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조성우 기고] 영상·음향시스템 도약이 필요하다

입력 2019. 06. 17   16:31
업데이트 2019. 06. 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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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성 우 
육군교육사령부 전투지휘훈련단·소령
조 성 우 육군교육사령부 전투지휘훈련단·소령

지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제29회 국제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KOBA)가 열렸다. KOBA는 매년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가장 큰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관련 전시회로 이번에는 세계 35개국에서 906개사가 참석했다. 이 전시회에서는 현재의 방송 및 영상, 음향기술의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기술들도 접할 수 있다. 올해 전시회의 핵심은 UHD·4K 등의 초고화질 영상 시스템, LED 방식의 대형 화면, 1인 방송시대에 따른 다양한 개인방송 시스템, 그리고 5G 기술과 4차 산업이었다.

내가 영상 및 음향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7년 3야전군사령부에서 근무하면서 지휘소의 대형 전시체계를 접한 이후다. 당시 군사령부 지휘소는 비디오 월이라는 대형 화면을 통해 다양한 정보체계 화면을 전시하고 이를 통해 지휘관 및 참모가 상황판단 및 결심 등을 했다. 또 분리돼 있는 본부와 각 기능실들이 다양한 음향시스템을 통해 의사소통을 하고 정보를 공유하게 돼 있었다. 이러한 모습은 대대급 이하에서만 근무한 내게 그 스케일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이었으며 지휘관들은 이 시스템들을 C4I로 인식하고 중요성을 매번 강조하셨던 기억이 난다.

현재 나는 전투지휘훈련단에서 지역방위 사단들의 지휘통제체계를 포함한 다양한 시스템들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직책을 수행하고 있다. 부대 훈련 간 관찰해 보면 지도 상황판과 육성으로 소통하던 과거와 비교해 현재 지휘소는 대형 전시체계, 음향시스템 등이 잘 구축돼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10년 전 야전군사령부에서 경험한 시스템과 비교할 때 큰 차이나 발전된 모습을 찾기 어렵다. 영상 장비들은 여전히 화면 크기에 집중하고 있고, 음향 장비들은 단순히 소리를 증폭하는 데 관심이 있다. 전장에서 수집된 정보들이 지휘소에 전달됐으나 화질이 낮아 활용이 불가하거나 적시에 전시되지 않아 결심 시기를 상실한다면 참으로 안타까울 것이다.

불확실한 전장을 가시화해 지휘관 및 참모의 정확한 상황판단과 결심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수집된 정보를 전달하고 전시하는 영상 및 음향시스템의 도약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 시스템들은 단순한 화면 확대와 소리 증폭이 아닌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IoT,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기술들이 접목돼 자동화되고 지능화된 미래 지휘소 시스템으로 구축돼야 한다.

이번 KOBA 전시회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컸던 영상 및 음향 분야의 새로운 정보를 얻으면서 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는 기회였다.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변화하는 트렌드와 이슈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세상의 변화를 알지 못하는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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