울메트로 1~4호선의 미세먼지(PM10) 전체 평균은 89.0㎍/㎥를 기록했다.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실외)의 48㎍/㎥보다 무려 1.8배나 높다. 실제로 옥외보다 지하에 있는 지하철역사의 농도가 훨씬 더 높은 것이다. 서울 사람들은 궁금하다. 도대체 어느 역사가 가장 나쁠까 하고 말이다. 자료에 의하면 호선별로는 1호선이 평균 95.6㎍/㎥로 가장 높았다. 가장 좋았던 노선이 2호선으로 86.6㎍/㎥이었다. 지하철역사에서는 2호선 시청역이 109.3㎍/㎥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3호선 종로3가역(108.1㎍/㎥)이 나빴다. 서울도시철도공사의 5~8호선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어떨까? 평균 78.0㎍/㎥로 노후된 1~4호선보다는 좋았다. 호선별로는 6호선이 87.1㎍/㎥로 가장 높았다. 5호선(75.5㎍/㎥), 7호선(75.1㎍/㎥), 8호선(72.9㎍/㎥) 순이었다. 지하철역 중에서는 6호선 공덕역, 버티고개역이 116.2㎍/㎥로 오히려 2호선 시청역보다 높았다.
일러스트=반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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