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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기고] 한국군은 정말 약해지고 있는가?

입력 2019. 06. 13   14:52
업데이트 2019. 06. 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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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진 트라이셀 로보틱스 연구소장
오세진 트라이셀 로보틱스 연구소장

요즘 언론에 한국군이 나태해지고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담긴 기사가 가끔 올라온다. 신병 교육훈련에서 20㎞ 행군이 삭제되는 등 훈련이 약해지고, 군내 스마트폰이 반입돼 개인주의가 팽배해질 것이라는 우려다. 하지만 최근 전방 부대에서 만난 장병들을 보면 이러한 걱정은 단지 기우였음을 느끼게 한다.

처음 방문한 드론봇전투단에서는 미래를 착실히 준비하고 있는 육군을 보았다. 다가올 미래전장은 유무인 복합체계를 기반으로 제 전장 기능들이 통합되고, 드론과 로봇 등 무인체계가 수백, 수천 명의 병력을 대신해 전투를 벌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드론과 로봇 등을 군단에서 대대급까지 전투부대에 편성해 정찰 및 타격, 전쟁지속 지원 임무를 수행한다는 육군의 개념은 혁신적인 체제로 무인항공기 기술이 가장 뛰어난 미국도 아직 준비 중인 개념이다.

이러한 도전적인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체공시간·보안 등 많은 기술적·성능적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 드론봇전투단에서는 80여 명의 전문가가 모여 첨단 전력의 전사를 양성하고, 민·군 첨단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전투실험을 하면서 밤낮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유해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했을 때는 군의 엄정한 군기를 느낄 수 있었다. 남북이 대치하는 최전방에서 GOP 통문을 책임지고 있는 장병들이나, 우리 일행을 경호하는 병력에서 조금의 느슨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셋째로는 최전방 철책의 GOP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확인했다. 과거 장병들이 24시간 졸린 눈을 비비며 맨눈으로 감시하던 GOP 경계작전이 2016년 첨단 과학화 경계시스템으로 바뀌었다. 철책에 광그물(광망)을 씌워 침입 움직임이 감지되면 경보를 울리고, 감시카메라와 열상감시장비 등을 촘촘히 배치해 낮엔 1~2㎞, 밤엔 200~400m까지 감시할 수 있다.

이를 중대와 대대 상황실 내부에서 병력이 여러 비디오 화면으로 과학화 감시장비를 조종하며 전방을 감시하고 있었다. 칠흑 같은 어둠에도 LED 경계등이 대낮처럼 밝히고 있고, 적외선 카메라가 작동하고 있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GOP 선상의 삼중 철책, 철책 앞으로 100m 이상 설치된 불모지 지대 그리고 쉼 없이 돌아가는 감시카메라 등을 볼 때 최근 북쪽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멧돼지가 육상으로 남쪽으로 내려오기는 불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최근 9·19 군사합의, 병 복무기간 단축, 병영문화 개선 등으로 군사대비태세에 허점이 있지 않을까 염려하는 의견들이 일부 있지만, GOP 경계태세를 포함한 군사대비태세는 빈틈없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미래를 위한 준비도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지금도 맡은바 제자리에서 묵묵히 국토방위에 여념이 없는 장병들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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